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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보 목마른 美, 이번엔 감청 정찰기 NLL까지 띄웠다

중앙일보 2020.04.30 15:57
미국의 감청 정찰기가 30일에도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돌 무렵부터 매일같이 진행되는 정찰 활동이다. 
 
군 안팎에선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 등 특이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이 정찰 활동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한미군 특수정찰기 RC-12X 가드레일. [사진 노스롭 그루먼]

주한미군 특수정찰기 RC-12X 가드레일. [사진 노스롭 그루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주한미군의 특수정찰기 RC-12X 가드레일 2대는 이날 오전 경기 평택 기지(캠프 험프리스)를 출발해 경기와 강원도 상공을 가로지르는 항로로 동시 작전을 펼쳤다. 전날(29일)에도 오전과 오후 각각 2대와 1대의 RC-12X가 번갈아가며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는 등 최근 미 정찰기의 활동이 부쩍 잦아졌다. 
 
앞서 지난 28일에는 E-8C 조인트스타스, EO-5C 크레이지 호크 등 미국의 다른 주력 정찰기가 RC -12X와 함께 정찰 활동을 벌였다고 한다.
 
지상 정찰중인 미 공군의 E-8 조인트 스타스. [사진 위키피디어]

지상 정찰중인 미 공군의 E-8 조인트 스타스. [사진 위키피디어]

눈에 띄는 점은 신호정보(시긴트)를 전문적으로 수집·분석하는 감청 특화 정찰기 RC-12X가 미국의 한반도 정찰 활동의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북한 도발 국면에서 주로 RQ-4 글로벌호크, RC-135S 코브라볼, EP-3E 에리스 등을 띄워온 것과 다른 양상으로 풀이된다. 이들 정찰기는 최첨단 전자광학 장비 등을 통한 영상이나 전자신호로 미사일 도발 징후를 사전 포착하는 용도로 활용되곤 했다.
 
군 관계자는 “RC-12X가 정찰 활동에 앞장섰다는 건 미국이 감청에 주력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미국이 북한 내부 통신망의 신호 첩보를 통해 김 위원장의 동선과 소재 파악을 시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올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 RC-12X는 최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까지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경기와 강원도 등 휴전선 부근에서 작전을 펼쳤던 평상시와 다른 패턴”이라며 “김 위원장의 강원도 원산 체류설이 나오고 있어 동해에서 정보 수집 필요성이 커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서 “우리는 그를 보지 못했다. 오늘 보고할 어떤 정보도 없다”며 “김 위원장 자체뿐만 아니라 북한 내부에 대해 좀 더 광범위하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말한 것 역시 이 같은 필요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RC-12X가 최근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건 지난주 초부터다.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보도되기 시작한 지난 20일 하루에만 RC-12X 3대가 떠 한반도를 정찰했다. 보통 1대 또는 2대가 정찰비행을 하는 것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상황으로 평가됐다. RC-12X는 이후에도 매일 꾸준히 활동을 펼치다가 지난 27일엔 무려 5대가 출동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RC-12X 여러 대가 동시 작전에 투입된다는 건 탐지에 정밀성을 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며 “북한에서 포착된 통신의 발신 지점 등을 정확히 들여다보려는 시도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신인균 대표는 “북한 지역에서 특이한 통신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며 “파악해야 할 감청 정보량이 많아 RC-12X가 대거 나선 것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미국은 이밖에 일본 아오모리(靑森)현 미사와(三澤) 기지에 그라울러 전자전기를 추가 배치했다고 한다. 이로써 일본에 배치된 그라울러는 최대 6대로 추정된다. 그라울러는 개전 초기 적의 지대공 레이더에 교란을 일으키는 전자전 공격기로, 실제 작전을 준비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다. 이를 놓고 미국이 북한의 급변사태를 대비하는 행보가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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