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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계곡 불법 시설물과 전쟁, 90% 넘게 철거했다

중앙일보 2020.04.29 00:30 종합 22면 지면보기
이재명 경기지사(가운데)가 지난달 24일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대심리 남한강 거북섬에서 불법 시설물 철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이재명 경기지사(가운데)가 지난달 24일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대심리 남한강 거북섬에서 불법 시설물 철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대심리 일대 24만㎡ 규모의 남한강 거북섬. 단일 면적으로는 경기도에서 최대 규모의 불법 시설물 운영지역이다. 거북섬은 상수원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국가하천구역 등 중첩 규제에도 수십 년 동안 불법 시설물 37개가 운영됐다. 양평군은 2009년부터 고발 등을 통해 불법 시설물 철거를 추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청정계곡 복원사업
자진철거 거부할 땐 행정대집행
남한강 거북섬도 최근 철거완료
자연형 복원뒤 편의시설 등 설치

 
이에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청정계곡 복원사업 추진에 나서 최근 철거를 마쳤다. 거북섬에서는 사유지, 국유지 구분 없이 설치된 건축물 9개, 화장실 6개, 컨테이너 4개, 교량 2개, 몽골 텐트 1개 등의 불법 시설물이 적발됐다. 지난달 24일 현장 점검에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는 “불법 시설물이 대규모로 방치돼 있었다니 놀랍고 안타깝다”며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살려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도록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세기 동안 경기도 내 하천·계곡을 무단으로 점령해 왔던 불법 시설물이 이달 말이면 사실상 모두 사라지고, 하천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이재명 지사가 지난해부터 ‘청정 하천·계곡 복원’을 위해 추진 중인 하천·계곡 불법행위 근절 대책이 조기에 성과를 보이고 있다. 고강수 경기도 하천과장은 “도내 하천·계곡 불법시설이 이달 말이면 사실상 모두 철거될 예정”이라고 28일 말했다.  
지난해 11월 22일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가평군 어비계곡 내 벽계천을 방문, 하천·계곡 내 불법 영업시설 철거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지난해 11월 22일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가평군 어비계곡 내 벽계천을 방문, 하천·계곡 내 불법 영업시설 철거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불법 시설물 철거 성공은 ‘당근과 채찍 정책’ 주효

이런 결과는 ‘당근과 채찍 정책’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는 그동안 강제철거 대상에 대해 자진철거 기회를 부여하는 한편 자진철거를 거부할 경우 행정대집행 계고와 고발 등으로 강력히 대처하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했다.  
 
지난 23일엔 자진철거가 지연되던 동두천시 탑동천 식당의 방갈로 등 불법 시설에 대해 포크레인 등을 동원해 행정대집행으로 철거했다. 이를 위해 도는 지난달 31일 실거주 시설을 제외한 불법 시설은 예외 없이 이달 말까지 강제 철거토록 각 시·군에게 요청했다. 
 
이 결과 지난 24일 기준 25개 시·군 187개 하천에서 적발한 불법시설 1436곳 가운데 95.4%인 1370곳이 철거됐다. 주민이 실거주해 철거 절차가 진행 중인 시설물 51곳을 제외한 실제 영업이 이뤄지고 있는 불법 시설물의 철거율은 98.9%에 달한다.  
 

불법 시설물 철거한 곳, 자연형으로 복원  

경기도는 불법 시설물이 철거된 계곡은 자연형으로 복원하고 친환경 편의시설 설치, 관광·음식·숙박·휴게 등 주민 생계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하천·계곡 정비가 완료되면 그 자리에 공동화장실, 특산품 판매장, 친환경 주차장 등 관광객과 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편의시설을 갖추는 생활 SOC(사회간접자본)을 갖출 예정이다.
 
이 지사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년 여름 깨끗해진 계곡, 기대하셔도 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려  “깨끗해진 계곡을 도민 여러분께 돌려드릴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불법은 없애고 지역관광과 경제를 모두 살리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재건 경기도 하천관리팀장은 “이번 성공 원인 중 하나는 하천의 관할 지자체(시·군), 관리청(국가, 도, 시·군)과는 별개로 모든 하천에 대해 경기도가 주도적이고 강력한 의지를 갖고 철거를 추진한 결과”라고 말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과 시 관계자들이 지난해 8월 18일 불법 시설물 철거가 완료된 별내면 수락산 계곡을 찾아 피서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남양주시]

조광한 남양주시장과 시 관계자들이 지난해 8월 18일 불법 시설물 철거가 완료된 별내면 수락산 계곡을 찾아 피서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남양주시]

 
앞서 남양주시는 별내면 청학천(수락산 계곡), 오남읍 팔현천(은항아리 계곡), 와부읍 월문천(묘적사 계곡), 수동면 구운천(수동 계곡) 등 4개 하천과 계곡의 82개 업소가 설치한 불법 시설물 1105개와 2260t의 폐기물을 지난해 8월 철거한 바 있다. 시는 정비를 마치는 대로 시민공원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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