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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는 금 못 찍어낸다” 금값 3000달러 찍나

중앙일보 2020.04.27 00:03 경제 1면 지면보기
국제 금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先物) 가격이 지난 24일(현지시간) 1온스당 1723.50달러(약 21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는 조금 내렸지만 최근 3개월 내 최저가인 1477.30달러(3월18일)에 비해 약 16.7% 뛰어오른 가격이다.
 

국제 금값 고공행진 어디까지
제로금리 뒤 17% 올라 1723달러
BoA 목표 금값 2000달러서 상향
금펀드 수익률 18% 고공 비행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 자산 선호가 강해졌다. 매장량이 한정된 금은 경제 위기설이 불거질 때마다 안전자산으로 인기를 끌었다.
 
각국이 적극적인 돈 풀기에 나선 것도 한몫하고 있다. 사실 코로나19가 북미 시장에서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금값은 맥을 못 췄다. 3월18일 올해 최저점인 1477.30달러를 찍은 전후로 1500~1600달러 선을 맴돌았다. 금보다는 달러를 더 믿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경제 충격 완화를 위해 지난달 15일 제로(0) 금리 정책을 단행하면서 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화폐 가치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에 따라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꼽히는 금의 자산가치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금시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국내금시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여기에 역대급 저금리로 예·적금이 실종된 상황에서 국내외 주식시장이 부진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진 것도 금의 인기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1년6개월 안에, 즉 내년 10~11월께 1온스당 3000달러를 찍는다는 예상까지 나왔다. 미국의 금융그룹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내놓은 전망이다. 이는 BoA가 앞서 제시한 목표가인 2000달러보다 1000달러나 상향 조정된 금액이다.  
 
BoA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비트머 등은 이날 낸 보고서의 제목을 ‘미국 연준은 금을 찍어낼 수 없다’라고 달았다. 안전 자산인 금의 가치를 절대적으로 신뢰한다는 의미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 2월부터 금값 강세를 전망했다. 1온스당 18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다. 당시 금값은 1600달러대였고, 과도한 전망치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이 예측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
 
국제금시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국제금시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덩달아 금괴 산업도 호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주 서부 소재 퍼스 조폐국은 다음달 중순까지 주문이 밀려있다. 이곳의 리처드 헤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주일에 7.5t의 골드바를 만들어내고 있고 생산 라인을 완전가동 중”이라며 “운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1㎏ 골드바를 많이 만들고 있다”라고 전했다.
 
금융시장에선 금펀드 수익률이 고공비행 중이다. 국내에선 금 선물 가격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파생형)(합성H)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18.39%에 달한다. 연초 대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코스피지수와 대비된다.
 
하지만 경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제전문매체인 CCN닷컴은 25일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의 분석 결과라면서 “올해 안으로 금값이 폭락할 수 있다”며 “골드버그들은 곧 쓴맛을 볼 것”이라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는 백신만 개발되면 확산세가 잡힐 것이며, 각국 정부의 강한 의지 하에 경제 회복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게 이유다. 안전 자산이지만 이자는 만들어내지 못하는 금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 투자에 대한 찬반은 전통적으로 강하게 대립해왔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대표적 금 투자 반대론자다. 그는 “금은 (투자) 공포심리와 연동돼있다”며 “아무런 수익도 못 내는 금에 투자하지 말라”고 주장해왔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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