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美사망자, 베트남전 전사자 수 넘은 날…뉴욕 의사 극단선택

중앙일보 2020.04.29 16:04
지난 26일 사망한 뉴욕 맨해튼 뉴욕장로교알렌병원 로나 브린 응급실장. [로나 브린 트위터]

지난 26일 사망한 뉴욕 맨해튼 뉴욕장로교알렌병원 로나 브린 응급실장. [로나 브린 트위터]

 

"딸은 최전선 참호에 있었다"

 

미 코로나 사망자, 베트남전 전사자 수 넘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할퀸 뉴욕 맨해튼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던 의료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미국민이 슬픔에 빠져들었다. 맨해튼 뉴욕장로교알렌병원 응급실장 로나 브린(48)의 얘기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로나는 환자를 돌보다 코로나19에 감염돼 한차례 치료를 받고 업무에 복귀했지만, 재감염됐다. 이후 버지니아주 샤롯빌에 있는 자택에 머물며 치료를 받다가 지난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로나의 아버지 필립 브린 박사는 "딸은 자기 일을 열심히 했고, 그게 죽음의 원인이 됐다"고 NYT에 말했다. 샤롯빌 경찰서장은 "의료진들은 이미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들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 응급 앰뷸런스가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연힙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 응급 앰뷸런스가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연힙뉴스]

 
로나는 코로나19의 최전선인 맨해튼의 응급실에서 책임자로 일했다. 가족의 증언에 따르면 로나는 평소 코로나19로 죽어가는 환자들을 보며 비통해했다. 
 
한번은 앰뷸런스에서 사망한 코로나19 환자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앰뷸런스에서 미처 환자를 내리기도 전에 숨을 거뒀다"며 슬퍼했다고 한다. 우울증 같은 정신과적 병력은 없었다는 게 로나 가족의 설명이다.
 
아버지는 "로나는 정말로, 최전선의 참호 안에 있었다"고 강조하며 "그녀는 영웅이고, 희생자"라고 덧붙였다. 뉴욕장로교알렌병원은 성명을 내고 "로나 박사는 의료인으로 최고의 정신으로 응급실 최전선에서 싸운 영웅"이라고 치하했다.
 
미국의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는 이날 미국이 10년 넘게 치렀던 베트남 전쟁 전사자 수를 넘어섰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28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1만1877명, 사망자는 5만8351명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미국 군인은 5만8220명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