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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t는 체중 감량 식이요법, 일본·독일 의회도 Diet라 표기

중앙선데이 2020.04.25 00:21 683호 15면 지면보기

콩글리시 인문학

코로나바이러스가 만연하자 많은 사람이 바깥 활동을 삼가고 집 안에 머물고 있다. 운동은 안 하고 먹기만 하니 체중이 크게 늘었다는 이들이 있다.
 
SNS에서 화제가 된 한 컷 짜리 카툰에는 방안에서 먹기만 해 체중이 늘어난 부부가 작은 방문 앞에서 당혹해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마침내 코로나바이러스는 종식됐다. 이제 우리 어떻게 문밖으로 나가지? (Finally Covid 19 is gone. Now how do we get out?)” 이 우스개는 먹기만 해서 체중이 늘었음을 풍자한 것으로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다이어트하자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음식의 세계사 - 여덟 번의 혁명(원제 Food History)』에는 오늘날과 같은 풍요와 영양 과잉의 시대를 맞아 ‘잘 먹는 것은 곧 덜 먹는 것이다’라는 명언이 나온다. 산업혁명 이전까지 사람들은 하루 두 끼를 먹었다. 그러다가 공장에 출근해서 온종일 일을 하다 보니 노동시간 중간에 무얼 먹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점심의 탄생이다. 이후 하루 세끼가 뿌리를 내렸다.
 
콩글리시 인문학

콩글리시 인문학

세계 역사를 보면 기근이 전염병보다 더 무서웠다. 인류 3대 재앙으로 전쟁·기근·역병을 꼽는데 공통점은 죽음과 굶주림이었다. 아일랜드 대기근이 대표적이다. 당시 아일랜드 사람들의 주식(主食)은 감자였다. 1845년부터 감자 역병이 발생하여 1852년 사이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굶어 죽었고,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해외로 도피하였다. 밀과 옥수수 등은 영국에서 모조리 가져갔기 때문에 아일랜드 사람들은 먹을 게 없었다. 가렴주구(苛斂誅求)는 어제오늘 일만이 아니다. 일찍이 국부론을 쓴 애덤 스미스는 “백성 주머니를 털어내는 기술을 빼놓으면 정부가 아는 다른 기술이란 없다(There is no art which one government sooner learns of another than that of draining money from the pockets of the people.)고 했다.
 
식품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자 식품의 교역과 산업화가 활발해졌다. 60년대 나타난 라면은 그 상징이다. 이제 굶어 죽는 사람이 거의 없어졌다. TV는 먹방 천지가 됐다. 그 결과로 비만이 사회적 문제로 등장했다.
 
diet를 하기 위해 health club에 간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헬스클럽도 콩글리시다). 그러나 diet는 체중 감량을 의미하지 않는다. diet는 체중 감량을 위한 또는 병을 고치기 위한 식이요법을 말한다. diet soda처럼 diet가 저칼로리를 뜻하지만, 때로 체중을 늘리기 위한 식사요법 역시 diet다. 게다가 운동과 식이요법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원래 diet는 day, daily, date와 관계있듯이 ‘하루에 먹는 적정량의 음식’을 가리킨다.
 
새 국회가 열린다. 우리 국회를 영어로 National assembly라고 하는데 의원들이 한군데 모인다는 뜻이다. 영국의회는 Parliament인데 의원들이 모여 토론한다는 의미다. 미국의 상하원은 합쳐서 Congress라고 부른다. 국민대표라는 의미다. 일본 독일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의회는 Diet라고 한다. 의원들이 만나는 날짜이자 국민의 일상(daily) 곧 민생(民生)을 다루는 곳이란 뜻이다.
 
우리 국회도 Diet로 바꿔 부르면 좀 나아질까?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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