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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창고에 있던 명품, 아울렛·백화점에 풀린다

중앙일보 2020.04.29 15:4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재고로 쌓여있는 면세품을 한시적으로 국내에서 팔 수 있게 정부가 허용했다. 경영난에 빠진 면세점 업계에 자금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서다.

관세청,코로나19 감안해 한시 허용
가격은 미정…실제 판매 한달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한산하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한산하다. 연합뉴스

관세청은 재고 면세품을 수입 통관 과정을 거친 후 국내 일반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하는 것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29일 밝혔다. 국내에서 면세품 판매가 가능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관세청은 이번 조치로 면세점 업계에서 약 1600억원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면세품은 원래 국내에서 판매하는 게 엄격히 금지돼 있다. 정식 수입 제품과는 유통 경로, 가격 책정 구조 자체가 달라서다. 똑같은 브랜드 상품이라고 해도 면세품과 달리 국내 판매 제품은 별도의 통관 과정을 거쳐야 하고 관세,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등 각종 세금도 더 붙는다.



코로나19로 해외 관광객 유입, 내국인의 국외 여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면세점 업계는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확보해놓은 수많은 면세품이 팔리지 않고 재고로 쌓이자 업계는 “국내에서 판매하게 해달라”고 당국에 꾸준히 요청해 왔다.



관세청은 코로나19로 인한 면세점 업계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한시 조치’란 단서를 달아 면세품의 국내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대신 창고에 쌓여있던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 재고 제품만 대상으로 한다. 정식 수입 제품과 마찬가지로 통관 절차도 거쳐야 하고, 세금도 추가해야 한다.



관세청이 면세품 국내 판매 길을 열어놨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소비자가 면세품을 살 수 있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지, 어떤 유통망을 통해 판매할지 등 유통업계 내부 논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이다. 뉴스1

지난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이다. 뉴스1

면세품 가운데 고가 제품, 명품 비중이 높은 만큼 백화점ㆍ아웃렛을 중심으로 이번 재고 제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에 백화점ㆍ아웃렛에서 팔리고 있는 내수용 제품과 어떻게 가격 균형을 맞출지가 문제다. 
 
같은 브랜드 제품이라고 해도 유통 경로가 내수품과 다른 경우도 많다. 면세품과 내수품 수입ㆍ판매를 맡은 유통업체가 다르다면 양측의 충돌 가능성도 있다. 판매 대상인 면세품 자체가 재고 상품이다 보니 할인 폭을 얼마로 해야 할지, 내수품과의 가격 차별을 둘 수 있을지도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 실제 면세품 판매에 나서려면 한 달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세종=조현숙ㆍ김도년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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