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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상장지수상품 투자, 원칙을 지켜라

중앙일보 2020.04.27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요즘 자본시장에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같은 상장지수상품(ETP)이 그야말로 ‘핫이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ETF는 200%, ETN은 300%를 훌쩍 넘어섰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트렌드를 앞서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날 따라 해보라”는 솔깃한 이야기가 일반 투자자의 조바심을 부추긴다.
 
핫이슈의 중심은 전통적인 주식형 ETP가 아니다. 레버리지·인버스·원유 등 파생형 ETP다. ‘파생형’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런 ETP는 운용자산에 주로 파생상품을 담고 있다. 전통적인 주식형 ETP보다 리스크(투자위험)가 크고 상품의 구조가 복잡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런 차이를 아예 모르거나 알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거래소와 감독 당국이 연일 주의를 당부하고 시장을 진정시킬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마이웨이’를 고집하고 있다.
 
바람직한 ETP 투자 문화는 무엇일까? 첫째는 ‘선 공부, 후 투자’다. 피터 린치는 “공부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은 패를 보지 않고 포커를 하는 것과 같다”는 격언을 남겼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자신들이 돈을 버는 조건만 알 뿐 상품 구조나 손실 가능성은 자세히 알지 못한다. 파생형 ETP는 주식형 ETP와 달리 기초지수 선물 계약의 교체(롤오버)로 인해 수익률이 내려갈 수 있다. 일간 수익률 합과 기간 수익률의 불일치(복리효과)로 가격 등락이 심할 경우 손실 위험이 증가할 수도 있다. 심할 경우 짧은 기간 내 투자금 전부를 잃을 수도 있다. 상품의 구조와 작동원리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한 상품이다.
 
둘째는 ‘단순화’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일수록 단순화가 도움이 된다. 짐 로저스는 단순하고 직선적인 투자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기본적인 경제 원칙을 중시했다. ETP는 투자전략을 단순화하기 좋다. 기초자산 가치와 시장 가격이 수렴한다는 기본 원칙에 충실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시장 가격이 기초자산 가치보다 낮을 경우 투자한다”는 기본원칙에 충실하면 된다.
 
셋째는 ‘스스로 생각하기’다. 파생형 ETP 투자 열풍은 집단성이 가미된 확증 편향적 성격이 강하다. 확증 편향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이다. 투자에 나서기 전 잠시 숨을 고르고 평정심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예나 지금이나 투자의 결과는 오롯이 투자자의 몫으로 돌아올 뿐이다.
 
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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