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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유소 휘발유 4주전 산것···'마이너스 유가' 기름값 꿀팁

중앙일보 2020.04.24 05:00
경남 창원시 한 주유소의 22일 모습. [연합뉴스]

경남 창원시 한 주유소의 22일 모습. [연합뉴스]

서울지하철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5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증산동 SK주유소. 23일 기준 서울에서 가장 싼 휘발유를 파는 곳이다. 이날 휘발유 값은 L당 1184원이었다.
 
“옆집이랑 경쟁이 붙어서 그래요. 손님들 많이 와서 바빠요, 지금.”
 
이곳 직원 말대로 500m쯤 일산 방향으로 가다 보면 수색동 오일뱅크 주유소가 또 나온다. 이곳 역시 같은 날 1184원에 휘발유를 팔고 있었다. 이날 서울 평균 휘발유 값(1384원)보다 L당 200원이 쌌다.
 
L당 1100원 주유소 시대 열렸다
국제 유가가 점점 떨어지면서 서울에서도 1100원대 주유소 시대가 열렸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배럴당 가격이 19.1%(11.57→13.78달러) 올랐지만, 최근의 폭락세 만회를 기대할 수준은 아니었다.
 
휘발유 L당 1184원이면 세금은 얼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휘발유 L당 1184원이면 세금은 얼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20일엔 원유 선물가격이 배럴당 -37달러까지 내려가는 ‘마이너스 유가’ 현상도 나타났다. 이런 흐름에 주유소 휘발유 값도 점점 내려 23일 전국 평균 가격은 L당 1295원이었다. 한 달 전(1424원)보다 9.0% 내려간 가격이다. 올해 첫날 가격(1559원)에 비하면 16.9% 싸다.
 
이 때문에 ‘주유소 기름값이 얼마나 더 내려갈까’가 소비자의 관심사가 됐다. 기름값 인상을 앞두고 주유소에 차가 몰리던 시절과 반대로, 요즘은 ‘며칠 뒤에 기름 넣으러 가면 쌀까’를 고민하는 시기다.
 
기름값은 언제, 얼마까지 내려갈까. 황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금 소비자 가격이 내려가고는 있지만, 실제 ‘정말 싸졌다’라고 체감하는 단계까지 가려면 현재의 국제 유가 하락세가 한 달은 더 지속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 해안에서 바라본 원유 및 가스 생산ㆍ시추 설비. 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 해안에서 바라본 원유 및 가스 생산ㆍ시추 설비. AFP=연합뉴스

현재 국내 주유소에 있는 기름은 약 4주 전 해외에서 산 것이다. 생산 이후 운송→정제→유통을 거치기 때문에 일반 차량 기름통에 들어가기까지 이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를 근거로 황 연구원은 “국제 시세의 영향은 한 달은 지나야 소비자에게 전달된다”고 본 것이다.
 
기름값을 아끼는 ‘알뜰 꿀팁’은 없을까.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 관계자는 “오류 가능성이 있어서 우리 센터는 공식적으로 가격 예측을 하진 않는다”는 전제를 단 뒤 “유가가 계속 내려가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주유소에 자주 들를 시간 여유가 있는 운전자들은 조금씩 여러 번 기름을 넣는 게 주유비 총액을 아끼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당 1184원 기름 중 세금이 864원 
다만 기름값에 포함된 세금 비중 때문에 소비자 가격이 지금보다 더 크게 내려갈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있다. 휘발유엔 교통·에너지·환경세(L당 529원), 주행세(529원×26%=138원), 교육세(529원×15%=79원)가 각각 붙는다. 거기에 원가+이윤을 더한 총액에 부가가치세(10%)를 합해 소비자가격이 되는데, 증산동 서울 최저가 주유소를 예로 들면 L당 1184원 중 약 73%(864원)가 세금이란 얘기다.
 
이에 대해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류세는 원가에 대한 비율로 매기는 게 아니라 사실상의 정액 세금이어서 유가 하락에 따른 소비자 가격 동반 하락 영향이 크지 않다”며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유류세 자체를 낮추지 않는 한, 가격 변동을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애널리스트는 “국제 유가 하락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약 한 달 뒤쯤 100원 정도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기대는 할 수 있다”면서도 “그 정도의 가격 변동을 활용하기 위해 주유 시점을 계산하는 것은 개별 소비자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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