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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여행 못 갔으면, 수목원으로 한나절 소풍 어떠세요?

중앙일보 2020.04.30 15:00
원주 문막읍에 자리한 동화마을 수목원은 원주 시민도 잘 모르는 비밀한 수목원이다. 2017년 임시 개장했고 오는 9월 정식 개장 예정이다. 변선구 기자

원주 문막읍에 자리한 동화마을 수목원은 원주 시민도 잘 모르는 비밀한 수목원이다. 2017년 임시 개장했고 오는 9월 정식 개장 예정이다. 변선구 기자

어린이날 연휴, 가족 소풍 장소로 수목원만 한 곳도 없다. 하나 이름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 수목원은 붐빌 것 같아 꺼려진다. 그래서 골랐다. 전국 64개 수목원 가운데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 아직은 유명하지 않거나 입장 인원을 제한하는 네 곳을 찾아냈다. 모두 국공립이어서 입장료도 싸다. 아예 안 받는 데도 있고, 기껏 내봐야 1500원이 전부다. 가볍게 도시락 싸 들고 한나절 놀다 오기 딱 좋다. 참 규모도 따졌다. 여기서 소개하는 수목원은 모두 전국 10위권의 대형 수목원이다.
 

비밀의 숲-원주 동화마을수목원

동화마을 수목원에는 걷기 좋은 길이 많다. 사진은 주차장에서 방문자센터 쪽으로 이어진 오솔길. 변선구 기자

동화마을 수목원에는 걷기 좋은 길이 많다. 사진은 주차장에서 방문자센터 쪽으로 이어진 오솔길. 변선구 기자

국립공원도 있고, 출렁다리도 있고, 스키장도 있는 강원도 원주에 없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수목원. 원주시가 2011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동화마을 수목원’이 오는 9월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2017년 임시 개장했는데 소문이 덜 나 아직 원주 시민도 수목원의 존재를 잘 모른다. 
 
명봉산(618m) 북쪽 어귀, 문막읍 동화리에 있어서 ‘동화마을’ 수목원이다. 지난 2년 260만 명이 다녀간 소금산 출렁다리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다. 전체 면적은 1.46㎢(전국 7위 규모)로 꽤 넓은데 관람 구역은 단출한 편이다. 향기원·벨리원·전시온실·소나무원·약용식물원·국화과초본원·나리식물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소나무과, 국화과, 장미과 식물 약 1132종이 수목원에 산다. 관람 구역을 둘러본 뒤에는 뒤편으로 난 둘레길을 걸어보길 권한다. 자작나무길은 약 1시간, 진달래길은 약 2시간 30분 걸린다. 원주시는 정식 개장 이후에도 입장료를 받지 않을 계획이란다.
 

예약자만 입장 가능-포천 국립수목원

연둣빛 새순과 우람한 전나무가 어울려 있는 국립수목원 숲길. [중앙포토]

연둣빛 새순과 우람한 전나무가 어울려 있는 국립수목원 숲길. [중앙포토]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은 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수목원이 들어앉은 광릉 숲은 조선 시대 세조의 능림으로 지정된 이래 500년 이상 각별히 관리된 문화유산이다. 가볍게 소풍을 즐기러 가도 숲의 남다른 아우라가 느껴진다. 벚꽃과 개나리꽃은 대부분 졌고, 노란색 피나물꽃이 곳곳에 만개했다. 이제 진달래와 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국립수목원 규모는 11.2㎢(전국 4위)에 달한다. 돗자리 펴고 도시락 먹기에는 휴게광장이 가장 좋다. 산책 코스로는 전나무숲으로 이어지는 숲길이 좋다. 수령 80년을 자랑하는 광릉 숲의 전나무는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 종자를 증식한 것이다. 5월에는 희귀·특산식물 보존원을 꼭 가봐야 한다. 세계적인 희귀종인 복주머니란·털복주머니란·광릉요강꽃은 5월 초부터 2주일 정도만 볼 수 있다.
국립수목원으로 소풍을 떠난다면 희귀 식물도 보고 오자. 세계적 희귀종인 복주머니란을 5월 중 보름간만 볼 수 있다. [사진 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으로 소풍을 떠난다면 희귀 식물도 보고 오자. 세계적 희귀종인 복주머니란을 5월 중 보름간만 볼 수 있다. [사진 국립수목원]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산림박물관, 난대온실 등 일부 시설은 입장을 제한한다. 국립수목원을 가려면 인터넷에서 예약해야 한다. 방문 한 달 전부터 예약할 수 있다. 평일은 3500명, 주말과 휴일은 5000명만 입장할 수 있다. 어른 1000원.
 

