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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비전포럼] “K방역 넘어 K평화…남·북·미와 남·북·중 보완을”

중앙일보 2020.04.29 00:39 종합 28면 지면보기

중국의 전략과 대응 연속 진단〈3〉

김연철 통일부 장관 특별 토론 요지
김연철

김연철

“북한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보고했지만, 북·중, 북·러 국경과 남북 연락사무소를 봉쇄했다. 개학을 연기하는 등 엄격한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 남·북간 균형점 모색 전망
북핵 열쇠 쥔 중국 불안 잠재워야
북·중, 코로나 초기부터 긴밀 협력
평양종합병원 시진핑 선물 해석도

정부는 코로나 상황에서 보건 의료 협력을 고민 중이다. 신약 재료의 원료인 야생화 등 토종식물 분야는 북한에 강점이 있다.
 
남북 관계가 소강 국면일 때 중국을 통해 접촉과 협력이 이뤄지는 상황이 있다. 남북 양자 관계와 북·중 관계는 보완적이다. 제재 때문에 협력의 범위와 내용은 제한적이다. 제한적 상황을 활용하기 위해 남·북·중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북핵 문제에서 올해 미국 대선이 있어 소강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소강 국면을 잘 관리하면서 협상을 재개할 기회를 마련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과정에 중국의 역할이 있다. 미·중의 전략적 경쟁 속에서도 북핵 문제는 최소한 미국도 중국의 역할을 인정한다. 지난 12월을 돌이켜보면 협상 시한이 연말로 설정된 상황에서 미·중간 아주 제한된 형태의 협력이 이뤄졌던 점도 주목해야 한다. 북핵 문제를 남·북·미 삼각관계로 설명하는데 북핵 문제 해결의 속도를 높이는 데 남·북·중 삼각관계의 역할도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 한국 외교가 전 세계 차원에서 중요한 위상을 갖게 됐다. K방역 다음은 K경제다. K평화라는 개념도 성립된다. 코로나 상황에서 한국의 위상과 역할은 소프트 파워의 전형이 됐다.”

한중비전포럼

지난해 1월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베이징 북경반점에서 환송 오찬을 하고 있다. 황제를 상징하는 자금성의 구룡벽(九龍壁)과 각루(角樓) 모형이 이채롭다. [중앙포토]

지난해 1월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베이징 북경반점에서 환송 오찬을 하고 있다. 황제를 상징하는 자금성의 구룡벽(九龍壁)과 각루(角樓) 모형이 이채롭다. [중앙포토]

코로나19가 창궐하자 북한이 중국 국경을 봉쇄했지만 중국은 북한에 진단 시약을 제공하며 밀착했다. 지난 26일 “코로나 사태와 북·중 관계 그리고 한반도”를 주제로 ‘한중 비전 포럼’ 3차 모임이 열렸다.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은 발제를 통해 “중국이 한반도에서 한중 관계와 북·중 관계를 차등보다 균형을 모색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관련 입장(중앙일보 27일자 1면)을 밝힌 뒤 “K방역과 K경제를 넘어 남·북·미와 남·북·중 삼각관계가 보완하는 K평화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음은 3차 회의 주요 발언록.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 발제 요지=지난 1월 21일 북한의 코로나19 첫 대처가 주목된다. 중국이 오후 4시 바이러스의 인체 간 감염 가능성을 처음 발표했다. 북한은 보건상이 6시에 TV 인터뷰를 했다. 즉각 전국 방역망을 가동했다. 이처럼 북한의 코로나 대응은 중국과 긴밀한 의료 협력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11월과 12월 랴오닝(遼寧)·지린(吉林)성 당서기가 북한을 방문했다. 농업·민생·관광과 위생 네 가지 합의를 이뤘다. 중국은 코로나 지원 82개국 명단을 발표하면서 북한을 제외했다.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 측 입장을 배려했다.
 
4월 12일에는 단둥(丹東) 신압록강대교의 북측 세관 공사 장면이 포착됐다. 코로나가 진정되자 본격적인 북·중 경협이 시작됐다. 평양 종합병원도 주목된다. 코로나로 북한이 건설사업 대부분을 취소했지만 평양 종합병원은 유일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방북 선물이라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북·중 관계에는 구조적 차원에서 미·중 전략 경쟁 구도가 작용한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한·중 관계와 북·중 관계를 전략적으로 차등화하기보다 전략적 균형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미·중 경쟁이 격화되면 한반도 문제가 상시 미·중 관계의 종속변수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남북 관계를 풀 시간이 여의치 않다.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라는 최종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중국이 주한미군, 한미동맹, 한미 연합사 등 ‘진실의 순간’에 대한 답을 조기에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비핵화나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 수 있어서다.
 
