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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아무리 맛있어도 찡그린 종업원이 서빙한다면…

중앙일보 2020.04.27 08:00

[더,오래]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35)

서비스업을 인식하는 것이 이 일을 하는 의미로 이어진다. 예를 들면 음식을 만들어 팔기만 하는 업체에서는 고객의 반응을 직접 볼 수 없다. 그러나 외식업은 다르다. 고객의 반응을 직접 볼 수 있다. 정성을 다하면 만족하는 고객의 마음이 직접 전해진다. 고객과 정감이 통한 관계가 성립되므로 그때마다 자신의 일에 대한 충족감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일하는 보람이란 이러한 충족감이 있어야 비로소 생기는 것이다.
 
회사에서 평가를 잘 받으면 그것이 월급 인상이나 승진으로 이어진다는 즐거움이 있다. 이는 일에 보람을 갖고 일한 결과로서 자연히 따라 오는 것이다. 외식업은 고객을 즐겁게 하는 자체가 자신의 즐거움이 되고 사는 보람이 직접 자신의 풍요로운 생활로 연결된다. 이것은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맛볼 수 있는 묘미다. 고객의 웃는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신이 난다면 훌륭한 경영자가 될 자격이 있다.
 
외식업이란 음식을 통해 마음을 파는 비즈니스다. 이 ‘마음’이 없이 단지 형식적인 서비스를 하면 고객은 감동을 받지 않는다. 이 ‘마음’을 경영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경영자로서 실격이다. 이 식당의 ‘마음’을 종업원에게 가르치고 철저히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경영자인 자신이 서비스에 대해 폭넓게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하나의 수준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 수준의 일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 상위 수준과 하위 수준 모두를 숙지하는 것에 의해 비로소 자신이 선 위치를 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고객에게 언제나 웃는 얼굴을 한다는 것은 소위 형식적인 웃음의 의미가 아니다.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나타내는 것, 그리고 나서 따뜻한 마음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을 말한다. [사진 pixnio]

고객에게 언제나 웃는 얼굴을 한다는 것은 소위 형식적인 웃음의 의미가 아니다.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나타내는 것, 그리고 나서 따뜻한 마음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을 말한다. [사진 pixnio]

 
그럼 식당의 당연한 서비스란 말할 것도 없이 고객을 만족하게 하는 서비스다. 그러나 이는 말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 왜냐하면 고객의 만족감이란 일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개개인의 차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고객이 식당에 대한 기대의 정도에 따라서 바뀌는 것이다.
 
예를 들면 패밀리 식당에서 객단가가 10만원 이상이 되는 고급 프렌치 식당에서나 제공하는 서비스를 기대하는 고객은 거의 없다. 반대로 고급 프랑스식당에서 패밀리 식당과 같은 서비스를 받은 고객은 두 번 다시 그 식당을 찾지 않을 것이다. 그럼 패밀리 식당이라면 서비스를 소홀히 해도 좋은가 하면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 패밀리 식당의 고객은 그 이용 동기와 지출의 대가로서 충분한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고객의 만족도는 일률적으로 정의할 수 없다. 그러나 고객의 이용동기와 객단가에 의해 자연히 서비스 수준의 경계선이라는 것이 생긴다. 경계선이란 그 업태에서 최소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서비스의 수준인 것이다.
 
식당으로서는 우선 이 경계선의 서비스를 철저히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그것만으로 고객이 진정으로 만족한다고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비슷한 업태의 경쟁식당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B식당과 C식당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받은 고객에게 경계선의 서비스는 당연한 대금의 대가다. 따라서 특별히 불만은 갖지 않을지도 모르나 만족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고객을 감동하게 할 수 있는가? 답은 경계선을 상회하는 서비스다. 어렵게 생각할 것은 아니다. 경계선의 서비스에 하나 더 고객을 감동하게 하는 서비스를 하면 되는 것이다. 고객이 감동하는 것은 예기치 못한 서비스를 받았을 때이다. 예를 들면 고급 식당이 아닌데도 경영자가 자리까지 와서 인사를 한다거나. 식사 후에 ‘맛있게 드셨습니까’라고 말을 건넨다든가, 한 번 더 뜨거운 물수건을 서비스한다든가 할 때 고객은 ‘이 식당에 오길 잘했다’는 기분이 든다. 식사라는 것은 그때의 기분에 따라 맛있게도 느끼고 맛없게도 느낀다. 거기에 이러한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받으면 음식을 실제 이상으로 맛있게 느낄 것이다.
 
