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다하다 '닭똥'까지 뿌렸다···스웨덴, 축제 인파 막기 총력전

중앙일보 2020.04.30 17:27
2019년 독일 에르푸르트에서 열린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 현장. 마녀 복장을 한 여성들이 불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AP=연합뉴스]

2019년 독일 에르푸르트에서 열린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 현장. 마녀 복장을 한 여성들이 불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도 느슨한 대응을 이어온 스웨덴이 ‘닭똥’ 방역을 꺼내 들었다. 닭똥 특유의 냄새를 풍겨 사람들의 모임을 막겠다는 취지인데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웨덴 남부 도시 룬드는 30일(현지시간) 열리는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를 앞두고 중앙공원 잔디밭에 ‘닭똥’ 1t을 뿌리기로 했다. 
 
발푸르기스의 밤은 가톨릭의 성 발푸르가(Sanit Walburga)가 성인이 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중·북부 유럽에서 4월 30일 또는 5월 1일 열리는 축제다. 룬드에서도 매년 4월 30일 밤 중앙공원에 모여 모닥불을 켜고 춤을 추는 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이 문제가 됐다. 스웨덴 당국은 시민들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며 축제 참여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는 탓에 이번 축제에만 약 3만 명이 모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룬드블라드 룬드시의회 환경위원장은 “룬드가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9년 독일 에르푸르트에서 열린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 현장. 마녀 복장을 한 여성들이 불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AP=연합뉴스]

2019년 독일 에르푸르트에서 열린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 현장. 마녀 복장을 한 여성들이 불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AP=연합뉴스]

결국 시는 닭똥을 해결책으로 내놨다. 공원 잔디밭에 닭똥을 뿌리면 악취가 발생해 사람들이 몰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룬드블라드 위원장은 “공원뿐만 아니라 공원 밖까지 악취가 퍼질 수 있다. 요점은 사람들이 공원 근처에 오지 않는 것”이라며 “동시에 잔디에 비료를 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웨덴은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엄격한 봉쇄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이동 제한이나 국경 폐쇄, 영업 정지 등의 규정을 내놓지 않아 주변국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늘었다. 
 
29일 CNN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망자는 2274명으로, 덴마크 427명, 노르웨이 206명보다 많았다. 
 
일각에선 국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되도록 해 면역력을 키우게 하는 ‘집단 면역’ 실험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스웨덴은 집단 면역 실험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스웨덴 보건사회부 장관은 29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겠다는 목표는 같다. 단지 엄격한 봉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