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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펴는 독' 보톡스 원조 자리비우자 1000억 시장 뜨겁다

중앙일보 2020.04.29 16:56
미국 엘러간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톡스. 1g만으로 100만명을 죽일 수 있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독이지만, 극미량을 사용하면 주름 개선 등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중앙포토]

미국 엘러간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톡스. 1g만으로 100만명을 죽일 수 있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독이지만, 극미량을 사용하면 주름 개선 등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중앙포토]

주름 펴는 주사로 잘 알려진 보톡스(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보톡스의 국내 원조 메디톡스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제재로 생산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후발주자들의 본격적인 추격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국내 원조 메디톡스, 식약처 제재로 생산중단
종근당 등 후발주자들 신제품 출시 및 개발

종근당은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 ‘원더톡스’를 다음달 1일 출시한다고 29일 밝혔다. 보툴리눔 톡신은 흔히 알려진 보톡스의 원래 성분명이다. 보톡스는 미국 제약사 엘러간이 개발한 보톨리눔 톡신 제제의 상품명이다. 종근당에 따르면 원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A형 제품으로,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억제해 근육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미간주름 개선 목적으로 쓸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종근당 관계자는 “다음달 1일 원더톡스 출시를 계기로 약 1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는 현재 메디톡스 외에도 휴젤과 대웅제약ㆍ휴온스가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 보툴리눔 톡스 제제를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바이오씨앤디ㆍ유바이오로직스 등 6개 업체가 국내 임상을 진행 중이다. 다음달 1일 보톡스 시장에 뛰어드는 종근당을 비롯한 기존 전통 제약사들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메디톡스는 2006년에 자사제품 메디톡신에 대한 시판허가를 받아 국내 처음으로 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업계 1위는 휴젤(41%)로, 메디톡스(36%)보다 앞섰다.  
 
시장 판도가 흔들린 건 지난 17일부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날 메디톡스의 보톨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주’의 제조ㆍ판매ㆍ사용을 잠정 중지시키고, 품목허가를 취소하는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 또한 메디톡신주의 시험 성적서가 조작된 혐의로 메디톡스를 기소했다. 대표는 불구속, 공장장은 구속됐다.  
 
제약업계에서는 국내 보톡스 시장의 급변을 업계간 사활을 건 경쟁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메디톡스를 기소하고, 식약처가 메디톡스 제품에 대해 제조ㆍ판매ㆍ사용을 잠정 중단시킨 계기가‘제보’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메디톡스의 전 직원이면서 경쟁업체인 대웅제약에 근무하고 있던 A씨가 국민권익위원회에 메디톡스의 문제점을 제보한 것이다. 사실 송사는 메디톡스가 먼저 시작했다. 메디톡스는 현재 대웅제약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등에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메디톡스 균주와 제조기술 도용했다는 주장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2006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출시했는데, 후발주자들이 정체불명의 균주를 이용해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며 “한국을 제외한 외국에서는 보톨리눔 톡신 제제를 상업화한 기업이 4개 밖에 없으며 이들 기업은 모두 균주 확보의 기원을 정확히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원조도 아닌 한국에서 정확한 균주 기원도 밝히지 않는 기업들이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은 불가사의”라고 덧붙였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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