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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비호감도 60%가 족쇄…이젠 50대 잡아야 승산”

중앙선데이 2020.04.25 00:21 683호 5면 지면보기

선거는 과학, 결과 족집게 예측

박시영 대표는 총선이 낳은 또 한 명의 스타다. 그는 개표방송에서도 초박빙 지역의 승부를 정확히 예측해 화제를 모았다. 박종근 기자

박시영 대표는 총선이 낳은 또 한 명의 스타다. 그는 개표방송에서도 초박빙 지역의 승부를 정확히 예측해 화제를 모았다. 박종근 기자

박시영(52)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는 21대 총선의 또 다른 승자로 불린다. 윈지코리아는 여론조사·선거전략·공공정책 등을 담당하는 정치 전문 컨설팅 회사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많은 여론조사 전문가 중 사전투표율, 최종투표율, 정당 의석수, 초박빙 지역 판세 등을 가장 정확히 예측한 인물이다. 박 대표는 사전투표율 25%, 최종투표율 66% 정도로 예상했다. 또 민주당은 지역구에서만 150~163석을 확보해 압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오후 6시 15분 방송 3사가 출구조사를 발표하자 박 대표는 “사전투표가 제대로 반영이 안 돼 출구조사가 틀릴 것 같다”며 “민주당이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고 과감한 예측을 내놨다.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
민주당 지역구 150~163석 예상
사전투표도 여 지지층 몰표 적중

지지·반발 강도, 지지 추이 등
정성조사 곁들여야 표심 제대로
코로나 없었더라도 여당 이겼을 것

샤이 보수 최대 10%? 많아야 2~3%
 
그의 활약상은 개표방송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날 유튜브 채널인 ‘김용민 TV’에 출연한 박 대표는 초박빙 지역에서 방송 3사보다 1시간 이상 앞서 당선자를 정확히 예측해 방송을 시청하는 네티즌들로부터 “믿고 보는 박시영”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16일 새벽 개표 막판까지 뒤지던 김병욱(분당을), 정춘숙(용인병), 김남국(안산 단원을),  최인호(부산 사하갑) 후보가 결국엔 역전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결과는 적중했다. 개표 현장에 있는 관계자들과의 전화 연결을 통해 사전투표함 개함 여부, 미개표 투표함 지역 등을 파악해 득표 예상치를 추정, 최종 승자를 정확하게 예측한 것이다. 일부 지상파에서는 상대 후보를 일찌감치 ‘당선 유력’으로 예측하기도 했지만 ‘박시영의 폰’을 이기지 못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박 대표의 신들린 예측으로 ‘김용민 TV’ 선거 개표방송은 누적 조회 수가 100만 회를 넘었다. 그의 정확한 선거 예측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에 많은 전문가가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상했을 때도 그는 새누리당 과반 붕괴를 예측했다. 또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문재인·이재명·안희정 후보의 득표율을 거의 1%대 오차로 적중시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작두 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웃음) 과한 얘기다. 여론조사 비공표 기간에 여론조사를 해 봤더니 이전과 여론의 흐름에 큰 차이가 없어 민주당이 압승할 것으로 봤다. 지역구는 최대 163석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다행히 예측이 맞았던 것 같다.”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이 어느 쪽에 유리한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 얘기였다.
“사전투표는 민주당이 압도할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했다. 안심번호로 비공표 조사를 했었다. 민주당 지지자는 35%가, 통합당 지지자는 17% 정도가 사전투표를 하겠다는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도 특히 적극 지지층이 사전투표장을 많이 찾을 것으로 분석됐다. 박빙 지역일수록 나중에 사전투표함이 열리면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출구조사로 당락이 뒤바뀐 곳이 14곳이었다. 이 중 11곳을 민주당 후보가 이겼다. 출구조사 오차가 컸던 것은 사전투표 결과 예측에 실패해 제대로 반영을 못 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판세를 읽어낸 비결은 뭔가?
“단순 지지도를 보는 정량조사와 지지강도, 반발강도, 지지추이 등 유권자 속내를 들여다보는 정성조사를 결합해야 더 정확하게 민심을 읽어낼 수 있다.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라고 동일인 대상 표적집단 심층 면접을 꾸준히 해보면 정량조사에서 알 수 없는 유권자의 속내가 정확히 나온다. 정성조사를 하지 않으면 대중의 정서나 호흡을 정확히 읽기 어렵다. 코로나 정국 이전에도 정권심판론보다는 야당심판론이 꾸준히 더 높게 나타났다. 또 대통령 지지율이 50%를 훌쩍 넘지 않았나. 여당이 질 수 없는 선거였다.”
 
