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파르게 오르다 1억6000만원 뚝…기세 꺾인 ‘천당 아래 분당’

중앙일보 2020.04.27 05:23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단지 전경.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단지 전경.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하늘을 찌르던 ‘천당 아래 분당’ 기세가 꺾였다. 지난해 12‧16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파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넘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까지 흔들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상승률 3배였던 분당
올 들어 하락세 주도…판교도 약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경기도 아파트값은 4.19% 상승했지만, 분당구 아파트값은 0.38% 떨어졌다. 하락 폭은 커지고 있다. 4월 셋째 주 분당 아파트값은 0.07% 하락했다. 양주(-0.21%), 이천(-0.09%)에 이어 경기도에서 세 번째로 하락 폭이 크다.  
 
분당구는 수도권 1기 신도시인 분당신도시와 2기 신도시인 판교신도시가 있는 지역이다. 1991년 입주가 시작된 분당신도시는 당시 보기 드물게 쾌적한 주거환경과 강남이 가깝다는 입지 여건에 힘입어 ‘천당 아래 분당’으로 불리며 수도권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2008년 첫 입주가 이뤄진 판교신도시도 ‘로또 신도시’로 불리며 수도권 대장주로 꼽힌다.  
 
이런 분당이 올해 들어 맥을 못 추고 있다. 12‧16대책 직전 분당 아파트값은 상승세는 가팔랐다. 지난해 9~12월 분당 아파트값은 4.1% 올라 경기도(1.73%)의 세 배였다. 하지만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나오자 아파트값이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 아파트값 하락세를 주도하는 아파트도 9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다. 대출 규제에 세금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금곡동 두산위브트레지움 147㎡(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11억6700만원(20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엔 12억4000만원(5층)에 거래됐던 아파트다. 
 
서현동 시범한신 84㎡은 지난달 최저 11억50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엔 12억원(9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서현동 시범 현대 108㎡는 지난해 12월 최고 11억3000만원(3층)에 거래됐지만, 두 달 만에 9억8000만원(1층)까지 몸값이 내렸다. 
 
판교신도시도 사정이 비슷하다. 백현동 판교알파리움 2단지 129㎡(10층)는 지난달 16억50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같은 층 거래 가격은 17억4000만원(10층)이다. 판교푸르지오그랑블 98㎡ 거래가격도 지난해 12월 18억6000만원(7층)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7억원(4층)에 거래됐다. 
 
분당 아파트값이 내리막길을 걷는 데는 강남발 집값 하락세의 영향이 크다. 강남과 붙어 있어 ‘강남 위성도시’로도 불릴 만큼 대표적인 강남 ‘나비효과’ 지역이다. 전용 85㎡ 중대형 아파트가 많아 세금‧대출 규제 대상인 9억원 초과 아파트도 적지 않다. 이덕진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 차장은 “분당은 강남을 따라가는 영향이 크다”며 “값이 비싼 중대형이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유입 인구는 많지 않다. 분당신도시에는 아직 네이버·SK C&C 외에 굵직한 업무시설을 찾기 어렵다. 정자동을 중심으로 네이버 제2사옥, 두산분당센터, 현대중공업 R&D센터 조성 계획이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대개 새 학기 개학에 맞춰서 이사하려는 학군 수요가 주택시장 주요 수요다. 일부 단지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속도는 내지 못하고 있다. 
 
구미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전용 85㎡ 중소형은 탄탄하지만, 종합부동산세 인상이 현실화하면 중대형 가격이 더 내릴 수 있다”며 “판교 제2테크노밸리 입주 본격화 전에는 유입 인구를 끌어들일 만한 마땅한 호재가 없어 하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