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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 긴급 지원…지분 10.8% 보유할 듯

중앙일보 2020.04.24 17:17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중 3000억원은 영구채를 인수하는 형태로, 이에 따라 대한항공 지분의 약 10.8%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베트남 노선에 투입한 A330 여객기에 화물을 투입하고 있다.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베트남 노선에 투입한 A330 여객기에 화물을 투입하고 있다. [사진 대한항공]

 
산은이 24일 오후 항공사 지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항공사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산은과 수은이 대한항공에 총 1조2000억원 등 대형항공사 두 곳에 2조9000억원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에 마이너스 통장 형태인 한도 대출로 1조7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을 포함한 액수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항공업 업황 부진 및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한 대형항공사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2일 40조원 이상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조성해 항공업계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그 전에도 시급성을 고려해 국책은행을 통해 항공업계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늘 지원책은 이에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에 지원하는 1조2000억원 중 7000억원은 화물 운송과 관련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ABS는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한 채권이다. 항공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대표적인 방식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이 얼어붙은 상태다. 20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3000억원은 영구채를 인수해 자금을 마련한다.
 

대한항공, 올해 부족한 자금 3조8000억원…급한 불은 끌 듯

 
최 부행장은 “영구채 3000억원을 향후 지분으로 전환하면 대한항공 지분 약 10.8%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국책은행이 안정적인 지분을 보유하는 건 국내외 시장참여자가 대한항공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국내 항공업계는 상반기에만 6조3000억원가량의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이 크게 줄었는데 비행기 리스료, 인건비, 이자비용 등의 고정비가 매달 9000억원씩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1위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1조6000억원가량의 현금을 보유했다. 하지만 항공기 리스료 등으로 매달 4000억원의 고정비를 지출하면서 이달 중 보유 현금을 모두 소진할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이 올해 회사채를 포함해 상환·차환해야 하는 빚은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산은은 대한항공에 올해 필요한 부족 자금이 3조8000억원 정도로 봤다. 이번 지원으로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거로 보인다. 최 부행장은 “현 상황에선 5월 중순쯤 대한항공이 유동성 위기를 가능성이 있는데 그 전에 자금 지원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김포공항에 대기 중인 아시아나 항공기. 연합뉴스

서울 김포공항에 대기 중인 아시아나 항공기. 연합뉴스

국책은행의 긴급 유동성 지원에 대해서 항공사도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 지원에 따라 국책은행이 제시한 조건도 전적으로 수용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적시에 긴급 유동성 지원 방안을 마련해서 감사드린다”며 "항공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빠르게 정상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임직원의 고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자산매각이나 자본확충 등 자구 노력에도 매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사업 재편을 통해 재무구조도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1조7000억원가량의 지원을 받는 아시아나항공도 비슷한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금번 지원안을 통해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정상적인 영업환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코로나19의 빠른 종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과 관련해 이날 산은은 “인수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기업결합승인 절차 등을 완료하고 정상적으로 M&A를 종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희철·장원석·성지원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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