통합당 내에서는 ‘샤이보수’에 기대를 많이 한 것 같다.
“일부에선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샤이보수가 최대 10%는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많아야 샤이보수가 2~3% 정도고, 이번 선거에서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통합당은 여론조사를 믿지 않았고 민심을 오판했다.”
  
반대 위한 반대만으로는 호감도 못 높여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코로나 사태가 민주당 압승을 가져온 것은 분명하지 않나.
“다른 이슈는 실종되고 코로나가 블랙홀이었다. 건강, 생명과 직결된 문제였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의 대응에 긍정여론이 70% 가깝게 나왔다. 통합당은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거당적으로 돕겠다는 자세를 보이면서 ‘심판론’에서 ‘견제론’으로 움직였어야 했는데 프레임 전환을 못 했다. 국난 조기 극복을 바라는 심리를 외면하고 ‘못 살겠다 갈아보자’만 외쳤다. 코로나 변수가 없었더라도 민주당 승리로 끝났을 것이다. 바로 ‘호감도’ 때문이다. 비호감도가 높은 쪽은 이기기 어렵다.”
 
통합당의 비호감도가 높아 총선에서 졌다는 의미인가.
“정당별 호감도 조사를 주기적으로 해보면 통합당의 비호감도가 항상 60%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꼴도 보기 싫다’는데 무슨 말을 한들 먹혔겠나. 싫어하는 이유를 분석해보면 먼저 탄핵 문제 등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견제를 넘어 반대를 위한 반대, 발목잡기만 한다는 이유도 컸다. 여전히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듯한 이미지와 빨갱이나 종북을 자주 거론하는 냉전적 사고를 벗지 못한다는 이유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당은 선거를 앞두고 세력을 모으는 데만 급급했지 이런 비호감의 원인을 바꾸려는 노력은 없었다. 이미 지난해 11월 불출마 선언을 한 통합당 김세연 의원이 ‘좀비 정당’ ‘해체 수준의 쇄신’을 얘기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김 의원이 여론을 살피는 여의도연구원장 출신 아닌가. 그나마 민심을 잘 읽고 한 얘기였지만 당내에선 귀담아듣지 않았다. 높은 비호감도를 낮추지 않으면 앞으로도 통합당은 어려울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특히 주목한 부분이 있다면.
“50대와 60대의 표심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50대가 넘어가면 보수성향이 강하다고 봤지만, 이번 선거는 50대가 오히려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졌다. 출구조사 결과로 보면 50대 유권자의 49%가 민주당을 찍었고, 41%는 통합당을 찍은 것으로 나온다. 60대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30%가 넘게 나왔다. 20~40대에서는 민주당이, 60대 이상에서는 통합당이 각각 우세하다고 봤을 때 결국 유권자의 20%(865만 명)나 되는 50대를 잡는 쪽이 앞으로도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나.”
 
후보 강점 중 핵심 이미지 콕 집어 극대화 전략을
많은 이들은 21대 총선 전반의 특징 중 하나로 기존의 신문과 방송 등 레거시 미디어 영향력의 약화를 얘기한다. 박시영 윈지코리아대표는 “과거처럼 기성 언론이 일방적으로 선거판을 좌지우지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SNS나 팟캐스트, 유튜브 등 뉴미디어가 등장하면서 관전자(유권자)나 출마자 모두 이를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더 드라마틱한 선거판이 됐다”고 말했다.  
 
‘선거는 과학’이라는 말도 그는 입에 달고 산다. 주관적 판단이나 경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진단을 통해 선거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과학적 진단의 매개체는 바로 정확한 여론조사다. 이를 바탕으로 후보의 핵심 이미지를 만들어 유권자에게 어필해야 한다는 것이다.  
 
A후보가 친근하고, 똑똑하고, 추진력도 강하고 도덕적으로 깨끗한 면모를 가진 등 강점이 많다 하더라도 이를 두루두루 내세우는 것이 꼭 좋은 전략은 아니라는 뜻이다. 후보의 강점 중 핵심 이미지를 정해 이를 돋보이도록 극대화하는 전략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여론조사 기관이 정성평가를 하지 않으면 민심을 정확히 읽지 못한다고도 강조했다. 윈지코리아의 경우 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층 토론과 면접조사를 400그룹 정도 진행해 왔다. 연령별, 성별로 나눠 그룹별 심층 조사를 일정 기간 해보면 민심이 어디에 가 있는지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 대표가 선거예측과 판세분석, 전략수립의 달인이 된 것은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3년 동안 일한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박 대표는 여론조사비서관실 행정관(국장)으로 일하며 각종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여론은 물론이고, 국민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을 조사해 분석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박 대표는 최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통령을 만드는 정치컨설턴트』라는 책도 냈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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