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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상영 안해도 OK’… 코로나가 아카데미상 92년 전통도 바꿨다

중앙일보 2020.04.29 14:52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가 내년 2월 개최 예정인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해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은 영화도 오스카상 수상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가 내년 2월 개최 예정인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해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은 영화도 오스카상 수상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아카데미, 코로나19 여파로 전통 바꿔
극장 상영하지 않아도 수상 자격 부여
넷플릭스 영화, 영화제 입장 제각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오스카상(아카데미상)의 90년 넘은 전통마저 바꿨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극장이 줄줄이 문을 닫자 역사상 처음으로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은 영화도 아카데미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오스카상을 주최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는 28일(현지시간) 성명서를 통해 온라인이나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만 개봉한 영화도 오스카상의 수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변화는 2021년 2월에 있을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만 적용된다. 또한 기존에 극장 개봉 계획이 있었던 영화에만 해당하며, 극장들이 다시 문을 열기 시작하면 이 조치는 사라질 예정이다. 
 
그동안 아카데미측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극장에서 7일 연속으로 매일 3회 이상 상영된 영화에게만 수상 자격을 부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3월 16일부터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영화관이 모두 폐쇄되면서 사실상 자격 요건을 지키기가 어려워졌다.
 
데이비드 루빈 아카데미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만큼 영화의 마법을 제대로 경험하는 방법은 없다고 믿는다”며 “이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여전히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비극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상 자격 규정에 대한 일시적인 예외가 필요하다”며 예외 규정을 둔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 여파로 영화계 큰 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장가가 한산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20일 발표한 3월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3월 영화 관객 수는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장가가 한산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20일 발표한 3월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3월 영화 관객 수는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영국 가디언은 오스카상이 이런 예외 규정을 둔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통행 금지령’ 등으로 프랑스 칸 영화제와 같은 주요 영화제가 취소·연기되고, 전 세계 영화관이 폐쇄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영화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마블 시리즈 영화 ‘블랙 위도우’나 ‘분노의 질주 : 더 얼티메이트’ 등 올해 상반기에 개봉 예정이던 대작 영화들은 줄줄이 개봉을 연기했다. 
 
반면 드림웍스의 ‘트롤: 월드투어’는 상업영화 최초로 극장과 VOD를 동시 개봉했다. 국내 영화 ‘사냥의 시간’처럼 아예 극장 상영관을 포기하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만 개봉한 영화도 있다.
 

최고 권위상 vs 상영금지…영화제마다 천지 차이

 
코로나19 사태로 아카데미가 오랜 전통을 깨고 한시적인 조치를 했지만, OTT 플랫폼 영화에 대한 국제 영화제의 입장은 영화계의 주요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세계 영화 소비시장이 극장에서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현재 넷플릭스 제작 영화와 같은 OTT 플랫폼 영화에 대한 국제 영화제의 입장은 제각각이다. 넷플릭스 제작 영화 ‘로마’는 2018년 베니스 영화제에선 최고 권위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지만, 같은 해 칸 영화제에서는 상영조차 할 수 없었다. 칸 영화제는 2018년부터 넷플릭스 제작 영화를 거부하고 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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