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영재 曰] 운동 못 하니 어땠나요?

중앙선데이 2020.04.25 00:28 683호 30면 지면보기
정영재 스포츠전문기자/중앙콘텐트랩

정영재 스포츠전문기자/중앙콘텐트랩

지난 주 중에 점심을 먹은 뒤 남산에 올랐다. 코로나19 때문에 벚꽃이 피고 지는 줄도 모르고 봄을 보냈다. 벚꽃 비가 흩날리는 남산 순환도로엔 산책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대부분 마스크를 하고 있었는데, 거추장스러운지 코밑으로 내려쓴 사람들도 꽤 있었다.
 

의욕 떨어지고 우울감 늘어 ‘사회적 비용’
생활체육 시설·인력 확충에 더 투자해야

내가 다니는 수영장도 4월 20일 다시 문을 열었다. 이른 아침 시간인데도 수영장은 회원들로 붐볐다. 몸이 물을 헤치고 나가는 느낌이 상쾌했다. 회원끼리 인사하느라 풀은 왁자지껄했다. 수영장을 못 와서 체중이 몇 킬로 불었다느니, 며느리랑 맨날 얼굴을 봐야 해서 스트레스받았다느니 하며 어르신 회원들의 수다가 끊이지 않았다.
 
잠들어 있던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도 기지개를 켠다. 프로야구는 어린이날인 5월 5일을 개막일로 잡았다. 프로축구는 5월 8일 금요일에 첫 경기가 열린다. 프로야구와 축구는 일단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되, 코로나 사태의 추이와 정부 방침에 따라 관중 입장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프로축구는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한 열기가 코로나 때문에 확산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이 울산으로 복귀했고, 김남일(K1 성남) 황선홍(K2 대전) 감독 등 2002 월드컵 스타 출신 지도자들의 지략 대결도 기대를 갖게 한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건 아니지만, 국민 모두의 ‘슬기로운 방역생활’로 불길은 웬만큼 잡은 것 같다.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그동안 스포츠센터·헬스장·수영장 등 스포츠 시설이 폐쇄됐다.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이 없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격렬한 유산소운동을 하기는 어려웠다. 독자 여러분은 운동을 못 하니 어떤 상태가 됐는지 궁금하다. 나는 많이 힘들었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자꾸만 우울한 느낌이 올라왔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현수 박사도 “한 환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밖에도 못 나가고 전에 하던 활동도 못 하니 이상한 생각이 심해져 미칠 것 같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유산소운동은 항우울제와 같은 효력이 있다고 한다. 운동을 하면 새로운 뇌세포가 자라기 때문에 운동하는 여성은 치매 걸릴 확률이 50%나 낮아진다. 누구나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실은 알지만, 도대체 왜 그런지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운동 후 유쾌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운동을 해서 혈액을 뇌에 공급해주면 뇌가 최적의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보다 의료비를 두 배 가까이 더 쓴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은 20세 이상 건강보험가입자 1만3900명을 대상으로 운동 유형, 병원 내원일수, 본인 부담 의료비 등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의 의료비는 한 해 84만9965원으로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48만6520원)의 1.75배에 달했다. 걷기운동만 하는 사람의 의료비(51만8374원)보다도 1.64배 더 많았다.
 
보건사회연구원 오영호 연구위원은 “국민 의료비가 많이 늘어나 가계와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의료비 절감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생활체육을 포함한 건강증진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체활동이 개인 삶의 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코로나는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깨우쳐줬다. 이젠 ‘운동 권하는 사회’로 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대적인 ‘한국형 뉴딜’ 정책을 펴겠다고 발표했다.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스포츠 시설을 많이 지었으면 좋겠다. 어린이·학생·여성·노인 등 다양한 계층에게 스포츠를 가르치는 전문인력 일자리도 크게 늘렸으면 한다. ‘방역’보다 중요한 건 ‘예방’이다.
 
정영재 스포츠전문기자/중앙콘텐트랩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