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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빨래' 교사의 반격 "이건 마녀사냥, 인터넷실명제 하자"

중앙일보 2020.04.29 16:35
초등학교 1학년 제자에게 팬티 세탁 숙제를 내고 성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던 교사가 29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초등학교 1학년 제자에게 팬티 세탁 숙제를 내고 성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던 교사가 29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초등학교 1학년 제자에게 팬티 세탁 숙제를 내고 성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파문을 일으킨 울산 교사가 "익명의 네티즌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마녀사냥'을 지켜볼 수 없다"면서 "인터넷 실명제를 위한 운동을 전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A교사는 2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A씨 SNS 계정은 현재 친구에게만 공개된 상태지만 해당 글 캡처본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다. 
 
A교사는 "많이 힘들고 아프다. 지인들의 격려 문자와 전화로 견디고 있다"면서 "마녀사냥이 남의 일인 줄 알았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더는 익명의 다수 네티즌에 의해 다치는 사람이 생겨서는 안 된다. 이 고통은 저 하나로 끝나야 한다. 왜 연예인이 자살하는지 알 것 같다"면서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진 '섹시'라는 표현을 쓴 것, 예전에 올린 '누드김밥'과 '후배님 아재개그' 다 잘못했다. 앞으로 교육자로서 말과 행동을 더 조심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교사를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마녀사냥을 지켜볼 수 없다"며 "저 하나 이 세상 떠나도 별 상관없다. 집에 방송국 사람들이 올까 봐 어머님 댁으로 가려 했는데 '부모님도 가만히 안 둔다'는 문자에 어떤 숙소에서 글을 올린다"고 적었다. 
 
A교사는 "포털사이트 게시판이나 맘카페 실명제를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싶다. 여러분의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연예인이나 일반인도 악성 댓글로 자살하는데 이런 피해자는 내가 마지막이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선생님들, 더는 교육이 맘카페나 익명의 네티즌들에게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면서 "제가 실수 1∼2개 해도 1년간 농사 잘 지을 수 있고 해당 학부모님께 사과하고 더 좋은 방법을 모색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돌아다니는 팬티 사진으로 고생하는 작년 우리 이쁜 ○○, 제가 기록했던 단톡방 후배 ○○선생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올렸던 사진에 기분 나빠하실 지인들 모두 죄송하다"며 "다시 한번 부적절한 단어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저희 반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사과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A교사는 글과 함께 인터넷 실명제를 추진하자는 내용의 서명운동 링크도 올렸다. 이 게시물을 본 네티즌들은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변명만 늘어놓는다는 반응을 보이며 또 다시 A교사를 비판하고 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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