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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혐의 유재수 "지인과의 정"···檢 "탐관오리" 징역5년 구형

중앙일보 2020.04.22 18:22
유재수(56)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중앙포토]

유재수(56)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중앙포토]

유재수(56)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구속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유 전 부시장은 22일 열린 자신의 결심공판에서 “억울함을 풀면 사회에 보탬이 되겠다”고 했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등으로 근무하면서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 유 전 부시장에 대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마스크 벗고 "지인들과 정 나눈 것"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이날 오후 뇌물수수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유 전 부시장은 변호인의 최후 변론이 끝난 뒤 피고인석에서 일어나 마스크를 벗고 최후진술을 시작했다.  
 
유 전 부시장은 “업무와 관련 없이 지인들과 정을 나눈 게 오해로 번질 줄은 몰랐다”며 “증인으로 나온 이들은 지인이고, 특정인에게 이득 될만한 부정행위를 하거나 그 대가로 이익을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받은 골프채와 항공권, 오피스텔 월세 대납 등에 대해 대가성이 없다고 부인한 것이다. 
 

검찰 "유재수, 靑 감찰 때 구명운동" 

이날 검찰은 유 전 부시장에게 징역 5년에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유씨가 청와대 감찰 이후 재차 고위직인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기고도 자중하지 않고 이전과 같은 행태를 보였다”며 “전형적인 탐관오리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또 검찰은 “(유씨가)청와대 감찰을 받는 과정에서도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권력기관을 통해 구명운동을 벌였다”며 “동부지검은 권력형 비리에 엄정하게 대응하기 위해 철저히 수사했고 청와대 감찰이 비정상적으로 중단된 것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유 전 부시장의 1심 선고는 5월 22일로 예정됐다. 
유재수 전 경제부시장이 받은 금품·이익.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유재수 전 경제부시장이 받은 금품·이익.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앞선 공판에선 유 전 부시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금융업계 관계자들이 차례로 증인으로 나왔다. 유 전 부시장의 동생을 채용한 금융업체 대표 최모씨는 유 전 부시장이 채용과 항공권, 골프채 등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펀드운용사 대표 김모씨도 유 전 부시장이 자신이 쓴 책 140권을 구매해 보내달라고 요구했다는 증언을 했다.
 

"감찰 무마 사건 위해 '먼지털이'"

유 전 부시장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연루된 청와대 특별감찰반(특감반) 감찰 무마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감찰 무마 사건 보강을 위해 ‘먼지털이식’ 수사를 했다”며 “이 사건 수사는 다른 사건의 별개로 시작된 것이고, 여러 사정 고려해 법률이 허용하는 선처를 부탁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뉴시스

지난해 12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뉴시스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017년 12월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조사하던 청와대 특별감찰반(특감반)에 감찰 중단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던 조 전 장관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으로부터 감찰 중단 청탁을 전해 듣고 감찰을 무마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유·무죄, 조국 전 장관 재판에 영향

검찰이 유 전 부시장 수사를 통해 확보한 뇌물 수수 혐의 증거를 청와대 특감반이 2017년 말에 대부분 파악했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이 때문에 유 전 부시장에게 유죄가 선고될 경우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가 명확한데도 감찰을 무마했다는 검찰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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