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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진단키트 산 나라들, 창고 쌓아두고···"한국산 보내달라"

중앙일보 2020.04.23 16:36
 지난달 30일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 시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광고판이 내걸렸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세르비아에 의료인력과 진단키트ㆍ마스크 등을 지원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 시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광고판이 내걸렸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세르비아에 의료인력과 진단키트ㆍ마스크 등을 지원했다. [AFP=연합뉴스]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가 세계 곳곳에서 낮은 정확도와 불량으로 퇴짜를 맞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체코에서 시작된 중국 진단키트 불량 소식은 스페인ㆍ터키ㆍ필리핀ㆍ영국ㆍ미국 등 세계 곳곳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조ㆍ관리 부실로 진단 시약이 오염됐거나, 애당초 정확도가 너무 떨어져 사용할 수 없다는 등 불량의 이유도 가지가지다.  
 
로이터는 22일(현지시간) 인도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진단 검사를 중지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항체진단법의 정확도가 떨어져서 검사 결과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인도 북부 하랴나주의 경우 중국산 항체진단키트 주문을 취소하고, 대신 한국산 분자 진단키트를 공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항체 진단은 한국은 물론 선진국에서 두루 쓰고 있는 분자진단법과 차이가 있다. 항체 진단은 임신진단키트처럼 검사현장에서 수십분 안에 적은 검사비용으로 결과를 알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되고도 아직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초기 감염자를 찾아내는데는 적합하지 않다. 반면 분자진단은 사람의 몸속에 침투한 바이러스 자체를 찾아내는 것이라 정확도가 높다. 다만, 진단키트 외에도 분석장비 등이 필요하고 결과를 얻는데 아무리 빨라도 4시간 이상 걸린다.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에서는 비용과 의료인력 문제로 분자진단 보다는 값싸고 간편한 항체진단에 주로 의지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는 최근까지 중국산 항체 진단키트를 5억개 이상 구매해왔다. 인도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번지기 시작했으며, 22일 현재 확진자는 2만1393명, 사망자는 681명에 이른다.
 
지난 6일에는 영국 정부가 2000만 달러를 들여 중국의 2개 회사에 주문한 코로나19 자가진단 테스트 키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하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 결과, 해당 중국산 키트는 정확성이 떨어져 최소 200만개의 키트가 사용도 못하고 창고에 쌓여 있다고 한다.  
 
중국산 진단키트는 미국에서도 말썽을 부리고 있다. 미국 트리뷴 뉴스 서비스에 따르면 워싱턴 의과대학이 최근 중국 상하이 소재 의료기업으로부터 12만5000달러어치의 진단키트를 수입했다. 하지만 일부 키트에서 박테리아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 사용을 중지하고 키트 전량을 회수하기로 했다. 
 
중국산 진단키트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에는 스페인과 체코ㆍ터키 등에서 수입한 중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불량 문제가 발생해 논란과 반품 사태 등이 벌어졌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중국산 항체 진단키트의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게 세계 각국의 일반적인 평가”라며“항체 진단키트 중에는 높은 정확도를 보이는 제품도 있지만, 항체 형성 후 진단이라는 특성 때문에 분자진단 방법과 병행해서 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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