실개천 따라 쉬엄쉬엄-청주 미동산수목원

충북 청주의 미동산수목원. 산골짜기에 자리한 호젓한 분위기의 수목원이다. 계곡을 따라 3.2㎞의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백종현 기자

충북 청주의 미동산수목원. 산골짜기에 자리한 호젓한 분위기의 수목원이다. 계곡을 따라 3.2㎞의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백종현 기자

수목원이라기보다는 ‘쉼터’나 ‘계곡’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미동산(557m) 골짜기에 수목원이 들어앉아 있는데, 계곡을 따라 3.2㎞ 길이의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계곡 왼쪽으로는 메타세쿼이아, 오른쪽으로는 전나무가 도열해 있다. 하여 오를 때와 내려올 때의 걷는 맛이 사뭇 다르다. 유모차(무료)를 끌면서 걸어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미동산수목원의 전나무숲길. 길이 평평해 유모차나 휠체어를 끌고 다녀도 무리가 없다. 백종현 기자

미동산수목원의 전나무숲길. 길이 평평해 유모차나 휠체어를 끌고 다녀도 무리가 없다. 백종현 기자

수목원은 전국에서 여섯 번째(2.5㎢)로 크다. 손 데지 않은 산이 대부분으로, 산허리를 한 바퀴 도는 8㎞ 길이의 해아림길을 걷는 등산객이 많다. 산복길 중간의 고라니 쉼터에서 수목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골짜기에 박혀 있어 꽃소식은 다른 곳보다 다소 늦은 편이다. 아직도 벚꽃이 지지 않고 남아 있다. 수목원 진입로의 가로수가 특별한데, 속리산의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 씨앗을 받은 후계목 145그루가 400m에 걸쳐 도로 양옆으로 심겨 있다. 
 
도시락은 먹어도 되지만, 돗자리는 펴지 못한다. 군데군데 벤치와 테이블이 놓여 있어 큰 불편은 없다. 입장료는 물론 유모차 대여료도 받지 않는다. 난대식물원 같은 실내 시설은 당분간 이용할 수 없다.
 

휴양림 옆 수목원-세종 금강수목원

금강 변에 자리한 세종 금강수목원. 너른 잔디광장을 갖추고 있어 돗자리를 펴 놓고 봄의 정취를 누릴 수 있다. 백종현 기자

금강 변에 자리한 세종 금강수목원. 너른 잔디광장을 갖추고 있어 돗자리를 펴 놓고 봄의 정취를 누릴 수 있다. 백종현 기자

세종시를 동서로 관통하는 96번 지방도로는 금강을 따라 길이 난 덕에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이 도로를 달리다 보면 ‘불티교’라는 붉은 교량 하나가 눈에 들어오는데 그 건너편에 금강수목원이 있다. 수목원 면적은 0.62㎢(전국 12위 규모)이지만, 바투 붙은 금강자연휴양림까지 더하면 2.45㎢(약 74만 평)에 이른다. 입장권(어른 1500원) 하나로 두 곳 다 볼 수 있다.
 
걷기 좋은 길은 수목원과 휴양림 사이의 ‘황토메타길’이다. 20~30m 높이의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400m가량 늘어서 있는데, 입장객 대부분이 여기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황토가 깔려 있어 발도 편하다. 여느 수목원과 달리 동물원도 갖추고 있어 아이가 특히 좋아한다. 반달가슴곰‧당나귀‧라쿤‧독수리 등이 살고 있다.  
잔디광장 아래쪽의 연못. 돌다리 옆으로 지난해 9월 정자를 놓아 운치가 한층 더해졌다. 백종현 기자

잔디광장 아래쪽의 연못. 돌다리 옆으로 지난해 9월 정자를 놓아 운치가 한층 더해졌다. 백종현 기자

 
돗자리 펴고 쉬어가기 좋은 장소는 산림박물관 앞 잔디광장. 지난해 9월 연못에 정자가 생겨 한층 운치가 더해졌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000명까지 동시 입장을 받는다. 정원이 차면 30분 간격으로 입장시킨다.
 최승표·백종현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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