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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썰명서] ‘새우깡’ 봉지의 새우와 ‘새우깡’의 새우는 다르다

중앙일보 2020.05.01 08:01
갓 잡아 올린 독도새우. 손민호 기자

갓 잡아 올린 독도새우. 손민호 기자

독도새우의 계절이 돌아왔다. 청와대 만찬에 올라 일본의 심기를 건드린 화제의 새우. 반세기에 걸쳐 국민 과자 봉지 모델로 활약 중인 전설의 새우. 아무리 귀하고 비싸도 한 번 맛보면 꼭 다시 찾는다는 별미 중의 별미. 소문 무성한 독도새우의 모든 것을 [여행썰명서]가 설명한다. 더 이상은 ‘짝퉁 독도새우’에 속지 마시라. 하나 더. 한 번도 못 먹어봤다는 말이 한 번도 못 가봤다는 말보다 더 불쌍하다. 

독도새우는 무엇인가?

품종을 뜻하는 명칭은 아니다. 독도 연안 바다에서 잡히는 새우를 이른다. 그렇다고 독도 앞바다에서 올라오는 모든 종류의 새우를 독도새우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그럼 독도새우는 정확히 무엇인가?

독도새우 세 품종. 위부터 가시배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 도화새우. 손민호 기자

독도새우 세 품종. 위부터 가시배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 도화새우. 손민호 기자

횟집에서 곁반찬으로 자주 나오는  ‘단새우’도 독도 앞바다에서 잡힌다. 그러나 단새우는 독도새우라 하지 않는다. 어부들이 일일이 골라낸다. 품종으로 보면 독도새우는 세 종류다. 도화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 가시배새우. 옛날에는 물렁가시붉은새우가 독도 앞바다에서만 잡혔다고 한다. 굳이 독도새우의 원조를 따진다면 물렁가시붉은새우라 할 수 있겠다. 물렁가시붉은새우는 ‘꽃새우’라고도 한다. 몸통이 유난히 붉어서다. 
 

서해에도 꽃새우가 있는데?

독도새우. 독도새우 중에서도 도화새우다. 손민호 기자

독도새우. 독도새우 중에서도 도화새우다. 손민호 기자

새우깡 봉지 오른쪽 위에 있는 새우가 독도새우, 그 중에서도 도화새우다. [중앙포토]

새우깡 봉지 오른쪽 위에 있는 새우가 독도새우, 그 중에서도 도화새우다. [중앙포토]

맞다. 서해와 남해에서도 꽃새우가 나온다. 그러나 품종이 다르다. ‘새우깡’에 들어가는 새우가 서남해에서 잡히는 꽃새우다. ‘새우깡’ 봉지의 새우는 독도새우가 맞다. 독도새우 중에서도 도화새우다. ‘새우깡’ 봉지를 보면 새우 등이 크게 휘어 있다. 도화새우의 영어 이름이 ‘곱사등(Humpback) 새우’다. 도화새우의 특징 중 하나가 유난히 휜 등이다.  
 
단새우. 횟집에서 자주 보는 새우다. 독도 앞바다에서 잡아도 독도새우가 아니다. 손민호 기자

단새우. 횟집에서 자주 보는 새우다. 독도 앞바다에서 잡아도 독도새우가 아니다. 손민호 기자

경북 울진에서도 독도새우를 먹었는데?

독도새우는 수심 250∼300m 깊은 바다에서 산다. 이만한 깊이의 바다가 우리 연안에는 드물다. 동해 한가운데 떠 있는 울릉도·독도의 바다가 독도새우 최적의 서식지인 까닭이다. 다른 지역에서 독도새우를 먹었다면 먼바다까지 나가서 잡아왔다는 뜻이다. 
 

독도새우는 어떻게 생겼나?

독도새우. 독도새우 중에서도 가시배새우다. 사진만 봐도 닭새우라고도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못되게 생겼으나 맛은 한없이 부드럽다. 손민호 기자

독도새우. 독도새우 중에서도 가시배새우다. 사진만 봐도 닭새우라고도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못되게 생겼으나 맛은 한없이 부드럽다. 손민호 기자

독도새우 중에서 가시배새우가 가장 눈에 띈다. 대가리에 벼슬처럼 생긴 가시가 돋아 있어 흔히 ‘닭새우’라 한다. 도화새우와 물렁가시붉은새우는 헷갈리기 쉬운데, 보통 수염을 보고 구분한다. 도화새우는 수염이 빨간색인데, 물렁가시붉은새우의 수염엔 흰색이 섞여 있다.
 

어느 새우가 제일 맛있나?

모두 맛있다. 굳이 고른다면 도화새우가 제일 맛있다. 울릉도에서는 도화새우를 ‘참새우’라고 부른다. 식물이든 생선이든 이름 앞에 붙은 ‘참’은 보통 최상급을 의미한다. 청와대 만찬에 나왔다는 독도새우도 도화새우였다. 일본 정부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건 이 때문이다. 2017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한 만찬에서 청와대는 도화새우라는 품종을 쓰면서 독도새우라고 표현했다.  
 

어떻게 먹나?  

독도새우 손민호 기자

독도새우 손민호 기자

2017년 청와대 만찬에선 도화새우 살을 발라내 잡채를 만들었다. 그러나 독도새우는 회로 먹는 게 제일 맛있다. 껍질과 대가리를 떼어낸 뒤 통째로 먹는다. 고소하고 부드럽다. 소금구이도 좋다. 대가리만 모았다가 튀기거나 바싹 구워도 맛있다.
 

많이 비싼가?

독도새우를 전문으로 다루는 '울릉새우' 김강덕 대표(오른쪽). 장인 김동수(69)씨에 이어 2대째 독도새우잡이를 하고 있다. 손민호 기자

독도새우를 전문으로 다루는 '울릉새우' 김강덕 대표(오른쪽). 장인 김동수(69)씨에 이어 2대째 독도새우잡이를 하고 있다. 손민호 기자

비싸다. 독도새우는 크기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독도새우 전문 업체는 새우를 1㎏ 단위로 파는데, 40마리 들어가는 건 3만원, 8∼13마리가 들어가는 건 8만원이다. 보통 20마리 들어가는 4만원짜리부터 회로 먹는다. 3만원짜리는 찌개용이다(울릉도에서도 식당에선 이 가격보다 두어 배 비싸다). 흥미로운 건 독도새우 가격은 일정하다는 사실이다. 서울에선 가격이 왔다갔다 하는데 독도새우 산지인 울릉도에선 가격 변화가 거의 없다. 오로지 두 업체만 독도새우를 전문으로 잡기 때문이다. 독도새우잡이 경력 47년째인 ‘울릉새우’란 업체가 있다. 이 업체의 2대 대표인 김강덕(38)씨에 따르면 올해 작황은 안 좋은 편이다. 하루 20㎏ 정도밖에 안 올라온다고 한다. 이태 전에는 하루 30㎏씩 올라온다고 했고, 1990년대엔 하루에 300㎏ 잡는 날도 있었다고 한다.
 

왜 5월이 제철인가?

독도새우는 깊은 바다에 산다. 그래서 통발로만 잡을 수 있다. 손민호 기자

독도새우는 깊은 바다에 산다. 그래서 통발로만 잡을 수 있다. 손민호 기자

독도새우는 통발로 잡는다. 겨울에는 바다가 험해 통발을 설치할 수 없다. 어부들은 봄이 와야 새우 통발을 놓는다. 겨우내 살을 찌운 새우가 이맘때 올라온다. 5월 독도새우가 제일 맛있는 이유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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