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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장애인은 치과 가기도 힘들다는 사실, 아시나요

중앙일보 2020.04.23 11:00

[더,오래] 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15)

정말 몇 주 만에 일상의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코로나19가 상상도 못 하게 전 세계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전염병 관련 시스템과 사회적 실천이 부족한 현실을 깨닫는 동시에 다른 의료분야에서도 그에 못지않게 소외되고 있는 장애인을 위한 치과 시스템의 현황과 개선점에 대해서 돌아보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치과에 대해 치과대학이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교육하기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소아·청소년 치과에서 장애인 치과에 관심을 갖고 시작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소아·청소년 치과학 강의의 일부분으로 소개됐고 진료도 시행됐습니다.
 
아직 장애인을 위한 의료전달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고 할 수는 없는 현실입니다. 선진국과 비교해볼 때 장애인을 위한 복지는 의료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 pixabay]

아직 장애인을 위한 의료전달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고 할 수는 없는 현실입니다. 선진국과 비교해볼 때 장애인을 위한 복지는 의료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 pixabay]

 
장애인 치과 시스템은 기본적으로는 국가의 사회보장제도와 경제력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많이 뒤처졌던 시기에는 아무래도 관심도나 지원의 여력이 쉽지 않았고, 경제적으로 도약한 1980년대 후반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대한치과의사협회를 비롯해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스마일재단 등 여러 단체에서 체계적인 연구와 접근, 대외적인 활동을 하면서 대 국민적으로 장애인 치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장애인이 적절한 구강관리를 받을 치과를 찾지 못해서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아직 장애인을 위한 의료전달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고 할 수는 없는 현실입니다. 선진국과 비교해볼 때 장애인을 위한 복지는 의료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도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으로 여기거나 함께 할 수 없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판단해서 거리를 두려고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제 병원에서도 대기실에 장애를 가진 아이가 의자에 앉아있으면 다른 아이의 보호자가 당신 아이를 그쪽으로 가지 못 하게 하면서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 복지에 대한 세계적인 추세는 일반화 개념입니다. 장애인과 정상인의 개념이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 즉, 키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있는 것처럼 이들이 함께 같은 공간에서 지내기 위해 선반의 높이를 일부는 낮게 해서 서로 모두 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다르니 격리하고 따로 지내도록 했던 것에서 탈피해 통합의 철학으로 장애인 주변에 있는 선입관, 물리적, 제도 등 여러 가지 장벽을 허물고 장애인들이 고립된 생활에서 벗어나 비장애인과 함께 자연스럽게 더불어 생활이 가능하도록 사회적으로 통합된 평등 사회를 만드는 개념입니다. 이를 치과 의료적으로 본다면 비장애인이 아무런 불편 없이 구강검진과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들어가 보면 말처럼 쉽지는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를 위해서 먼저 치과계에서 활동할 종사자들의 교육과정에 장애인 치과학이 뚜렷한 한 분야로서 자리해야 합니다. 재학시절 때부터 장애인과 장애인 치과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도 장애인에 대한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한 노력과 이를 위한 행정적, 제도적 지원이 필수입니다.
 
장애 정도에 따른 치료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치과계에서 활동할 종사자들의 교육과정에 장애인 치과학이 뚜렷한 한 분야로서 자리해야 합니다. [사진 pexels]

장애 정도에 따른 치료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치과계에서 활동할 종사자들의 교육과정에 장애인 치과학이 뚜렷한 한 분야로서 자리해야 합니다. [사진 pexels]

 
이를 위해서 장애 정도에 따른 최소 3단계의 의료전달 체계가 필요합니다. 일선 1차 치과에서 장애인들 검진과 간단한 진료가 이뤄집니다. 이후 전문적인 진단과 처치가 필요한 경우 2차 치과로 이어집니다. 2차 치과에서도 적절한 진료가 이뤄지기 힘든 중증 장애의 경우 전문의료센터나 대학병원급의 3차 치과에서 1, 2차 치과의 의뢰를 받아 어떤 장애도 진료를 거부당하거나 방치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안타깝게도 아직은 이러한 시스템적인 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의료전달체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진도 제대로 실천을 하지 못하고, 장애인 본인이나 가족들도 그러한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안타까운 일이라도 없어야겠습니다.
 
분당예치과병원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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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준 전승준 치과 의사 필진

[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 아이들에게 치과가 무서운 곳이 아닌 추억의 장소로 기억된다면...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의심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치과에 첫 방문은 언제가 좋을까? 젓니는 썩어도 그냥 놔두면 되는 걸까? 때론 소란스럽고 역동적인 소아치과의 세계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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