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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일 다가오자 환자 급감’ 기사 진영논리 부추긴 느낌

중앙일보 2020.04.27 00:04 종합 16면 지면보기

독자위원회, 중앙일보를 말하다 

지난 23일 새롭게 출범한 중앙일보 독자위원회 첫 회의가 열렸다. 김우식 위원장(KAIST 이사장)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전문가 12명이 4·15 총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보도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인상 깊었던 기사부터 일부 보도에 대한 따끔한 비판까지 2시간 동안 격의 없는 토론이 벌어졌다. 이들의 생생한 워딩을 소개한다. 이날 회의에는 중앙일보의 최훈 신문제작총괄과 김현기 편집국장, 김정하 정치디렉터도 참석했다.
 

‘서비스업 죽음의 계곡’ 기사
제목이 덜 자극적이었으면 싶어

‘국가의 재발견’ 새로운 시각 신선
균형감각 갖추려는 노력 엿보여

30대 낙선자 4명 생생 인터뷰
각자 스토리 담겨 생각거리 제공

칼럼·기사에 인용되는 전문가층
특정 연령대·직업군 치우친 느낌

김우식 위원장(KAIST 이사장)-의료진·자원봉사자 미담 발굴...국민에 행복 주는 기사 기대

김우식 위원장(KAIST 이사장)-의료진·자원봉사자 미담 발굴...국민에 행복 주는 기사 기대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코로나19는 앞으로 1~2년간 두고두고 경제에 브레이크를 걸 것이다. 그때마다 우리가 재정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각종 기간산업이 멈춰 선 상황에서 정부는 어떻게 하고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강조해온 중앙일보가 심도 있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양인집 어니컴 대표=4월 1일자 중앙경제 1면 ‘서비스업 생산 20년래 최악 죽음의 계곡 들어섰다’ 기사는 제목이 과한 것 같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모두가 어렵지만 제목이 이보다는 덜 자극적이었으면 좋겠다.
 
▶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될지, 2차 파동이 올지 큰 관심사다. 이에 대한 후속 기사가 계속되지 않아 아쉽다. 중앙일보 기사가 단발적으로는 좋은데 지속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약하다.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사회 양극화로 미래 암울...국민 어려운 부분 다독였으면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사회 양극화로 미래 암울...국민 어려운 부분 다독였으면

▶김은미 서울대 교수=뉴스의 휘발성이 강한 상황이다 보니 이슈를 지속적으로 돌봐주는 ‘이슈돌봄형’ 저널리즘이 필요하다. 특종을 했으면 한 번 나가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일주일, 또는 한 달뒤 어떻게 됐는지 따져보는 것도 좋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그런 면에서 깊이 있게 잘 쓴 기사가 있다. N번방 사건의 판사교체를 놓고 사건 자체보다 숨어있는 법조계의 맥락을 분석했다. (4월 1일자 16면 ‘전례 드문 판사 교체 뒤엔 SNS 45만 건 압박 있었다’)
 
▶민영 고려대 교수=3월 3일자 20면 ‘의료계 진보진영 김용익 사단, 이진석 실장이 코로나 실세’ 보도는 전문 의료진을 비선이라고 보고 정파적으로 해석했다. 논란의 대상이 된 분들은 중앙일보 기사에도 자주 등장한 전문가들이다. 그런 부분에서 신중함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39세 영국 보수당 당수’ 기사, 청년 정치인 양성 필요성 지적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39세 영국 보수당 당수’ 기사, 청년 정치인 양성 필요성 지적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대학원장=4월 13일자 20면 ‘투표일 다가오자 마술처럼 환자 급감, 공격적 검사해야’ 기사는 페이스북에서 한 의사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됐다. 선거 직전에 검사를 축소하는 것처럼 나와 진영 논리를 부추긴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민영=이 기사는 4월 1일자 디지털로 쓴 ‘정부가 총선전 코로나 검사 막는다, 의사가 부른 조작 논란’ 기사와 관점이 다르다. 여기선 팩트체크 형식으로 사실이 아닌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13일자 기사는 같은 출처인데도 다른 주장을 폈다. 다양한 관점일 수도 있지만, 사실에 대한 확인·검증은 다양할 수 없다고 본다.
 
▶김우식=국민들은 코로나19에 대응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등을 자랑스러워 한다. 이들의 미담을 발굴해서 간격을 두고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의 사회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시리즈로 다루면 좋겠다. 한 사람의 의견 말고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가 무엇인지 따져봤으면 한다.
 
