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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추천의 책, 당신은 몇 권이나 봤나요

중앙일보 2020.04.27 10:07
2013년 11월 중국 산둥성 취푸의 공자연구원을 참관해 서적을 둘러보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신화망 캡처]

2013년 11월 중국 산둥성 취푸의 공자연구원을 참관해 서적을 둘러보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신화망 캡처]

“독서가 리더십 수준을 결정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앙당교(中央黨校) 교장 시절(2002~2007년) 당 간부들에게 늘 하던 말이라고 한다. “변화가 빠른 현대의 리더십은 시대를 호흡하는 공부가 필요한 바, 이를 위해선 독서가 필수”란 이유에서다.
중국 인민일보는 지난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애독서 76권을 7개 부류로 나눠 소개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 인민일보는 지난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애독서 76권을 7개 부류로 나눠 소개했다. [중국 인민망 캡처]

그런 시 주석의 서가엔 최근 어떤 책이 꽂혀 있을까.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지난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시진핑 추천의 책, 당신은 몇 권이나 봤나요?’라는 제하에 시 주석의 서가 일부를 소개했다.

시진핑 서가에 꽂힌 7개 분야 도서 76권
‘세계 책의 날’ 23일 맞아 인민일보 소개
야스퍼스의 『역사의 기원과 목표』 독후감
시 주석은 무력이 아닌 문화의 힘 강조
코로나 관련 위생, 과학 분야 책 없어 아쉬워

 
중국 언론은 과거에도 ‘시 주석이 어떤 책을 애독하나’라는 주제로 시 주석이 즐겨 보는 도서 목록을 공개한 바 있다. 눈에 띄는 건 소개 때마다 목록에 약간씩 변화가 가해진다는 점이다. 그해 중국이 강조하고 싶은 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일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서가에 꽂힌 책 중 마르크스-레닌주의 저작을 가장 먼저 소개해 공산주의자로서의 시진핑을 강조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 인민일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서가에 꽂힌 책 중 마르크스-레닌주의 저작을 가장 먼저 소개해 공산주의자로서의 시진핑을 강조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올해는 어떨까. 시 주석의 애독서 76권을 7개 부류로 나눠 소개했다. 첫 번째로 마르크스-레닌주의 고전을 열거하며 공산주의자로서의 시진핑을 강조했다. 『공산당 선언』과 레닌의 『제국주의론』, 마르크스의 『자본론』, 엥겔스의 『반(反) 듀링론』 등 10권이 소개됐다.
 
두 번째는 철학·법학 관련 10권. 마르쿠제의 『일차원적 인간』, 루소의 『사회계약론』 외에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 가 놓였다. 인민일보는 ‘시진핑의 독서 노트’라며 칼 야스퍼스의 『역사의 기원과 목표』에 대한 시 주석의 독후감을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칼 야스퍼스의 저서 『역사의 기원과 목표』에 대한 독후감으로 ’중국의 지위와 영향은 무력이 아닌 문화의 힘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칼 야스퍼스의 저서 『역사의 기원과 목표』에 대한 독후감으로 ’중국의 지위와 영향은 무력이 아닌 문화의 힘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중국 인민망 캡처]

“예로부터 중화민족이 세계에서 지위와 영향을 가질 수 있었던 건 무력을 남용해 전쟁을 일삼은 결과가 아니고 또 대외적인 확장을 꾀한 결과도 아니다. 중화문화의 커다란 호소력과 흡인력 때문이다”. 무력이 아닌 문화로 세계적 영향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올해 시진핑 주석의 애독서를 소개하면서 중국이 가장 강조하고자 한 부분으로 읽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명대에 쓰인 ‘삼언(三言)’을 틈이 날 때마다 들춰 보아 여러 경구를 외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명대에 쓰인 ‘삼언(三言)’을 틈이 날 때마다 들춰 보아 여러 경구를 외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망 캡처]

세 번째로는 중국 고전 14권을 꼽았다. 『대학』과 『춘추』, 『시경』, 『예기』, 『관자』, 『논어』, 『맹자』, 『순자』, 『좌전』, 『공자가어통해(孔子家語通解)』, 『논어전해(論語全解)』 외에 명(明)대에 쓰인 ‘삼언(三言, 喩世明言 警世通言 醒世恒言)’ 세 권을 덧붙였다. 시 주석은 매일 이 ‘삼언’을 들춰 그 안에 쓰인 많은 경구(警句)를 외울 정도가 됐다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의 당대 문학 작품 중 자신과 친분이 있는 자다산의 문학전집이 유머와 철학적 분석이 넘치는 작품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의 당대 문학 작품 중 자신과 친분이 있는 자다산의 문학전집이 유머와 철학적 분석이 넘치는 작품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 인민망 캡처]

네 번째는 역사 관련 서적 4권이다. 중국 역사와 관련해선 『사기선(史記選)』과 『한서선(漢書選)』, 세계 역사로는 『세계통사』와 『현대유럽사』가 서가에 꽂혔다. 역사의 중요성에 비할 때 너무 적지 않은가 하는 느낌이 든다.
 
다섯 번째는 경제 관련 서적으로 모두 8권이 등장했다. 토마피게티의 『21세기 자본론』과 사이먼 쿠즈네츠의 『각국의 경제성장』, 폴 새뮤얼슨의 『경제학』,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등 다양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젊을 적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매료됐다며 ’사느냐 죽느냐“를 부단히 생각하다가 최종적으론 국가와 인민을 위해 자신의 신념을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젊을 적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매료됐다며 ’사느냐 죽느냐“를 부단히 생각하다가 최종적으론 국가와 인민을 위해 자신의 신념을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여섯 번째로 분류된 건 중국의 당대 문학 작품 6권. 중국 공산당의 투쟁과 승리를 그린 진이난(金一南) 중국 국방대 교수의 『찬란한 고난(苦難輝煌)』도 등장했지만 시 주석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자다산(賈大山) 문학작품전집이 가장 크게 소개됐다.
 
마지막으론 외국의 고전과 명저 23권이 등장했다. 시 주석이 좋아하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나 『리어왕』 등 셰익스피어의 여러 희곡 작품,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토마스 페인의 『상식』, 미하일 솔로호프의 『고요한 돈강』 등이 소개됐다.
『공산당 선언』의 중국어판 초기 판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 책이 이론의 보물창고로 반복적인 학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인민망 캡처]

『공산당 선언』의 중국어판 초기 판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 책이 이론의 보물창고로 반복적인 학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올해 시 주석의 서가를 장식한 책으로 소개된 76권을 보면 고전이 압도적이다. 현대 저작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세계를 강타한 시점이지만 위생이나 환경, 과학 분야 서적도 보이지 않아 다소 아쉬움을 낳는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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