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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도 서러운데 "코로나 퍼뜨렸다" 폭행 ... 인도 '2등 시민' 무슬림 수난

중앙일보 2020.04.25 07:00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무슬림에 대한 차별이 도를 넘고 있다고 CNN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카슈미르 지역에 있는 한 모스크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무슬림의 모습. [EPA=연합뉴스]

인도 카슈미르 지역에 있는 한 모스크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무슬림의 모습. [EPA=연합뉴스]

 
CNN은 경찰관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한 이슬람 교인의 사례를 보도하며 "인도에서 무슬림이 코로나19를 고의로 퍼뜨리고 있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슬람교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폭행을 당하는 일도 증가하고 있다.  
 
방송에 따르면 무슬림이 인도 사회에서 분노의 표적이 된 건 지난달이다. 지난 3월 중순 뉴델리에서 열린 한 이슬람 종교 집회에 참석한 이들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감염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무슬림을 혐오하는 온갖 음모론이 퍼졌다. 주로 무슬림이 악의적으로 전염병을 퍼뜨렸다는 내용이다.  
 
방송은 "인도 정부가 대규모 모임을 피하라고 권고했음에도 집회가 열린 것은 사실이지만, 힌두교도 역시 모임을 진행했다"며 "그런데도 인도 사회는 무슬림만을 분풀이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며 이들이 판매하는 식료품은 보이콧 대상이 됐고, 이슬람 교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지역마저 생겨났다. 심지어 무슬림 가정에 음식과 생필품을 전달하는 자원봉사자들마저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P=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P=연합뉴스]

 
인도에서 반(反) 무슬림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형성된 것은 2014년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집권한 이후다. 모디 정부는 지난해 시민권법 개정 당시 무슬림을 철저히 배제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인도에는 힌두교도(80%)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이슬람교도의 수도 상당하다. 비율로는 약 14%에 불과하지만 2억명에 달한다. 이 나라가 13억 8000만명의 인구 대국이라서다.  
 
CNN은 "지난해 모디 총리가 재선에 성공한 이후 2억에 달하는 인도의 이슬람교도는 스스로 '2등 시민'이라 여기게 됐다"며 "지난 2월에는 힌두교도와 무슬림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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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3000명을 넘어섰다. 누적 사망자는 약 700명으로 집계됐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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