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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빛난 ‘달빛동맹’…코로나 사태 속 퍼진 나눔들

중앙일보 2020.04.27 05:00
대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병상 나눔 덕분에 광주광역시에서 완치 판정을 받았다. 완도 전복양식 어민들은 코로나 19 환자와 의료진에게 전복 1.5t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 주민은 우한 교민 700명을 맞았다. 모두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싹튼 나눔이었다.

대구 확진자 30명 광주에서 완치 판정 받아
"광주시민이 보낸 따뜻한 정 잊을 수 없다"
전남도 병상나눔…교민 품었던 진천·아산

 

전국 첫 병상 나눔 '달빛동맹'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 30명이 광주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완치 판정을 받았다. 지난 3월 4일 대구지역 확진자 7명, 2가족의 이송을 시작으로 지난 12일 마지막 확진자가 퇴원하기까지 약 40일 만이다.
 
지난 3월 11일 오후 광주 남구 빛고을 전남대병원에서 '달빛동맹 병상나눔'으로 광주에서 치료를 받던 가족 4명이 완치돼 대구 자택으로 퇴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11일 오후 광주 남구 빛고을 전남대병원에서 '달빛동맹 병상나눔'으로 광주에서 치료를 받던 가족 4명이 완치돼 대구 자택으로 퇴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가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졌을 때 광주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대구는 지난 2월 29일 코로나19 확진자가 741명 발생한 데 이어 2일 512명 등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격리치료 병상이 부족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 3월 1일 특별담화를 통해 "대구 확진자를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후 정부나 보건당국 차원이 아닌 지방자치단체 간 합의에 따라 대구 확진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첫 사례였다.
 
 대구와 광주가 2013년 3월부터 ‘달구벌’과 ‘빛고을’의 첫 글자를 딴 달빛동맹을 맺고 이어온 상호교류가 ‘병상연대’로 이어진 것이다.
 

대구 확진자들 "광주에서 감동받았다"

 
 대구 확진자들은 광주를 떠나며 의료진의 헌신과 광주시민의 환대에 감사함을 전했다. 지난달 11일 처음 퇴원했던 대구 일가족 4명은 "치료받는 동안 광주시민들이 보내주신 따뜻한 정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며 "편안한 여행을 하고 가는 것 같다"는 말을 빛고을전남대병원 의료진에게 전했다.
빛고을 전남대병원 간호사 등 의료진이 지난 3월 11일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한 대구지역 일가족에게 전달한 편지와 선물. [사진 빛고을 전남대병원]

빛고을 전남대병원 간호사 등 의료진이 지난 3월 11일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한 대구지역 일가족에게 전달한 편지와 선물. [사진 빛고을 전남대병원]

 
 대구 확진자가 처음으로 빛고을전남대병원으로 오던 날, 도로에는 "광주에서 쾌유를 바란다"는 현수막도 걸렸었다. 
 
 대구에서 치료받을 병상을 찾지 못하다 광주로 온 가족도 있었다. 지난달 25일 퇴원한 한 일가족은 빛고을전남대병원 홈페이지에 "병상이 없어 며칠을 여기저기 전화하며 불안해할 때 광주에서 저희를 받아주겠다는 연락을 받고 주저 없이 광주로 내달렸다"고 했다.
지난 3월 4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 지역 확진환자 3명을 실은 구급차가 광주 남구 덕남동 빛고을전남대병원으로 진입하고 있다. 뉴스1

지난 3월 4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 지역 확진환자 3명을 실은 구급차가 광주 남구 덕남동 빛고을전남대병원으로 진입하고 있다. 뉴스1

 
 이 가족은 "도착 첫날 낯선 곳에서 막막함과 두려움·긴장감에 펑펑 울었다"면서도 "의료진이 아이 장난감과 인형까지 챙겨줄 정도의 배려와 보살핌에 매일이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전남도 대구·경북과 나눔연대

 
 전남도 대구와 경북에 나눔의 손길을 뻗었다. 지난달 13일 치료 병상을 찾지 못한 대구·경북 경증 확진자 30명이 전남 순천의료원으로 옮겨졌다. 이곳에서 완치 받은 한 50대 확진자는 의료진에게 "많은 사랑과 넘치는 대접을 받고 떠난다"며 전남도와 의료진, 영양사 및 조리사 등에게 전하는 편지를 남겼다.
지난 3월 13일 오후 전남 순천시 매곡동 순천의료원 앞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왼쪽에서 세번째)와 허석 순천시장(왼쪽에서 두번째) 등 공무원들이 코로나 19 경증환자들이 탄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13일 오후 전남 순천시 매곡동 순천의료원 앞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왼쪽에서 세번째)와 허석 순천시장(왼쪽에서 두번째) 등 공무원들이 코로나 19 경증환자들이 탄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곳곳에서 확진자에게 물품도 보내왔다. 이 50대 확진자는 "영광은 보리굴비, 보성은 녹차, 광양은 매실 등 후원 물품을 보내왔다"며 "전라도의 속 깊은 정에 감동했고, 영호남도 한층 가까워진 같다"고 했다.
 
전남 완도군 전복양식 어민들은 지난달 12일 대구와 경북에 전복 440㎏을 보낸 데 이어 서울과 경기 화성 등으로 1.5t에 달하는 전복을 보냈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는 병원·선별진료소·자원봉사자 등에게 전해달라고 보낸 전복이다.
 
완도군과 완도군 전복생산자연합회가 지난 3월 12일 코로나19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 지역 의사회, 완도군의회와 자매결연을 한 대구수성구, 코로나19 총괄 기관인 질병관리본부 등에 전복 440㎏을 보냈다. 연합뉴스

완도군과 완도군 전복생산자연합회가 지난 3월 12일 코로나19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 지역 의사회, 완도군의회와 자매결연을 한 대구수성구, 코로나19 총괄 기관인 질병관리본부 등에 전복 440㎏을 보냈다. 연합뉴스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도 우한 교민과 연대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시작했을 당시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도 중국 우한 교민들을 품었다. 각 지역 주민은 코로나19 발원지에서 오는 교민들의 수용에 반발했지만, 점차 마음의 문을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우한에서 귀국 뒤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2주간 격리됐던 우한 2차 교민 334명이 16일 전원 퇴소했다. 이날 퇴소하는 교민들을 환송나온 아산 주민들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김성태/2020.02.1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우한에서 귀국 뒤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2주간 격리됐던 우한 2차 교민 334명이 16일 전원 퇴소했다. 이날 퇴소하는 교민들을 환송나온 아산 주민들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김성태/2020.02.16.

 
 2차례에 걸쳐 입국한 교민 700명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서 격리를 마치고 귀가했다. 진천과 아산이 교민들을 품은 덕에 3차 때 입국한 교민 148명은 경기 이천 국방어학원에서 격리를 마치고 집에 갈 수 있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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