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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으로 치닫는 ‘부부의 세계’…“이걸 어쩌지” “그럼 안돼”

중앙일보 2020.04.24 17:32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지선우(김희애). 이혼 후 한층 스타일리시해졌다. [사진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지선우(김희애). 이혼 후 한층 스타일리시해졌다. [사진 JTBC]

“(이걸) 어쩌지” “(그러면) 안돼”  
배우 김희애와 박해준이 뽑은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2막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2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이들은 9회부터 맞게 될 새로운 국면을 예고했다. 지난달 제작발표회에서 꼽은 ‘설마’ ‘인간’ ‘태풍’ 등 1막의 키워드보다 한층 어감이 강해졌다. 극 중 부부로 출연했던 두 사람이 이태오(박해준)의 불륜으로 갈라서게 되고, 2년 후 고향으로 돌아와 다시 만난 전 부인 지선우(김희애)와 현 부인 여다경(한소희) 등 세 사람을 둘러싼 갈등의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 시사한 셈이다.

2막 앞두고 온라인 기자간담회 열어
김희애 “남녀노소 큰 사랑 기대 못해”
박해준 “국민 욕받이 각오, 댓글 안봐”

 
박해준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국민 욕받이’로 떠올랐다. 불륜 사실을 들키고도 “사랑한 게 죄는 아니잖아”라고 항변하고, 괴한까지 동원해 전 부인을 위협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는 “대본에 있으니까 하긴 하는데 어떨 때는 ‘정말 너무 하잖아,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며 “그래도 이태오를 대변해줄 사람이 저밖에 없으니 동정심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고 했다. “마음이 흔들릴까 봐 댓글은 보지 않고 있다”며 “어쩌다 보게 될 때는 빨리 잊어버리려고 스쿼트를 50번씩 한다”고 덧붙였다.  
 

“강도 높은 신들 많아 촬영 때마다 겁나”

‘부부의 세계’의 이태오(박해준). 이혼 후에도 전 부인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사진 JTBC]

‘부부의 세계’의 이태오(박해준). 이혼 후에도 전 부인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사진 JTBC]

원작인 영국 BBC의 ‘닥터 포스터’의 구성과 주현 작가의 섬세한 극본, 모완일 감독의 리더십 등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현장이지만, 10점 척도로 보면 9와 10 사이를 오가는 강도 높은 신이 대부분이다. 김희애는 “촬영할 때마다 이 신을 또 어떻게 찍나 겁이 난다”며 “지선우 입장에서 보면 설명숙(채국희), 손제혁(김영민), 박인규(이학주) 등 미운 캐릭터가 너무 많지만 다들 몸을 사리지 않고 역할에 빠져있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내 남자의 여자’(2007)에서 맡았던 친구 남편을 빼앗는 이화영 역할과 반대 입장에 놓인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김희애표 불륜 연기는 ‘아내의 자격’(2012) ‘밀회’(2014) 등 다양한 변주가 이어지면서 ‘불륜 4부작’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는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그 당시에는 모두 굉장히 파격적인 역할이어서 푹 빠져서 연기했다. 사실 배우로서 연기하는 데는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배역은 미워해도, 배우는 미워하지 말아달라”며 모든 출연진을 향한 응원을 부탁했다.  
 
6회에서 파국으로 치닫는 장면. 향후 이야기의 키 역시 아들이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JTBC]

6회에서 파국으로 치닫는 장면. 향후 이야기의 키 역시 아들이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JTBC]

두 사람 모두 1막을 대표하는 명장면으로 6회 엔딩신을 꼽았다. 지선우의 도발에 폭주한 이태오가 폭력을 행사하고, 이를 아들인 준영(전진서)이가 목격하는 장면이다. 김희애는 “배우 혼자만 잘해서는 결코 만들어질 수 없는 선물 같은 신”이라며 “그동안의 쌓아온 감정과 상대 배우 및 스태프 등 모든 제작진이 한마음 한뜻으로 혼연일체가 되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소양강 앞에서 아들을 위협하는 장면과 12회에서 절정으로 치닫는 장면 등을 ‘베스트 3’으로 꼽았다. “칭찬에 인색한 감독님까지 헤드폰을 벗어던지고 너무 좋았다며 여러 차례 얘기했다”고.
 

“2막 12회 또하나의 명장면 기대해 달라”

박해준 역시 “1막이 6회를 향해 달려갔다면, 2막은 12회를 위해 다시 달려가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1회 마지막 부분에서 지선우가 트렁크에 숨겨둔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보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 드라마가 어떻게 흘러가게 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 시청자분도 충격이 컸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 성공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아진 이태오가 주위 눈치를 덜 보게 돼서 “연기하는 재미는 조금 줄었다”는 그는 “너무 많은 감정을 풀어놔서 과연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아쉬움과 만족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24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희애, 박해준. 코로나19 여파로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했다. [사진 JTBC]

24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희애, 박해준. 코로나19 여파로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했다. [사진 JTBC]

1회 시청률 6.3%로 시작한 ‘부부의 세계’는 8회 20.1%까지 가파른 상승 곡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두 사람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1~6회는 19세 시청등급으로 남녀노소 온 가족이 모여서 볼 만한 장르는 아니기 때문이다. 15세 등급으로 방송된 8회에서 괴한이 침입해 지선우를 폭행하는 장면은 VR처럼 가해자 시점으로 묘사돼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에 제작진은 시청자 요구를 받아들여 남은 분량(9~16회) 모두 19세로 상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난투극 장면도 대역 없이 소화한 김희애는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안전하게 촬영했다”며 “무섭기도 했지만 신나고 재밌었다. 감정을 몰아가기에 액션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사이다 장면이 많이 남아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박해준은 “처음엔 이 드라마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거란 생각도 했다. 하지만 부부가 함께 보면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여러 사람이 휴대폰으로 단체 대화를 통해 감상을 공유하는 것을 보면서 위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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