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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 확진 100만 명, 사망 5만8000명…베트남전 전사자보다 많다

중앙일보 2020.04.29 13:01
지난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의 한 병원 의료진이 마스크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의 한 병원 의료진이 마스크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8일(현지시간) 1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1월 21일 워싱턴주 시애틀 근처에서 첫 환자가 나온 지 98일 만이다. 

28일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101만 명 집계
1월 21일 시애틀 첫 환자 나온 뒤 98일 만
세계 확진자의 3분의 1, 사망자는 4분의1
6주 셧다운 후 일부서 경제 정상화 시동
트럼프 "수업도 재개" 주지사들 "노(No)"
파우치 소장 "올겨울 재유행 확실하다"

 
이 가운데 5만 8355명이 사망했다. 이는 베트남 전쟁에서 10년간 사망한 미국인 수(5만8220명)를 넘어서는 규모라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자정 현재 미국 코로나19 확진자는 101만 2600명이다. 세계 확진자 (311만6000명)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미국 사망자는 세계 사망자(21만7000명)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증상이 없거나 검사 도구 부족으로 진단받지 못한 인원까지 더하면 실제 감염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감염자가 최대 10배 더 많을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인 330명당 1명꼴로 코로나19 감염자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딸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코로나19 긴급 구호 자금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딸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코로나19 긴급 구호 자금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 [EPA=연합뉴스]

 
이날 백악관 기자들은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감염자 수가 제로(0)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제로로 내려갈 것"이라면서 최근 확진자 폭증은 검사를 많이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대 피해 지역인 뉴욕주 등 일부 지역은 신규 환진자와 입원 환자가 줄고 있으나, 일부 지역은 여전히 확산세다. 인디애나주 캐스카운티는 최근 10일 새 환자 수가 52명에서 1025명으로 확 뛰었다. 네브래스카 다코타카운티는 4월 12일까지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가 600명으로 늘었다. 육류 가공공장 등 직장 내 감염 사례다.
 

6주째 주별로 자택대기 명령을 시행 중인 미국은 지난 24일 조지아주 등 일부 지역을 필두로 경제 활동 정상화를 시작했다. 텍사스와 오하이오주 등은 다음 달 1일부터 쇼핑몰과 식당, 영화관 영업을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수용인원을 기존의 25% 선으로 줄이는 조건 등을 붙여 사회적 거리 두기는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셧다운으로 5주 동안 2600만 명이 실직하는 등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보니 한 선택이었다.
 
조기 경제 정상화를 밀어붙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젠 학교 수업 정상화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주지사들과 회의에서 이번 학년이 끝나기 전에 학교 문을 다시 열 것을 제안했다. 아이들이 집에 있으면 부모가 일하러 나갈 수 없으므로 경제 정상화를 위해 수업 재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지사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학교 문을 닫은 43개 주 가운데 확진자 수가 적은 몬태나·아이다호주 정도를 제외하고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몬태나주는 5월 7일 이후 학교장 판단에 따라 개학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학년도 끝까지 학교 문을 닫고, 보통 8월 시작하는 새 학년을 7월로 한 달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9월 이전에 수업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리노이주는 가을에도 원격 수업을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한 운전자가 코로나19 승차 진료소를 통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한 운전자가 코로나19 승차 진료소를 통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기 경제 정상화 시도로 다시 환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워싱턴대가 개발한 코로나19 확산 예측 모델은 8월 첫째 주까지 미국에서 7만4000명이 사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최소 10만~20만 명 사망을 예상했으나 이는 앞서 먼저 발병을 경험한 유럽 통계를 바탕으로 한 예측이어서 미국에는 다르게 나타났다. 50개 주 가운데 42개 주가 자택대기 명령을 내리는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  시행으로 사망 전망치는 지난주 6만7000명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이번 주 일부 주가 서둘러 경제 재개에 들어가면서 감염이 확산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은 올겨울 코로나19 2차 발병이 거의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우리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우리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면서 "섣불리 경제를 재개를 시도해 추가 발병이 나오고, 그게 통제가 안 되면 우리는 몇 주 전 상황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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