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코로나 단발적 기사 많은데, 지속적인 분석 기사는 약해

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코로나 단발적 기사 많은데, 지속적인 분석 기사는 약해

▶양인집=그런 면에서 4월 6일자 1면 ‘진짜 영웅은 전문가, 한국엔 정은경 있다’ 기사가 인상적이었다. 의료진 전체의 사기진작에 효과가 있었다. 3월 31일자 1면 ‘코로나가 다 바꾼다’, 4월 10일자 1면 ‘이번 주말은 참자’ 기사도 다른 신문에서 볼 수 없는 감각적 편집과 내용이 돋보였다. 중앙일보의 1면 편집은 상당히 신선하다.
 
▶금태섭=정치권에 청년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많다. 4월 22일자 25면 ‘39세 보수당 당수가 가능했던 이유’ 기사는 데이비드 캐머런의 이야기를 상세히 다뤘다. 인재영입은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정당 차원에서 함께하는 것이고, 청년 정치인이 클 수 있도록 양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지적했다.
 
▶김은미=그에 앞서 4월 21일자 1·6면에 나온 ‘캐머런 39세 보수당 대표, 우린 젊은 보수 기회 안줘’ 기사는 중앙일보 브랜드 이미지와 가장 잘 맞는다. 30대 낙선자 4명을 모아놓고 인터뷰 해 무엇이 힘들었는지 각자의 스토리를 담았다. 단순히 30대 낙선자가 많아 아쉽다는 게 아니라, 생생한 인터뷰를 기반으로 내러티브를 보여줬고 독자들이 생각할 거리를 제시했다.
 
김소연 뉴닉 대표-밀레니얼 세대 디자인 중시...’중앙일보 예뻐서 본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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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진 강원대 교수=4월 17일자 2·3면에서 분야별로 쓴 총선 이후 전망 기사가 좋았다. ‘공룡정당’의 등장에 따른 정치, 외교안보, 경제, 사회 분야의 전망을 다양한 관점에서 심층성있게 잘 다뤘다.
 
▶나동현 크리에이터=이번 총선 보도 중 젊은층에서 화제가 된 것은 미래통합당의 패배를 분석한 기사였다. 전체 득표율로 보면 표를 많이 얻었는데, 왜 선거에서 졌는지 비판적으로 썼다. (4월 16일자 3면 ‘대안 없는 보수의 몰락, 중도층 껴안기 실패했다’, 4월 17일자 10면 ‘41대8 서울, 득표율로는 27.5 대 21.5’) 아울러 디지털 콘텐트인 ‘초간단정치성향 테스트’도 화제였다. 질문은 신랄하고, 그래픽도 좋아 재밌었다. 젊은 세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콘텐트가 많아져야 한다.
 
코로나 이후 사회 어떻게 될까, 심층보도로 다뤘으면 
 
김은미 서울대 교수-이슈 지속적으로 끌고가는 ‘이슈돌봄’ 저널리즘 필요

김은미 서울대 교수-이슈 지속적으로 끌고가는 ‘이슈돌봄’ 저널리즘 필요

▶김소연 뉴닉 대표=젊은 세대는 모바일 위주의 짧은 기사를 선호한다.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말고, 소비자의 흥미를 바로바로 이끌어내야 한다. 총선 보도 역시 전용 페이지를 만들어 소비자가 궁금해 하는 순서대로 이슈를 따라가도록 하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대뜸 무거운 주제를 꺼내기보다 재밌는 소재로 이야기를 풀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얼마 전 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본 간통죄 기사가 인상적이었다. (4월 7일자 6면 ‘바람 피운 남편, 몸만 나가? 그건 드라마 속 얘기지’)
 
▶우정엽 세종연구소 기획본부장=총선 전 여론조사 보도시 중앙일보는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한 것 같다. 어떤 언론은 ‘샤이(shy) 보수’라면서 전문가들의 멘트로 과학적 근거 없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나동현 유튜브 크리에이터(대도서관)-초간단 정치성향 테스트 화제...기사에 밑줄 긋는 서비스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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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칼럼이나 기사에 나오는 전문가층이 더욱 다양해졌으면 한다. 20대 필진 중에 훌륭한 분들도 많고, 성적 소수자 등 다양한 목소리도 주류 언론에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비슷한 연령대, 특정 직업군 등에 치우친 면이 아쉽다.
 
