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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부채 525조 ‘역대 최대'… 임직원은 40만명 넘어서

중앙일보 2020.04.29 18:48
공공기관 전체가 지고 있는 빚이 지난해 525조원으로 집계됐다. 1년 사이 21조원 넘게 급증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주택금융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부채가 빠르게 늘면서 이들 공공기관의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빚이 불어나고 있는 사이 공공기관 임직원 수는 40만 명을 처음 넘어섰고, 복리후생비로 9000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했다. 
 
29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www.alio.go.kr)에 340개 공공기관의 경영정보를 공시했다.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본부. 뉴스1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본부. 뉴스1

2018년 503조7000억원이었던 공공기관 총 부채는 지난해 52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불과 1년 사이 21조4000억원(4.2%) 불어났다. 지난해 부채 규모는 기재부가 공공기관 경영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공시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고 액수를 찍었다.

 
다만 공공기관 평균 부채 비율(자산 대비)은 지난해 156.3%로 2018년(155.2%)과 견줘 1.1%포인트 소폭 상승에 그쳤다. 부채가 급증했지만 자산도 2018년 828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861조1000억원으로 큰 폭 늘어난 영향이다.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곳은 한국전력이다. 경영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한전의 부채는 128조7081억원으로 1년 전 114조1563억원과 비교해 14조5518억원(12.8%)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공공기관 부채 증가액 21조원 가운데 14조원이 한전때문이었다. 한전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186.8%로, 2018년 160.6%와 견줘 26.2%포인트 상승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투자는 늘었는데 전력 수요가 줄면서 영업손실이 증가한 게 한전 부채 증가의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한전이 신규 투자를 계속 확대하는 사이 전력 수요는 급감하면서 손실이 불어났다.  
 
특히 지난해 여름은 폭염 일수가 13일로 2018년(31일)의 절반에 못 미칠 만큼 선선했는데, 이 때문에 에어컨 등 전력 수요가 크게 줄었다. 한전 전체 수익에서 전력 판매 비중은 97.2%로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전력 판매가 급감하면서 한전은 2조2635억원 당기순손실을 봤다. 유가 변동성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엔 초저유가가 문제지만 2018~2019년 상대적으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 한전의 손실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마포지사. 뉴스1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마포지사. 뉴스1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한전 다음으로는 주택금융공사, 건강보험공단의 재무 건전성이 크게 나빠졌다. 주택금융공사 부채는 2018년 120조629억원에서 지난해 128조1517억원으로 8조원 넘게 증가했다. 정부가 주도한 서민주택대출 규모가 늘어나면서다. 3조원 규모 공사채를 추가로 발행하는 등 부채 증가 요인이 있었다.  
 
건보공단의 경우 ‘문재인 케어’라고 일컬어지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에 따라 보험금 지출이 늘면서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으로부터 거둬들이는 보험료는 그만큼 증가하지 못하다 보니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건보공단 부채는 2017년 7조8526억원, 2018년 11조3351억원, 지난해 12조3428억원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다.  
 
이렇게 빚더미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데도 공공기관은 채용을 대거 늘렸다. 지난해 공공기관 임직원 총 정원은 41만1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만8000명(7.2%) 증가했다. 처음으로 40만 명을 돌파했다. 신규 증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의 영향이다. 특히 신규 채용은 3년 연속 3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복리후생비도 늘었다. 전체 공공기관은 지난해 복리후생비로 총 9114억원을 썼는데 1년 전과 비교해 162억원(1.8%) 증가했다.
 
한편 이번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부터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이 공공기관 재무제표 작성에 적용됐다. 바뀐 회계 기준에 따라 앞으로 10~20년씩 나눠 지불해야 할 임대료, 사용료 등도 다 합쳐 빚으로 계산하다 보니 부채 비율이 일부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 K-IFRS를 채택하지 않았다고 치면 지난해 공공기관 평균 부채 비율은 154.7%로 소폭 내려간다.
 
기재부 당국자는 “공공기관 재무 건전성 관리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공공기관별 투자 집행, 부채 관리 등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의 추진 상항을 점검하고, 재무적 지속 가능성이 우려되는 기관에 대해선 주무부처와 함께 면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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