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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헬기발포 묻자 "왜 이래"했던 전두환…또 광주 법정행

중앙일보 2020.04.27 10:47
“조비오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다.”
 

전 전 대통령, 27일 오후 2시 광주지법 출석
연희동서 자택 차량이동…이순자씨도 동석
고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 기소돼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2017년 4월 펴낸 『전두환 회고록』 제1권에서 주장한 내용(484p)이다. 그는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27일 오후 2시 법정에 선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27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연희동 자택에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이날 공판기일이 열리는 광주지법 앞에 경찰 병력이 배치된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27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연희동 자택에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이날 공판기일이 열리는 광주지법 앞에 경찰 병력이 배치된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1년 만에 다시 광주 재판 출석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25분쯤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 차를 타고 광주로 출발했다. 앞서 전 전 대통령 측은 지난 20일 광주지법에 부인 이씨의 법정 동석을 요청하는 신청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바 있다.
 
 전 전 대통령이 광주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해 3월 11일에 열린 광주 재판에 첫 출석했었다. 이날 그가 법정에 선 것은 1996년 12·12 군사반란, 5·18 당시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지 23년 만이었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은 피고인 신원 확인을 위한 첫 공판기일로 전 전 대통령은 재판 중 꾸벅꾸벅 졸다 깨는 불성실한 태도로 지탄을 받았다. 또 5·18 당시 헬기 사격도 부인하며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11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다 "왜 이래"라며 질문하는 기자를 쳐다보고 있다. [뉴시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11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다 "왜 이래"라며 질문하는 기자를 쳐다보고 있다. [뉴시스]

5·18 단체, "전두환 사죄하라" 촉구

 5·18 단체들과 광주시민들은 전 전 대통령의 광주 재판에 맞춰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 대한 사죄 촉구 집회를 준비해왔다. 전 전 대통령이 27일 자신의 자택을 나서자 5·18 구속부상자회, 5·18 정신을 지키는 민주시민 등 5월 단체들이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기도 했다.

 
 5·18 유족회원들은 이날 광주지법 앞에서 상복을 입고 검은 마스크를 쓴 채 침묵시위를 예고했다. 구속부상자회와 부상자회 등은 지난해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했던 '전두환 구속 촉구 동상'을 광주지법 앞에 설치한다. 5월 단체들은 광주지법 앞 시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열린다는 점을 고려해 1~2m 이상 떨어져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돌발상황에 대비해 약 500명의 경찰인력을 광주지법 인근에 투입할 계획이다. 광주지법도 80~100명의 보안인력 투입이 예상된다. 광주지법은 전 전 대통령의 재판 출석을 앞둔 지난 24일 오후 6시부터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26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시민들이 '무릎꿇은 전두환 동상'. 프리랜서 장정필

26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시민들이 '무릎꿇은 전두환 동상'.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해 재판서는 헬기사격 부정 

 재판부는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입장을 다시 듣는다. 지난해 그의 변호인은 5·18 당시 헬기 사격에 대해 부인했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1일 광주 재판 출석 당시 재판정에서는 별말이 없었지만, 법정에 들어서는 중 "발포 명령을 부인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왜 이래"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은 1980년 5월에 광주에서 헬기 사격이 이뤄졌는지 여부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는 허위 사실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점이 입증되면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 사자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앞서 검찰은 5·18과 관련된 수사 및 공판 기록, 국가기록원 자료, 참고인 진술 조사 등을 통해 전 전 대통령의 주장이 허위라고 판단해 그를 기소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지난해 재판에서 헬기 사격을 부인한 바 있다.
 
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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