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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위크 때 오지마"...日 지자체들 “국도 막아달라” 요구도

중앙일보 2020.04.24 13:30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장기 연휴인 ‘골든위크’를 앞두고 일본의 전국 지자체들이 비상에 걸렸다. 평소라면 12일이나 되는 연휴 기간 동안 관광객 유치에 집중했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관광을 자제해달라는 것은 물론이고 도로를 통제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가나가와에 서핑객 몰려 "긴급사태 이후 더 많아져"
유명 온천지 하코네 "관광하러 오지 말아달라"
휴업 '요청'→'지시'로 강화... 안 지킬 땐 명단 공개

24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전국도지사회 이즈미 가몬(飯泉嘉門) 도쿠시마(徳島)현 지사는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담당 장관과의 영상회의에서 “골든위크 기간에 정부가 관리하는 도로의 통행 규제와 주차장 이용 금지 등을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12일간이나 이어지는 장기 연휴 기간에 바다나 산을 찾아 지방으로 이동하는 것을 못하도록 막아달라는 취지다.  
 
정부는 “록다운 같은 도시 봉쇄는 실시하지 않겠다”(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이즈미 지사는 “통행 차단까지는 아니더라도 주의 환기와 주차장 이용 금지 등 가능한 범위의 수단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지난 21일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 쇼난 해안에서 서핑객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1일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 쇼난 해안에서 서핑객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처럼 도로를 막아달라는 요청까지 나온 것은 긴급사태 발령 이후 오히려 현 간의 장거리 이동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도쿄 인근 가나가와(神奈川)현에선 서핑으로 유명한 쇼난(湘南)해안에 서핑객들이 몰렸다. 외부에서 온 서핑객들이 많아 차량 정체도 발생했다. 이 지역 주민은 TV아사히에 “긴급사태선언 이후 서핑객이 더 많아졌다. 민폐다. 감염 위험이 늘어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구로이와 유지(黒岩祐治) 가나가와현 지사는 “평소라면 골든위크 때 팍팍 와달라고 부탁하겠지만, 지금은 반대다. 가나가와 쇼난 해안엔 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온천으로 유명한 관광지 하코네(箱根)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 상공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하코네 관광을 피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긴급사태 선언 이후 휴업 요청에도 불구하고 도쿄의 한 파친코점이 문을 연 채 영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2일 긴급사태 선언 이후 휴업 요청에도 불구하고 도쿄의 한 파친코점이 문을 연 채 영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파친코점도 사람들이 몰리는 대표적인 장소다. 전국적으로 긴급사태 선언 이후 휴업 요청이 내려졌지만, 강제력이 없는 탓에 문을 여는 파친코점으로 사람들이 몰렸다. 도쿄 인근 이바라키(茨城)현에선 도쿄 번호판을 단 차량이 다수 발견됐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도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를 “목숨을 지키는 STAY HOME(집에 머물라) 주간”으로 지정하고, 외출 자제를 계속해줄 것을 요청했다. “귀성이나 여행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자제하고, 관광지에는 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일본 정부는 각 지자체에 현재 휴업 ‘요청’ 단계를 ‘지시’로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각 지자체에 배포한 ‘가이드라인’에는 휴업 요청에 대해 “정당한 이유가 없이 응하지 않을 경우” ‘지시’로 강화하고, 대상이 되는 시설명과 소재지, 지시 내용 등을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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