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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트럼프, WHO 자금 지원 중단…다른 기구들에 지급 검토"

중앙일보 2020.04.26 20:4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행정부 인사들이 세계보건기구(WHO)를 무력화하기 위한 작업을 막후에서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이어졌다며 최근 WHO 자금 지원 중단을 결정하기도 했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관리들은 코로나19 관련 자료에서 WHO에 대한 언급을 빼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국이 WHO를 통해 지원했던 각종 공중보건 사업과 관련해 "중개인을 거치지 말라"고 관료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개인'이란 세계 공중보건 개선을 위한 미국의 지원금을 집행하는 WHO를 의미한다. 
 
미국은 또 WHO에 지원하던 자금을 공중보건 문제를 다루는 비정부기구(NGO)들에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WP는 전했다. 신문이 입수한 국무부 내부 문건에는 "장관은 국무부와 국제개발처(USAID)에 WHO 이후 대외원조 프로그램을 시행할 대체자를 찾아서 활용할 것을 요청했다"고 적혀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인터뷰 등에서 미국이 앞으로 WHO에 지원금 전액(지난해 기준 5억5300만 달러)을 주지 않을 것이며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 교체를 추진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다른 관리들과의 사적 대화 도중 WHO와 유사한 기구를 세워 미국의 코로나19 지원금을 대신 받도록 한다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WHO에 대한 지지'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며 보건위기 대응을 위한 결의안 채택을 지연시키고 있으며 이달 초 주요 20개국(G20) 보건장관 화상회의에서 비슷한 이유로 공동성명 채택을 반대했다. 백악관은 또 동맹국들에 WHO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WHO 직원들이 과도한 '호화 출장'을 정기적으로 다닌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이 매년 내는 돈의 일부만을 기여했을 뿐인데도 WHO가 중국에 편향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중국에서 퍼뜨리는 부정확한 주장을 반복하는 것부터 생명을 구하기 위한 미국의 여행제한에 반대한 것까지 WHO는 미국인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늦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WHO를 희생양으로 삼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다고 WP는 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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