이와 같이 사소한 배려가 고객을 감동하게 하고, 그 감동은 강한 인상이 되어 고객의 마음에 남는다. 그것은 고객의 기대를 상회하는 서비스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를 유념해 실천하는 것으로 단골이 늘고 나아가 단골의 입소문이나 신규고객의 동반을 기대할 수 있다.
 
서비스는 기본 서비스와 응용 서비스로 크게 나누어진다. 기본 서비스란 어렵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은 2가지로 압축된다. 그것은 ① 항상 웃는 얼굴, ② 밝고 시원시원한 태도와 접객 기본용어이다. 이런 것은 외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연한 것을 실천한다는 것이 실제로는 의외로 어려운 것이다. 예를 들면 전 종업원이 언제나 웃는 얼굴을 할 수 있는 식당은 얼마나 될까.
 
무슨 일이든 기본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기본이야말로 본질적인 요소가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언제나 웃는 얼굴을 한다는 것은 소위 형식적인 웃음의 의미가 아니다.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나타내는 것, 그리고 나서 따뜻한 마음으로 서비스하는 것을 말한다. 서비스업의 본질은 호스피탤리티(hospitality)다. 호스피탤리티는 원래 병든 사람을 극진히 간호한다는 뜻에서 생겨난 단어이지만, 이것은 단순한 테크닉이 아니라 따뜻한 진심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우리 집에 친척, 아는 사람을 초대했을 때 마음으로 서비스하라는 것은 이 따뜻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서비스 정신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소한 배려가 고객을 감동시키고, 그 감동은 강한 인상이 되어 고객의 마음에 남는다. 이러한 서비스를 유념해 실천하는 것으로 단골고객이 늘고 나아가 신규고객의 동반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사진 pxhere]

사소한 배려가 고객을 감동시키고, 그 감동은 강한 인상이 되어 고객의 마음에 남는다. 이러한 서비스를 유념해 실천하는 것으로 단골고객이 늘고 나아가 신규고객의 동반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사진 pxhere]

 
결국 기본 서비스란 일하는 마음의 문제이지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때때로 종업원에게 우러나는 마음, 감사의 마음이 아니라 접객용어와 기본동작만을 가르치고 다 됐다고 생각하는 식당이 있다. 마음보다도 형식에 얽매여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식당에서는 그 형식이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마음이 담겨있지 않은 형식뿐인 접객은 로봇이 서비스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어서 오십시오’, ‘감사합니다’라고 테이프를 반복하고 음식은 컨베이어 벨트로 운반해 오는 것 같은 것이다. 이걸로 어떻게 고객을 감동하게 할 수 있겠는가?
 
물론 접객 기본용어와 접객 태도를 가르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것을 제대로 된 수준에까지 몸에 익히기 위해서 상당한 훈련을 거듭해야 한다. 또 사람이 항상 웃는 얼굴을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고객의 앞에 선 이상 내심 어떤 불쾌한 일이 있다 해도 항상 밝게 웃는 얼굴이 아니면 안 된다. 이것이 서비스맨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시간제 종업원이라 해도 급료를 받는 이상은 프로인 것이다. 따라서 종업원에게 이러한 프로의식을 갖게 하도록 지도하는 것은 경영자의 책임이다. 프로의식이란 서비스 정신인 것이다.
 
고객이 원하기 전에 한발 먼저 다가서 고객의 불편함을 미리 덜어주는 ‘One step ahead’ 서비스와 항상 고객이 필요한 순간을 캐치할 수 있는 ‘Eye contact’ 서비스의 실행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은 다른 식당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차별화된 감동을 주어 고객의 발길을 모을 수 있다.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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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이준혁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필진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 국내 대표적인 외식브랜드와 식당 300여개를 오픈한 외식창업 전문가다. 지난 30여년간 수 많은 식당을 컨설팅하고 폐업을 지켜봤다. 자영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창업강의 등을 통해 폐업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의 갱생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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