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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급증’에 초등 저학년 우선 등교 주장…"시기 상조" 반대 커

중앙일보 2020.04.30 17:11
지난 1월28일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초등학생들이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뉴스1

지난 1월28일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초등학생들이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뉴스1

등교 개학의 시기와 방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고3 등과 함께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이 등교하는 방안을 두고 찬반 양론이 나오고 있다. 길어진 등교 연기에 돌봄 부담이 커지며 어린 학생도 조기 등교하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 29일 서울 강서구 등원초등학교를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전날 이뤄진 교육부와 시도교육감 회의를 언급하며 "고교 3학년이 가장 시급하고 다음은 중학교 3학년"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조 교육감은 "(전날 회의에서) 많은 교육감이 돌봄 문제가 겹쳐 있는 초등 저학년도 먼저 등교해야 하지 않냐는 의견을 냈다"고도 전했다. 우선 등교 대상으로 입시를 앞둔 중·고교 3학년이 유력하게 검토돼 왔지만, 초등 저학년의 등교도 고려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 조 교육감의 발언을 통해 알려졌다.
 

온라인 개학 후 '긴급 돌봄' 급증…"공간·인력 포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9일 서울 강서구 등원초등학교에서 원격수업 중인 교실을 찾아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9일 서울 강서구 등원초등학교에서 원격수업 중인 교실을 찾아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교육계 일각에서 초등 저학년 조기 등교를 주장하는 배경에는 학교가 아이들을 맡는 긴급 돌봄의 문제가 있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미뤄진 후 시작된 긴급 돌봄은 처음엔 참여가 저조했지만, 온라인 개학이 장기화 되면서 신청이 급증했다. 지난 3월 60%대에 그쳤던 서울 초등학생 긴급 돌봄 참여율은 지난 27일 기준 88.2%까지 높아졌다.
 
지난 20일 초등 저학년까지 온라인 개학이 이뤄진 후 참가 학생이 2배 가까이 늘어 일부 학교에서는 긴급 돌봄 공간과 인력이 포화 상태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감은 "긴급 돌봄 학생이 약 60명이었는데, 최근에는 신청이 150명까지 몰렸다"면서 "100명을 넘으면 한 반에 수십명을 모아놔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들 사이에선 돌봄 학생의 급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긴급 돌봄 급증은 서울 만의 현상이 아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참가 학생을 비율을 전체의 4.5%로 예상하고 인력과 예산을 배분했다"면서 "현재는 참가 비율이 5% 중반까지 높아져서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는 아이를 집에서 돌보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 사이에서도 조기 등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겨울방학 이후 학생들이 집에서 지낸 기간이 4달 넘게 이어지면서 부모들의 피로도가 상당한 상황이다. 학부모 남모(34)씨는 "3월에 이미 연차를 다 썼다"면서 "부모님께 부탁드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초등생 등교? 중학생도 일러"…고3만 조기 등교할 수도

지난 1월28일 개학한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학생과 담임 교사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28일 개학한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학생과 담임 교사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일반적인 방역 수칙을 지키기 어려운 초등 저학년의 등교는 무리라는 반론도 나온다. 조 교육감의 발언이 알려진 후 부모가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등교 반대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초등학생의 학부모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어른도 쓰고 있기 힘든 마스크를 1, 2학년 학생들이 쓰고 있을 수 있겠냐"면서 "활동량도 많고 통제도 어려운 애들을 학교로 보내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일부 학부모는 "등교 결정을 해도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교사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전국초등교사노조 관계자는 "초등생 조기 등교는 아예 논의도 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조 교육감 발언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통제가 어려운 초등 저학년은 최소한 코로나19 확산이 종식 단계에 접어들거나, 최소 2주 정도 안정된 후에 등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초등학생 등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국립암센터 교수)은 "생활 방역의 관점에서 볼 때는 중학생 등교도 이른 상황인데, 초등학생 등교는 정말 위험하다"면서 "아직 위생에 대한 개념도 잡히지 않고, 교사와 학부모의 관찰이 필요한 아이들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논란이 불거진 뒤 전문가의 의견을 구한 교육부는 우선적인 등교 대상로 고려했던 중3은 물론 초등 저학년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 안팎에선 교육부가 다음 달 11일 전후 고3을 시작으로 순차 등교하는 방안을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는 3~4일 중 등교 개학의 시기와 순차적인 등교 대학을 결정해 발표한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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