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독] 상품 안파는 매장, 서울서 첫발…이케아 "한국이니까"

중앙일보 2020.04.27 05:00 경제 3면 지면보기
프래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가 24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이케아코리아

프래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가 24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이케아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이미 힘든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시련은 가중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케아만큼은 유통기업의 어려움에서 비켜 서 있다. 지난해에도 367억 유로(약 48조8000억원) 매출을 올리면서 전년보다 5% 성장했다. 포스트 코로나 전망도 긍정적이다.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 인터뷰
30일 현대백화점 천호점에 오픈
제품 현장 판매 않고 상담원 조언만
“내년엔 초소형 매장 낼 것”

이런 가운데 이케아코리아가 오는 30일 현대백화점 천호점 9층에 한국 첫 도심 매장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를 낸다. 알짜배기 상권의 대형 매장(506㎡)인데, 판매는 전혀 하지 않고 이케아 컨설턴트 13명이 전적으로 조언만 한다. 현장에선 원할 경우 온라인으로만 주문할 수 있다. 한국 진출 6년간 점포 4개를 내고 한 해 매출 5032억원(지난해 기준)을 올린 이케아코리아의 새로운 도전이다. 
 
이를 계기로 프레드릭 요한손(49) 이케아 코리아 대표를 24일 경기도 광명 본사에서 만났다. 지난해 7월 취임한 후 국내 언론 인터뷰는 처음이다. 33년간 이케아에서 일한 요한손 대표는 스웨덴 린셰핑 대학교에서 산업경영공학을 전공하고 이케아 프랑스 부대표, 이케아 중국 다싱 점장 등을 지냈다. 
 
취임 1년이 되기 전에 큰일이 터졌다.  
"그래도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한국에 있어 운이 좋았다. 2월 말 3월 초에는 당연히 방문객이 줄었고 동시에 온라인 방문객 등이 급증했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 현재는 집에서 오래 시간을 보낸 소비자가 고치고 싶어하는 것을 많이 발견하는 단계인 것 같다. 집에서 지내면 낡은 바닥을 보면서 ‘이것 좀 고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어려운 시기에서 이제는 이케아가 해야 할 일이 많은 시기로 접어든 것 같다."   
프래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가 24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이케아코리아

프래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가 24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이케아코리아

코로나19로 한국의 주거문화가 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보이는 변화나 흐름이 있나.
"집 안에서의 삶에 대한 막대한 관심 증가다. 이 흐름이 2주짜리인지 아니면 장기적인지는 아직은 단언할 수 없지만, 분명하게 변화가 있다. 3월까지만 해도 소비자는 조심스러워 했는데, 4월 들어 관심도가 급격히 올랐다."
 

코로나 이후 어린이·주방용품·홈오피스용 가구 판매 증가 

이런 시기 소비자는 무엇을 찾나.
"한국에선 어린이용 가구와 주방 용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집에서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즐겁게 해줘야 하고 온라인 개학으로 의자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방의 경우 외식이 줄면서 요리하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은 홈오피스용 가구 판매 증가다. 정말, 매우 많이 늘었다."
 
이케아의 여러 테스트 포맷 중 서울에선 왜 디자인 플래닝 스튜디오부터 도입하는지.
"이케아는 지난 수년간 세계 곳곳에서 여러 포맷을 실험해 왔다. 그중 장기적으로 가져갈 포맷은 5000~1만㎡ 규모의 ‘초소형 매장’(Extra Small Stores)이고 이보다 좀 더 작은 ‘시티숍’(City Shopㆍ2000~5000㎡), 그리고 ‘디자인 플래닝 스튜디오‘(Design Planning Studio) 등 3가지 형태다. 디자인 플래닝 스튜디오를 내기 전 세계 톱 도시 30곳을 검토했는데, 서울과 잘 맞아 떨어졌다. 조사 결과 한국 소비자는 홈퍼니싱,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른다는 응답이 많았다. 천호점에서 이런 소비자 필요를 채울 수 있을 것이다. "

관련기사

나머지 두 포맷도 한국에서 시도하나.
"2021년 초소형 매장을 열 예정이다. 시티숍도 가능한데, 이는 2021년 이후로 본다. 내 생각엔 한국엔 초소형 매장이 좀 더 맞는다. 천호점 오픈으로 이케아 전문가를 만나기 위해 멀리 가지 않고 주거지 인근에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목표다."  
 

한국에서도 100% 전기차량 배송 시도 

한국에서 이케아 장기 전략은 무엇인가. 
"여전히 매출 대부분은 매장 4곳과 온라인에서 나온다. 지난해의 경우 글로벌 온라인 매출 비중은 11%였는데 한국에서도 거의 비슷했다. 이케아 글로벌은 적절한 가격(affordability), 접근성(accessi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주된 목표로 삼는다. 이걸 한국 상황에 맞게 ‘코리안 웨이’로 변형해 적용하고 있다. 이케아에서 물건을 사면 어린이 노동과 같은 불공정한 노동 환경에서 제작되거나 가격 착취 등이 없다는 점, 환경을 파괴하면서 소재를 확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을 수 있다. 동시에 축적된 밸류 체인, 노하우를 통해 최적의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이케아 배송 차량의 100%를 전기 차량으로 바꾸기 위해 8월부터 테스트에 들어간다. ‘지구를 부모세대에 물려받았고, 자녀세대에 빌려 쓰고 있다’는 말을 믿고 사업체로서 책임을 다하는 게 전략이다. " 
이케아코리아는 지난 2월13일 부산시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서 서울·경기권 외 첫 매장이자 국내 네 번째 매장인 동부산점을 열었다. 전체 영업장 면적은 4만2316㎡로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 규모다. 개점 당시 줄을 선 소비자. 송봉근 기자

이케아코리아는 지난 2월13일 부산시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서 서울·경기권 외 첫 매장이자 국내 네 번째 매장인 동부산점을 열었다. 전체 영업장 면적은 4만2316㎡로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 규모다. 개점 당시 줄을 선 소비자. 송봉근 기자

세계적으로 유통 기업이 어려운데 이케아의 대책은 무엇인가.  
"이케아는 고객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모델이다. 이미 언택트(비대면) 체제가 확립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디지털과 오프라인 채널 융합도 성공적이다. 한국에선 특히 체험과 결정 소비가 온라인을 넘나들며 심리스(seamless) 하게 이어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천호점 방문 뒤 고객이 이케아 제품을 사지 않아도, 자신이 사는 곳을 좀 더 편리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면 우리로선 성공이다. 결국엔 소비자에게 편의성과 정보, 채널 간 적절한 경험 제공의 총합이 중요한 시대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