북한은 “강대국의 짬(틈)에 끼어 있는 것이 아니라 대국들을 움직일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를 타고 앉아 있다”며 전략적 요충지론을 요즘 부쩍 강조한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

김기정 연세대 교수

▶신정승 전 주중대사=코로나19로 다소 불확실하지만, 미국에서 북한 코로나에 대한 북·미간의 의료 지원, 한·미·중 3자의 대북 공동 의료지원이 이뤄진다면 북·미간 신뢰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비핵화 문제에 진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계속 증강되는 상황에서 한·중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는 중요한 관심사다.
 
김진호 단국대 교수

김진호 단국대 교수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시진핑 시기 들어 중국이 적극적인 한반도 정책을 시작했다. 북한은 방어와 공격을 수시로 전환할 수 있는 다목적 카드를 운용하고 있다. 핵무기와 미사일 보유,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이를 계속 강화하는 방법이다. 올 하반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도발 전망이 있지만, 북한이 신중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와 시진핑 요인으로 북한을 억제하는 힘이 전보다 강해졌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

김흥규 아주대 교수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대한민국의 위상과 발전 방향을 고려해 북핵 문제 너머의 외교와 안보를 고민해야 한다. 한중관계에서 북핵과 북한만을 보면 자승자박이 된다. 시 주석이 방한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미·중 대립 구도 속에서 기계적 중립이나, 중국과 관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메시지는 신중해야 한다. 그보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중 양국이 보여준 협력과 국민이 보여준 미담을 상호 존중과 우호 증진의 계기로 삼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겠다.
 
문흥호 한양대 교수

문흥호 한양대 교수

▶문흥호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소장=북한의 생물학 무기가 주목된다. 최근 미국 국무부의 군축 자료에 북한의 생물학 무기 프로그램 보유가 언급됐다. 서구로부터 바이러스의 중국 연구실 유출설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의 생물학 무기는 중국도 강경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부의 대(對)중국 경사론이 나온다. 경사가 맞는다면 중국으로부터 무엇을 얻었는지 모르겠다. 성과도 없으면서 오해받는 것은 아닌지, 대중국 관계의 이미지 관리가 절실하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기정 연세대 정외과 교수=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무력증강을 주장하는 북한 내 안보론자와 비핵화를 추진하는 발전론자 사이의 정치적 타협으로 보인다. 북한이 레드라인을 못 넘도록 북미라는 전륜이 안 움직이는 상황에서 후륜 구동격인 남북 채널을 가동해야한다.
 
신정승 전 주중대사

신정승 전 주중대사

▶김진호 단국대 정외과 교수=신압록강 대교 주변이 분주하다. 중국 측에 중국세관이 있다. 단둥 집값은 그 일대만 올랐다. 중국이 말하는 항미원조 전쟁 참전 70주년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10월 10일을 즈음해 개통 가능성이 있다. 북·중 물류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교수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교수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교수=중국은 남·북·미가 주도하는 북핵 논의가 이미 실효성이 다됐다고 여긴다. 중국이 주도하는 4자·6자 판을 짜는 고민에 들어간 듯하다.
 
코로나 이후 미·중 사이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기운다는 전망은 신중히 해야 한다. 중국이 체제 우월성과 세계적 전파 가능성을 말하지만, 중국의 초기 정보 은폐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

▶정재호 서울대 미중관계연구센터 소장=김정은과 시진핑의 최근 만남에서 “선혈이 굳어서 된 관계”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중국이 줄곧 순망치한(脣亡齒寒)을 말하지만, 과연 누가 입술인지 궁금하다. 중국은 자신을 이빨로 생각하겠지만, 과연 북한이 동의할지 의문이다. 아니면 “누구라도 젖만 주면 엄마라고 할 수 있다(給奶便是娘)”는 상황인지 검토가 필요하다.
 
정재호 서울대 교수

정재호 서울대 교수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북한의 의도를 반영한 ‘중국 용어’를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북한은 쌍중단, 쌍궤병행을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다. 단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말라고 할 뿐이다. 한국은 좋은 아이디어라며 받았다. 이것이 중국 경사다. 북한조차 말하지 않은 용어를 받아 국내와 미국에 불필요한 대중경사론의 빌미를 줄 필요는 없다.
 
홍석현 한반도 평화만들기 이사장

홍석현 한반도 평화만들기 이사장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북한 경제는 ‘달러가 기본 화폐가 돼’(dollarization) 세계 경제에 통합돼 있다. 유엔의 대북 제재로 수출이 막혀 달러가 안 들어와 경제의 핵심인 장마당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북한경제를 지원하는 중국이 북한 비핵화의 키를 쥐고 있다. 미국이 북한을 ‘제2의 대만’으로 활용할지 모른다는 중국의 불안감을 잠재우면 중국이 북한 비핵화에 나설 수 있다. 한국 외교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중 비전포럼
한·중 관계의 미래 좌표와 비전을 찾기 위해 전문가 18명이 결성한 포럼.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이 대표를 맡고 신정승 전 주중대사가 위원장을 맡았다.

 
정리=신경진 중국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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