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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코로나19 집단면역을 기다린다고?

중앙일보 2020.04.28 14:14

[더,오래]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74)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을 한고비 넘겼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와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를 보면 불안감은 좀체 가시지 않는다. 요지는 이렇다. “현시점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돼 항체를 가진 사람이 다시 감염되지 않는다는 증거가 없다. 항체가 생겼다고 해서 재감염을 막을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제2의 유행이 올 수 있다. 코로나19가 만연했던 네덜란드의 경우 전체 인구 중 항체를 가진 비율이 3%에 불과했다”라고.
 
이른바 항체가 바이러스를 물리치는데 제 역할을 못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이다. 바이러스 질병에 항체가 생기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고, 치료제가 없는데도 완치가 되는 것은 항체가 코로나를 물리쳤다고 보기 때문이다. 만약 항체가 제구실을 못 했다면 치사율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야 하고 치료가 거의 불가능해져야 한다. 개인차는 있지만 대부분의 바이러스성 질병은 한번 항체가 생기면 평생 혹은 오랫동안 지속하여 같은 병에 다시 걸리지 않는다(는 게 면역학의 상식이다). 혹시나 이번 코로나가 여태까지의 면역상식을 뒤집는 종이 아니라면 말이다. 만약 항체가 재감염을 막지 못한다면 지금 혼신을 다해 개발 중인 백신도 무용지물이 된다. 그렇기라도 하면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런 팬데믹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인가.
 
개인차는 있지만 대부분의 바이러스성 질병은 한번 항체가 생기면 평생 혹은 오랫동안 지속하여 같은 병에 다시 걸리지 않는다는 게 면역학의 상식이다. [사진 Pixabay]

개인차는 있지만 대부분의 바이러스성 질병은 한번 항체가 생기면 평생 혹은 오랫동안 지속하여 같은 병에 다시 걸리지 않는다는 게 면역학의 상식이다. [사진 Pixabay]

 
네덜란드의 경우 전체인구 중 항체보유비율이 3%에 머문다고 한 것은 집단면역에 도달하려면 그 수치가 한참 모자란다는 의도로 말한듯하다. 집단면역(일명 사회면역)이란 감염이나 예방접종을 통해 집단의 상당 부분이 전염병에 대한 면역(항체)을 가지는 상태가 되어 전염병으로부터 간접적인 보호를 받는 것을 말한다. 집단 내의 60% 정도가 항체를 가지면 전염병의 전파가 느려지거나 멈추게 된다는 학술이론이다.
 
집단면역은 치사율이 낮은 일반감기에 한해서는 그럴 수가 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한 코로나에 이를 적용하려는 시도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예로서 스웨덴과 영국이 그러려다 사달이 났다. 초기에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등의 대응은 하지 않고 국민의 60% 정도가 감염되도록 방치하는 작전을 폈다. 스웨덴은 현재까지도 학교와 유치원, 식당, 술집 등 공공장소를 폐쇄하지 않고 집단면역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1000만명 조금 넘는 인구에 27일 현재 1만8000명 확진에 2200여명이 사망했다. 사망률 12%다.
 
스웨덴의 항체 보유자가 60%에 도달하려면 치사율로 봐서 6백만명 발병에 72만명이 사망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런 희생을 치러야 집단면역이 달성된다면 가당키나 한 소린가. 아니 집단면역에 도달해도 항체가 제구실을 못 한다는 WHO의 가정이 맞는다면 별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 항체가 생겨도 다시 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인데 집단면역이 별 소용이 있겠나 하는 것이다.
 
우리도 질병관리본부가 집단면역에 대한 전수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가장 발병자가 많은 대구·경북을 우선하겠다는 것이었다. 얼핏 보기엔 자료를 얻는 데는 도움이 될 성은 싶다. 그러나 집단면역과 연결 짓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유는, 감염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항체가 있을 리 없고, 본인도 모르게 무증상으로 지나간 사람도 그렇게 많지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차라리 완치자의 숫자로 그 비율을 계산하는 것이 오히려 낫지 싶다. 일설에는 총 감염자의 30% 정도가 무증상으로 넘어간다는 주장이 있긴 하다.
 
이제 우리는 한고비를 넘긴듯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모두 방역수칙을 잘 지켜 이 난국을 수습하고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고대한다. [사진 Pixabay]

이제 우리는 한고비를 넘긴듯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모두 방역수칙을 잘 지켜 이 난국을 수습하고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고대한다. [사진 Pixabay]

 
그런데 수수께끼가 있다. 의료선진국이라는 유럽과 북미가 발병자뿐만 아니라 사망률이 동양권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 그 이유에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코로나의 유형이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설, 인종 간 바이러스에 대한 감수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거, 예컨대 코로나의 부착부위인 ACE2단백질의 구조가 진화과정 중에 다소 달라진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또는 서양인에게는 코로나의 증식환경이 더 좋던가. 그렇지 않으면 설명이 어려워서다. 전적으로 필자의 추측이다.
 
또 이해가 안 되는 게 있다. 현재 완치판정을 받았다가 재발(재양성)한 경우가 260여건이나 된다. 재재확진자도 3명이 나왔다. 이유가 잘 설명되지 않지만 이렇게 추측한다. 완치자가 면역력이 약해 다시 증식했을 가능성(재감염이 아님), 혹은 음성판정 시 채취를 꼼꼼히 하지 않아 놓쳤거나, 또는 기관지나 폐포속 깊숙한 곳에 죽어 있던 바이러스가 밖으로 서서히 배출되어 검출됐을 가능성 등을 든다. 이런 재확진자는 대부분 바이러스의 전파성이 약하거나 없다는 것도 이 가정을 뒷받침한다.
 
어쨌거나 이번 바이러스는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아니 곧 끝날 것이다. 부디 백신과 치료제가 빨리 나와 지구촌이 옛날 모습으로 되돌아가기를 소망한다. 동시에 일부 전문가가 기대하는 집단면역이 이번 코로나의 경우 얼마나 황당한 대책인가를 실감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제 우리는 한고비를 넘긴듯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모두 방역수칙을 잘 지켜 이 난국을 수습하고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고대한다.
 
부산대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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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이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필진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 시중에는 건강식품이 넘쳐나고 모든 식품이 약으로 변했다. 허위와 과대광고로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함량 부족의 전문가가 TV에 붙박이로 출연하면서 온갖 왜곡정보를 양산하고 소비자를 기만한다. 음식으로 치료되지 않는 질병이 없고 그들의 말대로라면 질병에서 해방될 것 같은 분위기다. 대한의사협회가 이들을 쇼닥터로 지칭하고 규제대상으로 삼을 정도로 이제 그 도를 넘겼다. 노후에 가장 관심사인 건강관리를 위해 올바른 지식을 알리고 시중의 잘못된 식품에 대한 왜곡된 상식을 바로잡는 데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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