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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고생했어” 보상소비…리빙 30% 스포츠복 10% 매출 늘어

중앙일보 2020.04.27 00:04 종합 5면 지면보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후 첫 일요일인 26일 서울 잠실주경기장 주차장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가 한산하다. 서울시는 검사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잠실주경기장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문을 닫는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후 첫 일요일인 26일 서울 잠실주경기장 주차장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가 한산하다. 서울시는 검사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잠실주경기장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문을 닫는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연합뉴스]

“먼저 주문이 들어온 33잔이 밀려 있어 좀 기다리셔야 합니다. 괜찮으시겠어요?”
 

소비심리 조금씩 풀리나
주말 백화점·아웃렛 주차장 꽉 차
연휴 강원·제주숙소 예약률 90%대
“경기 더 악화 땐 소비 꺾일 가능성”

회사원 오모(35)씨는 지난 25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스타필드 고양에서 식사한 뒤 3층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했다가 이런 말을 들었다. 주문한 커피는 20분이 지나서야 받을 수 있었다. 오씨는 “오전에 들어올 때만 해도 주차장에 여유가 많았는데 오후에 나갈 때는 주차장이 꽉 차 있었다”고 말했다
 
중단됐던 대구~제주 노선이 재개되며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대구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뉴스1]

중단됐던 대구~제주 노선이 재개되며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대구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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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후 1시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이곳 주차장은 지하 3층까지 빈자리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신세계백화점 지하 1층 푸드코트도 자리가 없었다. 명품 매장엔 이미 대기 줄이 늘어섰다. 오후 2시에 찾은 지하 1층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는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시민들이 재개장한 서울 중랑구 중랑구립잔디운동장에서 축구를 즐기고 있다. [뉴스1]

시민들이 재개장한 서울 중랑구 중랑구립잔디운동장에서 축구를 즐기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근 줄어들면서 소비 심리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씩 줄었지만 4월엔 똑같이 5.8%로 감소 폭이 크게 줄었다. 유통업계에선 이를 두고 ‘보상소비’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상소비도 시기별 특징을 보인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초기엔 가전이나 주방, 식기 홈데코 등 이른바 ‘집콕’ 용품을 소비했다면, 확산세가 잠잠해지자 골프나 아웃도어 등을 중심으로 남성의류 매출이 늘어났다. 야외에서 거리를 두고 활동하면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 예년 매출의 근처에도 다다르지 못한 건 여성 의류와 잡화(화장품)다. 소비심리의 완전한 회복을 보여줄 ‘마지막 가늠자’로 평가된다.
 
주말인 25일 쇼핑객들로 붐비는 고양시 스타필드. 추인영 기자

주말인 25일 쇼핑객들로 붐비는 고양시 스타필드. 추인영 기자

롯데백화점의 경우 리빙은 3월 매출이 전년보다 18% 줄었지만 4월(19일까지)엔 30% 늘면서 일찌감치 회복했고, 남성의류는 -43%에서 -2%로 올라왔다. 아웃도어(5%)와 골프(1%), 스포츠(10%)가 남성의류의 매출 회복을 이끌었다. 가장 회복이 더딘 부문은 여성의류와 화장품이다. 이 기간 롯데백화점의 여성의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48%에서 -23%로, 잡화는 -43%에서 -23%로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늦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체 매출은 아직 예년만큼 회복된 건 아니지만 분위기는 살아나고 있다”며 “5월 말이나 6월 초 교회나 문화센터 등에서 실내 모임이 재개돼 여성들이 화장하고 차려입으면 여성의류와 잡화 매출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소비심리 회복세는 아웃렛에서 먼저 나타났다. 3월 들어 완연한 봄 날씨가 되면서 나들이 삼아 교외형 아웃렛을 찾는 발길이 눈에 띄게 늘었다. 보상소비는 4월 30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여행시장은 이미 들썩이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4월 29일부터 5월 5일까지 7일간 하루 평균 2만5580명, 총 17만9000여 명이 제주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 제주신라호텔과 롯데호텔제주 객실 예약률도 90%대다. 강원도 주요 숙소 역시 예약률이 최고 97%로 집계됐다.
 
다만 이런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2분기 기업 실적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시화되고, 연봉 삭감이나 구조조정 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구조 특성상 세계경제가 침체하면 가처분 소득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진용(한국유통학회장)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3월에 쓰지 못한 비용이 4월 내수시장에 반영돼 일시적으로 보상소비 현상이 나타났지만, 세계경제의 영향을 받아 소비 활동이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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