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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가 팁 준 '재양성자 292명 비밀'···"재감염 가능성 낮다"

중앙일보 2020.04.29 15:20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완치자 바이러스 재검출 또는 재양성자 발생,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완치자 바이러스 재검출 또는 재양성자 발생,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감염 가능성이 낮고, 만성감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다. 29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일문일답

코로나19 완치 뒤 다시 ‘양성’ 판정을 받는(재양성) 사례는 ‘죽은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이 완치자의 세포 속에 남아 있다가 검사 과정에서 증폭되며 발견됐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진단 검사의 기술적 한계 때문이라는 것이다. 29일 현재 재양성자는 292명에 이른다.  
 
코로나19 재양성자 발생과 면역이나 중화항체 등 파악을 위한 인구면역도 조사, 병상 및 자원관리 계획 등에 대한 질의 응답이 오간 이날 기자 회견에는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 방지환 중앙감염병원운영센터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고임석 국립중앙의료원 진료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임상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TF 자문위원장인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가 임상적 특성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분과장,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TF 자문위원장), 방지환 TF팀장(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 진범식 2, 13, 23, 24번째 환자 주치의 [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임상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TF 자문위원장인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가 임상적 특성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분과장,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TF 자문위원장), 방지환 TF팀장(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 진범식 2, 13, 23, 24번째 환자 주치의 [연합뉴스]

 
재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오 위원장 = 완치 판정을 받아 격리 해제 조치한 뒤 다시 양성 반응을 보인 경우는 죽은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을 가능성이 높다.  
 
바이러스는 세포 내에서만 살 수 있다. 우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호흡기 상피세포에 바이러스가 들어가 증식을 시작하고 1~2주 내 사멸한다. 다만 바이러스 유전물질이 세포 내에서 증식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유전물질은 상피세포 내 세포질에 존재하게 된다. 이것이 세포 밖으로 나오면 검출되는 것이다.  
 
현재 시행하는 PCR 검사는 핵산증폭기술에 의해 미량의 핵산도 검출하는 검사법이다. 만약 양이 적으면 (음, 양성의) 부정확한 범위에 들어가게 된다. 검사실의 잘못이 아니고 PCR검사의 원리에 내재된 기술적 한계다. 바이러스가 살아있건 죽어있건 구분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숙주세포의 핵으로 들어가지 못해 만성감염(2차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애초의 주장처럼 바이러스가 잠자고 있다가 다시 살아나서 재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검토해봐야 하지만 바이러스의 생활사를 봤을 때 생각하기 어렵다.  
 
회복된 후 재감염의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오 위원장=코로나바이러스(HCoV-229E)의 인체 연구 결과나 코로나19를 유발하는 현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동물 실험 결과를 보면 처음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생체 내 면역력이 1년 이상 유지되므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재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원숭이에게 접종한 뒤 발병 과정을 실험한 결과 1차 감염 후 회복된 원숭이가 4주 뒤 2차 바이러스에 노출된 뒤 5일이 지나서도 폐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1차 감염 4주 뒤에 재감염에 대한 면역이 생긴다는 데이터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예방 효과가 6개월이 갈지, 1년 후까지 지속할지 알 수 없다. 추가 연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중화 항체’는 무엇인가.
오 위원장 = 중화항체는 면역학적 용어다. 우리는 100년 전부터 이미 한 번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혈청 안에는 다음 감염을 박을 수 있는 방어 물질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를 ‘항체’라고 하는데 이 항체가 소위 독을 중화해 무력하게 한다고 해서 ‘중화항체’라고 이름 지은 것이다. 이것(중화항체)이 다음번 독소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무력화한다는 뜻이다.  
 
이 중화항체는 얼마나 지속하는가.
오 위원장 = 메르스 바이러스 때 국내 연구결과를 보면 중증 환자의 경우 최소한 1년 이상 중화항체가 검출됐다. 하지만 가볍게 앓은 사람은 중화항체가 생기지 않고 오래 가지도 않는다. 메르스 경증 환자 6명 중 4명은 중화항체가 나타나지 않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대한 항체 검출은 중증의 경우 1~2주 사이, 경증은 2~3주 사이에 가능하다. 중증 환자의 경우 1개월 이상 중화항체가 지속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정부가 계획하는 인구 면역도 조사란 무엇인가.
오 위원장 =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무증상 감염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이 무증상 감염자의 비율이 얼마나 높은지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진행하는 것이 인구면역도 조사다. 결과가 나온다면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치명률이 변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치명률이 대개 2% 정도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감염자가 10배 많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온다면 치명률은 0.2%로 바뀐다. 이 질병의 다음 유행이 왔을 때 2%의 치명률을 가진 전염병 대응과 0.2%의 치명률을 가진 병의 대응은 달라진다.  
 
인구면역도 조사를 위한 계획은.
오 위원장 = 중화항체 검사법이 가장 정확한 검사법이기 때문에 이 방식으로 모두 검사하면 제일 이상적이다. 하지만 중화항체 검사는 측정 대상의 혈액을 뽑아야 하고 바이러스도 최소 4일 이상 배양해야 한다.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다뤄야 하므로 특수 안전장치가 있는 실험실도 필요하다. 대량 검사로는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그래서 신뢰도 높고 정확한 검사법이 적립된 뒤 시행해야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믿을만한 항체검사법을 개발하고 있다. 머지않아 국내에서 실행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차 유행이 온다면 병상이 부족하지 않을까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 [뉴스1]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 [뉴스1]

방 센터장 = 현재 코로나19 환자의 비율을 보면 경증 환자가 93%이고 산소치료 등이 필요한 중증 환자는 7% 수준이다. 경증 환자의 대부분은 입원이 필요하지 않고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하거나 초기 며칠간 관찰한 뒤 자가격리해도 괜찮다. 경증이던 환자가 중증으로 가는 비율은 0.7% 정도였다. 입원 환자의 경우 보통 3~4주에서 길면 두 달간 입원했다. 경증 환자의 자가 격리 조치 등을 늘려 병상 회전율이 높여야 한다. 인구가 1300만명에 이르는 경기도 기준 385개의 병상이 필요하다. 다른 병으로 중환자 병실에 입원하는 환자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격리 병실을 더 필요하다.  
 
오 위원장 =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임시 격리병동을 상설화하고 국가지정병리병상 외에 별도 분리된 공간을 운영하는 등 역량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복지부를 포함해 법적 및 제도적 지원을 바란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해도 괜찮을까.
오 위원장 = 완화와 관련해서 일차적으로는 보건의료 기술적 성과에서 출발해야 한다.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는 사회·경제·교역·문화 전반에 걸친 매우 큰 영향을 주는 문제다.  
 
의료기술 전문가의 판단만으로 최종 결정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생활 방역을 하는 시민들이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서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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