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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영, 日대사 콕 찍어 코로나 챌린지 제안…한·일 코로나로 접점 찾기

중앙일보 2020.04.23 04:00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달 6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된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와 면담하기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일본 정부의 한국발 입국자 2주 격리 방침에 항의하기 위해 도미타 대사를 초치했다. [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달 6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된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와 면담하기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일본 정부의 한국발 입국자 2주 격리 방침에 항의하기 위해 도미타 대사를 초치했다. [뉴스1]

 
최근까지 정면충돌 양상이었던 한ㆍ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계기로 조심스럽게 접점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강제징용·수출규제 이어 코로나 입국 제한도 정면 충돌
양국 외교당국 "관리 필요" 공감대, 미국 고리로 공조 확대

 
지난 20일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외교부의 코로나 챌린지인 ‘건강하게 버티자(‘#StayStrong’) 캠페인의 차기 주자로 도미타 고지(冨田浩司) 주한 일본 대사를 지목했다. 일본 대사관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외교부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장ㆍ차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코로나 캠페인을 펴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홍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앞서 콧수염 모양이 달린 마스크를 쓰고 외교부 캠페인에 동참한 적이 있다. 
 
외교부의 ‘넘버 투’인 조 차관은 평소 한·일 관계를 관리하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코로나 국면에서도 일본과 공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도미타 대사를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초 한국에 들어온 도미타 대사는 신임장 제정식이 미뤄지며 두 달여를 기다린 끝에 지난 2월 문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출,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강제징용ㆍ수출규제 문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 복잡한 함수로 꼬인 한·일 관계를 관리해가는 미션을 떠안았다.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지난 20일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를 지목해 코로나 캠페인 동참을 제안했다. 최근까지 격하게 충돌했던 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국면에서는 공조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위터 캡처]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지난 20일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를 지목해 코로나 캠페인 동참을 제안했다. 최근까지 격하게 충돌했던 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국면에서는 공조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위터 캡처]

 
하지만 도미타 대사는 부임 직후 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를 맞았다. 3월 초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도로 한국과의 비자면제협정 효력을 중단시켰다. 이에 정부도 외교적 보복 차원에서 일본인에 대한 사증 면제 입국을 중단시키는 등 입국 제한 조치를 취했다. 
 
강 장관은 지난달 6일 도미타 대사를 직접 초치해 항의했다. 당시 각국에서 한국을 향한 입국 제한 도미노가 이어지던 때여서 정부 안에선 “일본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사전 통보 여부를 놓고 진실공방까지 벌어졌다.
 
양국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감염병 국면에서까지 충돌할 위기에 처하자, 한·일 외교 당국을 위주로 “상황 관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금씩 생겼다고 한다. 실제 지난달 말부터 신종 코로나를 명분으로 양국은 접점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각국에서 자국민 귀환 러시가 일어나며, 한·일은 각 정부가 마련한 비행기 편에 양국 국민을 함께 실어왔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달 중순 아프리카에서 에티오피아 등을 거쳐 귀환하는 한국인 67명은 일본 측이 마련한 항공편에 탑승해 귀국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거꾸로 우리 측이 마련한 항공편에 일본인을 함께 싣고 왔다고 한다. 
 
도미타 고지 신임 일본대사가 지난해 12월 김포공항에 도착해 귀빈실 통로를 통해 나오고 있다. 도미타 대사는 2개월을 넘게 기다려 신임장을 제출하고 공식적으로 대사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 최승식 기자

도미타 고지 신임 일본대사가 지난해 12월 김포공항에 도착해 귀빈실 통로를 통해 나오고 있다. 도미타 대사는 2개월을 넘게 기다려 신임장을 제출하고 공식적으로 대사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 최승식 기자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달 20일부터는 미국 측 제안으로 한ㆍ미ㆍ일과 인도,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등 7개국 외교 차관이 매주 회의를 하고 있다. 조세영 차관은 카운터파트인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외무성 사무차관과 매주 통화하고 있다. ‘조세영-아키바 라인’은 지난해 지소미아 복원 때도 당국 간 주요 소통 통로였다.
 
물론 아직도 뇌관은 여전히 곳곳에 널려 있다. 강제징용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문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대형 이슈다. 이 때문에 일본은 수출규제 복원을 계속 미적거리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지소미아는 언제든 종료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민감한 상황 탓에 정부는 일본에 마스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일각에서 미국과 일본 등 우방국에 마스크 지원을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말이 나왔지만, 정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강 장관과 조 차관조차 “국내 상황이 안정되기 전에 일본에 마스크를 지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한 소식통은 “신종 코로나 확산 초반 중국에 지원했다가 역풍을 맞은 사례도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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