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회식은 부장만 원한다”

중앙일보 2020.04.30 00:03 종합 14면 지면보기
김용섭 소장은 ’비대면으로 업무 방식이 바뀌면 성과만이 눈에 띄는 조직 문화가 생긴다“며 ’관계 쌓기를 목적으로 한 회식은 젊은 층의 지지를 받으며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선구 기자

김용섭 소장은 ’비대면으로 업무 방식이 바뀌면 성과만이 눈에 띄는 조직 문화가 생긴다“며 ’관계 쌓기를 목적으로 한 회식은 젊은 층의 지지를 받으며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선구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10~20년에 걸쳐 천천히 변화했을 비대면의 시대가 앞당겨졌다.”
 

트렌드 전망 『언컨택트』 김용섭 소장
젊은층, 끈끈한 사내관계 안 원해
코로나로 비대면시대 더 가속화
집값 학군보다 배달권 좌우할 것

트렌드 분석가 겸 경영전략 컨설턴트인 김용섭 소장(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의 말이다. 3년 전부터 소비 시장의 비대면화를 연구한 그는 코로나19로 일상생활의 변화가 빨라지는 걸 보고  지난 16일 트렌드 전망서 『언컨택트』를 출간했다.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질지, 김 소장을 만나 들어봤다.
 
언컨택트(Uncontact)를 정의한다면.
“‘사람은 멀리하고 기계만 상대하는 건가?’ 오해할 수 있는데, 궁극적 목적은 ‘컨택트’(대면 접촉)다. 사람을 마주할 때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하고, 비대면 시의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안정적인 관계를 갖기 위해 택하는 삶의 방식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화 시대가 도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컨택트에서 언컨택트로 넘어온 건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다. 그것이 더 효율적이어서다. IT·AI·로봇기술 등이 이를 더 가속했고, 코로나 사태가 겹치며 적응 속도가 더 빨라졌을 뿐이다.”
 
예를 들면.
“대형마트 상당수 점포가 폐점했다. 판이 달라졌다. 새벽 배송 장보기를 실현한 마켓컬리의 등장과 빠른 성장이 이를 증명한다. 새벽 배송·당일 배송 시장 규모는 조 단위에 달한다.”
 
김 소장은 인터뷰 내내 “비대면화는 사회·경제와 연결된 모든 영역에서 일어날 거대한 흐름”이라며 “쇼핑·배달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책에서 “회식은 부장만 원한다”고 했는데, 비대면화와 어떤 관계가 있나.
“젊은 세대는 회사 내 끈끈한 인간관계를 원치 않는다. 기성세대에게 한 번 직장은 ‘평생직장’이었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있는 동안 빨리 배울 거 배우고, 재미가 떨어지면 다른 곳에 가 새로운 걸 배우겠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뛴다.”
 
씁쓸하게도 들린다.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능력을 키우는 것밖에 해결책이 없다. 새로운 흐름을 잘 캐치하는 상급자는 젊은 층이 잘 따른다. 그런데 5년 전, 10년 전 얘기만 해선 리더십이 생길 수 없다. 직급이 사라지는 순간, 콘텐트 없는 상급자는 동네 아저씨·아줌마가 될 뿐이다.”
 
언컨택트로 라이프스타일엔 어떤 변화가 올까.
“패션 분야에선 ‘지속가능성’이 더 강조될 거다. 전염병에 대한 경각심으로 안전한 환경, 깨끗한 지구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 구글·아마존은 맞춤옷을 디자인하는 인공지능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식·음료 유통망이 발달하면서 집밥과 혼밥 문화는 더 확대될 것이다.”
 
‘배달권’에 따라 부동산 지형도가 달라질 거라는 전망도 했다.
“온라인 교육 등으로 기존의 학군·역세권 같은 요인보다 배달 서비스가 가능한 곳이 좋은 환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재택 원격근무를 하는 이들이 늘면서 ‘홈 오피스’ 인테리어를 고려하는 수요도 생길 것이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