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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트랙 한중관계, “시진핑 주석 방한은 살아있는 카드”

중앙일보 2020.04.27 10:56

친구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돌아갈 수 있겠구나, 이젠 아내 만날 수 있겠구나..

친구는 상하이에서 유아 교육 관련 사업을 한다. 설 명절을 쇠기위해 1월 말에 서울에 왔다. 온 김에 서울 일을 처리하느라 며칠 더 묵었다. 그러나 그게 긴 가족과의 생이별이 될 줄은 몰랐다. 코로나로 아직도 상하이 아내와 딸이 있는 그의 집에 가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좋은 소식이 들렸다. 한국과 중국이 기업인에 한해 '패스트 트랙'을 적용한다는 얘기였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한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양국 기업인들에 대해 14일간의 격리를 면제해주는 '기업인 입국 패스트트랙' 제도를 시행키로 하고, 협의 중이다. - 연합뉴스. 4. 21.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한중 관계 분위기는 좋아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 유럽, 일본 등과 힘겨운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한국과는 우호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방역 과정에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해준 결과로 해석된다.
 
양국 관계가 '패스트 트랙'을 타고 있다는 건 여러 측면에서 들린다. 삼성은 전세기로 시안(西安)에 200여명의 기술진을 보냈다.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는 '우한에서 한중 교류 행사를 열자'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장 대사의 제안 소식이 검색 상위에 랭크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중 '패스트 트랙' 뭘 의미할까?

코로나19 방역에 가장 뚜렷한 실적을 내고 있는 나라가 한국과 중국이다. 물론 악화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 볼 때 그렇다. 두 나라는 서로 방법은 다르지만 방역에 성공하고 있는 듯 보인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코로나도 힘을 못쓰게 되고, 중국과 한국은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 종식'을 선언할 수도 있겠다.
 
코로나는 국제적인 돌림병이 됐다. 어느 한 나라가 먼저 종식한다고 해서 정상화될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데 역병이 퇴치된 나라끼리는 먼저 왕래할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이 먼저 문을 전면 개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진핑 주석도 올 수 있다. 원래 올 상반기 오기로 의견을 모으고 있었는데, 역병으로 인해 연기된 방문이었다. 필자는 오리라고 본다. 두 나라의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는대로 말이다.
지난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베를린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악수하는 모습 [출처 중앙포토]

지난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베를린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악수하는 모습 [출처 중앙포토]

정치적으로도 그만한 이벤트가 없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우리는 이제 코로나 안전하다'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시 주석은 외교적 우군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문제를 매듭 짓고 싶어 한다. 2003년 사스 때 중국을 방문해 실익을 챙겼던 노무현 대통령의 일도 떠오를 것이다. 짝짝꿍이다.  
 
베이징의 한국 대사관 관계자도 이를 확인한다. 그는 "시진핑 주석 방한은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라며 "코로나 상황이 문제일 뿐, 시 주석의 방한 그 자체는 여전히 추진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역병 상황을 봐가면서 방한을 추진한다는 얘기다. 그는 "역병과의 전쟁 과정에서 쌓은 한중 양국의 신뢰가 외교적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말도 했다.
 
상하이 친구는 오늘 몇 차례 7살 딸아이와 인터넷 화상 통화를 했다. "곧 만날 수 있으니 기다려~"라는 말도 했다.  
 
패스트 트랙에 오른 한중 관계, 그의 비즈니스도 패스트 트랙에 오르기를 기대해본다.
 
차이나랩 한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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