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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8건 오락가락 트윗…"백악관, 트럼프 없는 브리핑 고려"

중앙일보 2020.04.27 18: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의 기자 브리핑실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련 브리핑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의 기자 브리핑실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련 브리핑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살균제 발언'으로 후폭풍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공식 브리핑을 취소하고 주말 내내 분노의 '폭풍 트윗'으로 언론을 질타했다. 그는 노벨상과 언론인에게 주어지는 퓰리처상을 혼동한 듯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없는 브리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총 38건의 트위터 게시물을 올렸다. 직접 작성한 글 반, 다른 이가 작성한 글을 공유하는 '리트윗' 반이다. 그는 "멜라니아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트윗을 시작으로  "나는 역사상 가장 열심히 일한 대통령", "나는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백악관을 떠나지 않고 일하고 있는데 나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삼류 기자가 내 일정에 대해 기사를 쓴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러시아 스캔들'을 언급하며 "완전히 틀린 러시아 기사로 노벨상 받은 기자들은 언제쯤 소중한 노벨상을 진실한 기자들에게 돌려줄 건가"라며 "노벨위원회는 상의 반환을 언제 요구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 매체 더 힐은 "퓰리처상과 노벨상을 혼동한 것 같다"면서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관련 기사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2개의 언론사는 '러시아 스캔들' 기사로 받은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브리핑 총 13시간…잘못된 정보 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브리핑 중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브리핑 중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의 대응책을 놓고 최근 3주간 거의 매일 백악관 브리핑을 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데이터 분석업체 '팩트베이스'를 인용해 지난달 16일부터 진행된 35차례의 백악관 브리핑 분석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총 13시간 동안 발언했는데 이는 데비 벅스 코로나19 TF 조정관이나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의 발언 시간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리핑 시간 동안 자신의 치적을 과시하거나 정적을 공격하는데 각각 2시간과 45분을 할애했다고 WP는 분석했다.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데 들인 시간은 4분 30초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환자에게 자외선이나 햇볕을 쬐게 하거나 살균제의 인체 주입을 검토해 보라는 비과학적 정보를 공식 발표했다가 거센 비난에 휩싸인 상태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핑 내용 중 25%는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잘못된 정보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현재 코로나19 감염세가 가파르다. 사망자만 5만5000명을 넘어섰고 확진자는 98만명을 돌파하며 100만명에 다가서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빨간 불이 켜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직접 백악관 브리핑을 주재하며 "미국은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브리핑 '독약' 작용…전략 수정하는 백악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브리핑은 그의 재선에 '독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 23일 있었던 '살균제 발언' 이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이 살균제 부적절 사용에 대한 경고문을 올리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상대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반(反) 트럼프 성향의 서방 언론들은 이달 초 "코로나19 못지 않게 트럼프 대통령의 연약한 정신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백악관은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보다 경제 회복에 집중하는 역할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데비 벅스 조정관은 이날 폭스뉴스를 통해 "코로나19 브리핑은 과학적이고 정책적인 메시지로, 미국인들에게 비정파적 방식으로 전달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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