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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하면 또 대형 화재···12년 전에도 '샌드위치 패널' 주범

중앙일보 2020.04.29 21:31
29일 발생한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는 2008년 1월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같은 이천 지역의 물류창고 화재 참사와 닮은꼴이다. 피해 규모 면에서는 지난 2018년 1월 46명이 사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이후 2년 3개월만의 참변이다. 

 
29일 화재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A물류창고 앞에서 구급차들이 사상자 이송을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화재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A물류창고 앞에서 구급차들이 사상자 이송을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당국은 이날 발생한 화재가 지하에서 우레탄 작업 등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연성 소재가 가득한 지하에서 작업하다가 벌어진 참사라는 점에서 12년 전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와 판박이라는 지적이다.
 
폭발과 함께 순식간에 불길이 번져 작업자들이 대거 숨진 점이 비슷하다. 2008년 당시 화재에서는 지하층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등 40명이 숨졌다. 이번 물류창고 공사현장 화재 역시 마감재 작업 중이던 지하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8시 30분 현재 사망자가 38명으로 늘어난 데 대해 “불이 지하에서 시작된 데다 발화 직후 폭발적 연소 및 연기 발생으로 근로자들이 탈출 시간을 상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이 난 물류창고가 화재에 취약하고 대형화재로 번지는 자재로 지목돼 온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지는 구조였다는 점도 유사하다. 2008년 이천 물류창고 화재 당시에도 스티로폼과 우레탄폼 단열재가 내장된 샌드위치 패널이 대형참사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스티로폼이나 우레탄폼으로 된 샌드위치 패널 단열재는 유리섬유 단열재보다 가격이 싸지만 한번 불이 붙으면 유독가스가 다량 발생한다.
 
최근 대형 화재로는 2018년 1월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47명이 사망한 참사가 있었다. 이에 앞서 2017년 12월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에서는 29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밀양 화재의 경우 사망자가 대부분 화재가 발생한 1층에 있었고, 2층 복도 등에서도 일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천 화재 당시에는 2층 여성 사우나에서 20여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집중됐다.
2018년 1월 26일 오전 7시30분쯤 경남 밀양 세종병원 응급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병원은 6층 건물로 100여 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포토]

2018년 1월 26일 오전 7시30분쯤 경남 밀양 세종병원 응급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병원은 6층 건물로 100여 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포토]

2017년 12월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8층짜리 스포츠시설 건물에서 불이 나 119 소방대가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중앙포토]

2017년 12월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8층짜리 스포츠시설 건물에서 불이 나 119 소방대가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중앙포토]

 
소방당국은 일반적으로 사망자가 5명 이상 발생하거나 사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한 화재를 ‘대형화재’로 규정한다. 
 
역대 최악의 대형화재 사고로 알려진 1971년 대연각 호텔 화재는 서울 중구 충무로 22층짜리의 호텔에서 일어났다. 163명이 사망하고 63명이 다쳤다. 화재 원인은 1층 커피숍에 있는 LP가스 폭발이었다. 건물에는 비상계단도 거의 없었고 옥상 출입문이 닫혀 있었다.
 
외국인 10명이 사망한 화재사고도 있었다. 2007년 전남 여수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불이 나 보호 중이던 외국인 10명이 사망하고 1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상자들은 모두 중국, 우즈베키스탄, 스리랑카 등의 외국인이었다. 보온을 위해 깔아놓은 우레탄에서 유독가스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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