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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與에 쪼그라든 정의당 "민주당보다 더 개혁적이어야"

중앙일보 2020.04.27 05:00
정의당 심상정 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의당 심상정 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회의원 6석.
 
지난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정의당이 얻은 성적표다. 정의당은 지역구 1석(심상정 대표)과 비례대표 5명을 당선시켰다. 선거 기간 "교섭단체(20석)가 돼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겠다"고 공언했던 심 대표는 총선 다음날 눈물을 흘렸다. 
 
20대 총선에서도 정의당은 6석(지역구 2석·비례대표 4석)을 얻었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노회찬·심상정 두 스타 정치인을 통해 희망을 봤고, 내부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가교가 될 것"(노 전 원내대표)이라며 활로 모색에 적극적이었다.
 
사실상 '패배'한 정의당이 총선 민심 분석에 나선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2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제 개편 논의 시작부터 꼼꼼히 되짚을 것"이라고 했다. 27일 상무위원회부터 시작이다. 내달 중순 전국위원회에선 조직을 개편하고 당의 진로를 정한다.
 

'심상정 당 대표 체제' 유지되나

총선 직후 정의당 당원 게시판에는 심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실망한 당원들 사이에서 '책임론'이 불거진 것이다. 이들은 심 대표를 향해 "혼자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한다. 이젠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총선이 열흘 지난 현시점에서 심 대표 책임론은 잦아든 분위기다. 정의당 한 인사는 "심 대표가 다시 당을 주도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정미 전 대표 등 당내 유력 인사들이 모두 낙선하면서 심 대표를 견제할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심 대표가 자리를 유지하고 당선인들이 지도부에 충원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전직 지도부 인사는 "대안이 없으니 다들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다. 심 대표에 대한 불만이 깊게 깔려있어 끊임없이 리더십을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인사도 "심 대표가 계속 당의 간판을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물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식 청년 정치 왜 실패했나

정의당 비례대표 당선인 5명 가운데 1번 류호정(27), 2번 장혜영(33) 당선인은 청년 당원이다. 청년층의 득표를 위해 앞 순위에 2030을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됐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의당 한 의원은 "청년층 정치지형의 변화를 잘 읽지 못했다. 이 점을 상무위에서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류호정(오른쪽), 장혜영 당선인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류호정(오른쪽), 장혜영 당선인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당 내부에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란 주장도 나온다. 총선 중 불거진 류 당선인의 '대리게임 논란'에 대해 당이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단 이유에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정 가치를 중시하는 청년들의 지지를 받기엔 부적합해 보인다"며 "정의당이 바뀌지 않으면 4년 내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180석 민주당'과 관계설정 어떻게

정의당은 20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우군이었다. 민주당 주도의 검찰개혁안을 지지하면서, 준연동형 비례대표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편을 끌어냈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여당은 180석, 그러니까 국회 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의석수를 확보했다. 정의당 등 범여권 성향 야당과의 공조 없이 법안을 추진할 힘이 생겼다는 의미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과의 개혁 공조가 21대 국회에서도 유효한지에 대해 치열한 당내 토론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가 지난해 12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당시 정의당은 검찰개편안, 선거제도 개편안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농성했다. 왼쪽부터 김종대 의원, 윤 원내대표, 심상정 대표, 이정미 의원. [연합뉴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가 지난해 12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당시 정의당은 검찰개편안, 선거제도 개편안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농성했다. 왼쪽부터 김종대 의원, 윤 원내대표, 심상정 대표, 이정미 의원. [연합뉴스]

정의당 내부에선 20대 국회와 같은 공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거대양당 구도가 강해진 데다가, 총선 국면서 민주당이 시민당을 창당한 것을 '결별'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어서다. 정의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주도 위성정당은 정의당을 소멸시키겠다는 의도다. 앞으로는 집권당과 다른 개혁적 목소리로 선명성 있게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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