▶우정엽=다른 신문도 그렇지만 외국 전문가에 대한 의존 문제가 있다. 3월 20일자 디지털 뉴스인 ‘위기의 트럼프, 신종 코로나 때문에 백악관 방 빼나’는 외교안보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들은 미국 국내 정치를 분석하는 이들이 아니다. 이는 마치 외국 신문사 기자가 저한테 한국 총선을 물어보는 격이다. 이런 경우 신뢰성 문제가 생긴다. 또 많은 기사들이 ‘단독’을 다는데, 이게 왜 단독인지 의문이 생기고 단지 독특한 해석에도 단독을 단 경우도 있다.
 
민영 고려대 교수-‘김용익 사단 코로나 실세’ 보도, 전문가를 비선이라 정파적 해석

민영 고려대 교수-‘김용익 사단 코로나 실세’ 보도, 전문가를 비선이라 정파적 해석

▶민영=총선 바로 다음 날 1면에 실린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보수 성향의 신문이 내놓을 만한 해석이 아니라 새롭고 깊이 있는 시각을 줬다. (4월 17일자 1면 ‘코로나 속 국가의 재발견, 그게 수퍼여당 만들었다’) 이런 기사들을 볼 때 중앙일보하면 칼럼의 다양한 색채를 떠올리게 한다. 그 안에서 균형 감각을 찾고 있는 노력이 엿보인다. 중앙일보의 큰 강점이다.
 
▶임유진=코로나19로 국가 권력의 변화 가능성을 제시한 4월 7일자 20면 ‘코로나 독재 조짐, 나쁜 권력은 틈만 나면 전체주의로’ 기사는 깊이 있는 분석으로 지적 호기심을 충족한다. 이처럼 심층적이고 다양한 오피니언은 강점이자 약점이다. 상대적으로 신문의 본연인 사실 전달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양인집 어니컴 대표-‘코로나가 다 바꾼다’ 기사, 다른 신문선 못본 감각적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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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정치 현장에서 보면 객관성의 문제를 고민하는 언론인도 많다. 수용자 측에서 때로는 객관적이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그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지점이 있다.
 
▶김우식=그래서 기본이 중요하다. 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도움되는 이야기를 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삶에 도움이 되고 지식을 줄 수 있는 신문이 되려면 늘 정론직필 해야 한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기획본부장-‘단독 기사’ 의아한 경우 많아...독특한 해석만 해도 단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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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밀레니얼 세대에게 어떤 신문을 구독하는지 물어보면 중앙일보를 답하는 이들이 굉장히 많다. 주된 이유는 ‘예뻐서’ 란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정보가 어떻게 배열되고 디자인은 어떤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부분을 중시하는 세대가 점점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꼭 염두에 둬야 한다.
 
▶나동현=처음 e북이 나왔을 때 책이 안 팔릴 거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 책 판매량은 늘었다. 소유하고 싶은 가치를 느끼기 때문이다. 신문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특히 젊은 세대가 보기 쉽도록 기사의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는 것과 같은 변화도 필요하다. 젊은이들이 동영상을 좋아하는 것은 단순히 책을 읽기 싫어서가 아니라 디테일 때문이다. 그런 디테일에 신경쓰는 신문이 됐으면 좋겠다.
 
임유진 강원대 교수-각 분야 다양한 관점서 다룬 총선 이후 전망 기사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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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엽=젊은이들은 지면보다 모바일로 뉴스를 소비한다. 같은 내용의 기사라도 포맷 자체는 지면과 모바일의 편집이 상당히 다르다. 소비층이 다르기 때문에 종이신문과 인터넷판은 전혀 별개로 가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김동조=진지함과 재미를 함께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터뷰다. 중앙일보에는 인터뷰 기사가 적은 것 같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경제적 효과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있을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대학원장-누가 봐도 받아들일 수 있는 객관 보도에 다가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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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인=국민 각자의 기호는 다양해졌지만 사회가 양극화 되면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 국가에 대한 깊이있는 고민이 사라졌다. 중앙일보가 그런 부분을 앞장서서 고민하고 국민의 어려운 부분들을 다독였으면 한다.
 
▶김현기 편집국장=독자위원들의 예리하고 참신한 지적을 많이 들었다. 어깨는 무겁지만 머리는 맑아졌다. 중앙일보가 오늘 위원들의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만 그쳐선 안 된다. 충분히 흡수하고 소화해서 개선해 나가는 선순환의 흐름을 만들겠다. 오늘의 첫 발걸음이 매우 의미있고 큰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리=윤석만 사회에디터, 도움=김서희 인턴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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