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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황금 연휴가 불안한 중국…"교사·학생은 여행 금지"

중앙일보 2020.04.30 05:00

연휴 기간 교사와 학생은 시외 여행을 금지한다."

중국 산시성 시안의 한 초등학교가 지난 27일 개학을 했다.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듣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중국 산시성 시안의 한 초등학교가 지난 27일 개학을 했다.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듣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중국 안후이성 교육 당국이 지난 26일 내린 지침이다. 기간은 노동절 연휴(5월 1일~5일) 동안이다.
 
더 강하게 제지를 하는 곳도 많다. 장쑤성에선 여행 금지 기간을 넓혔다. 장쑤성 롄윈강시는 23일부터 교사와 학생이 시 밖으로 나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노동절 연휴까지 포함하면 약 2주간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연휴 기간 등교하라" 초강수까지 등장 

지난 27일 중국 간쑤성 린샤후이자치구의 한 초등학교가 개학했다. 학생들이 체온을 측정한 뒤 등교하고 있다. [신화망 캡처]

지난 27일 중국 간쑤성 린샤후이자치구의 한 초등학교가 개학했다. 학생들이 체온을 측정한 뒤 등교하고 있다. [신화망 캡처]

노동절 연휴를 학생과 교사에 적용하지 않는 초강수를 쓰는 곳까지 있다. 광둥성 후이저우시 교육당국은 노동절 기간 동안 고3 학생들을 등교시키기로 결정했다. 학교 수업은 정규 과정과 달리 상담 및 체육활동 등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학생들을 학교에 붙잡아 놓고 다른 곳으로 돌아다니지 않게 하겠다는 심산이다.
27일 개학한 중국 광둥성 선전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방호벽이 설치된 식당에서 각자 밥을 먹고 있다.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이다.[신화=연합뉴스]

27일 개학한 중국 광둥성 선전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방호벽이 설치된 식당에서 각자 밥을 먹고 있다.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이다.[신화=연합뉴스]

저장성 항저우도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4월 30일~5월 6일에 등교 시키기로 결정했다. 당초엔 노동절 연휴를 맞아 이 기간에 봄방학이 예정돼 있었다. 안후이성 마안산, 허난성 카이펑 등에서도 외부에 있는 학생들을 4월 말까지 복귀하라고 지시했고, 고등학교는 노동절 연휴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지난 24일 리커창 중국 총리가 국무원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지난 24일 리커창 중국 총리가 국무원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노동절 기간 방역에 구멍이 뚫릴까 노심초사다.  리커창 총리는 22일 코로나19 대응 영도소조 회의에서 “노동절 연휴 기간 외출과 여행 급증에 대한 방제를 강화하라”며 폭넓은 핵산·항체 검사 실시를 지시했다.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주변에서 사람들이 몰려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주변에서 사람들이 몰려 있다. [AFP=연합뉴스]

노동절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중국이 맞이하는 가장 큰 황금연휴다. 중국 최대 여행 사이트 씨트립은 노동절 연휴 여행 관련 보고서에서 이번 노동절 연휴 중국 국내 여행객이 9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4월 초 청명절 연휴(4월 4일~6일) 동안 중국내 여행 객 숫자가 약 4235만명 이었는데 그 2배가 노동절에 움직인다는 거다.  
 
이는 노동절 연휴 기간이 코로나19 재확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불안과 연결된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상존한다.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선 미국에서 돌아온 유학생으로 인해 병원 의료진과 이웃에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상하이나 광둥성 광저우 등에서도 집단감염 사례가 들려온다. 

학교가 코로나 재확산 본산될까…中 당국 노심초사  

27일 개학한 중국 베이징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체온 측정 장치를 지나 등교하고 있다. [신화망 캡처]

27일 개학한 중국 베이징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체온 측정 장치를 지나 등교하고 있다. [신화망 캡처]

그런데 연휴를 앞두고 중국에선 초·중·고 등교가 이뤄지고 있다. 27일 베이징은 고3 학생을 우선 등교시켰다. 상하이, 광둥성에선 중3과 고3 학생이 개학을 했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개학은 4월 말부터 5월 초에 이뤄지고 있다. 아무리 늦어도 다음 달 11일(월)까지 대다수 학교가 문을 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는 집단 감염 가능성이 높은 장소다. 싱가포르 사례도 있다. 문을 열었다가 학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다시 급증했다. 오죽하면 항저우 초등학교에선 개학 첫날 안전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학생들이 ‘1m 챙’이 달린 모자를 하고 수업을 받을까. 
 27일 항저우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1m 모자'를 쓰고 수업을 듣고 있다. [웨이보 캡처]

27일 항저우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1m 모자'를 쓰고 수업을 듣고 있다. [웨이보 캡처]

중국 당국이 연휴 기간 학생과 교사의 이동을 제한하는 건 이런 배경이 있다. 학교가 혹시나 코로나 재확산의 본산(本山)이 될까 걱정하는 것이다. 쉬허젠(徐和建) 베이징시 대변인도 27일 “개학을 하더라도 학교에서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를 할 수 있도록 집중적이고 실용적인 조치를 계속해야 한다”며 학생들의 연휴 기간 이동을 자제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29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다니고 있다. 아이들도 킥보드를 타고 놀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29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다니고 있다. 아이들도 킥보드를 타고 놀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학교 이외에도 연휴를 맞아 각종 제한 조치가 이뤄졌었다. 베이징 시는 노동절 기간 10개 유료 공원에 대해 전면 예약 실명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샹산공원의 경우 이미 실명제가 실시되고 있었고, 나머지 공원들도 이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이들 관광지들을 예약제로 바꾸고, 수용 인원은 3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29일 베이징시의 공공위생 대응 수위를 1급에서 2급으로 조정함에 따라 수용인원을 점차 확대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대표적 관광지 황학루가 29일 재개장 했다.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구경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대표적 관광지 황학루가 29일 재개장 했다.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구경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수용인원 제한은 지방 정부도 벤치마킹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는 헤이룽장성이 관광객 30% 제한 제도를 도입했고, 안후이성, 허베이성, 후베이성 등도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관광으로 경제 살리고 싶지만...코로나는 무서워

29일 재개장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황학루에서 한 무용수가 전통 공연을 하고 있다. 이를 어린이들이 지켜보고 있다.[AFP=연합뉴스]

29일 재개장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황학루에서 한 무용수가 전통 공연을 하고 있다. 이를 어린이들이 지켜보고 있다.[AFP=연합뉴스]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 1분기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기록한 중국으로선 연휴 기간 관광을 통한 내수 소비 촉진이 절실하다. 그래도 코로나19 재발은 꿈도 꾸기 싫다. 중국 관영언론은 연휴에 관광이 늘어 경기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을 하고, 당국은 각종 여행 제한 조치를 내리는 모순적 상황이 펼쳐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0일부터 5월 5일까지 한국도 연휴다. 경제 활성화와 방역 사이에 고민하는 건 우리 당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대처를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차이나랩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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