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국 동생 "형님께 죄송"…檢 "거짓변명 납득 못해" 6년 구형

중앙일보 2020.04.22 18:02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씨가 지난해 10월 21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는 모습.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씨가 지난해 10월 21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는 모습. [뉴스1]

검찰이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53)씨에게 22일 징역 6년에 추징금 1억 47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조씨의 범죄가 지극히 불량하고 반성도 하지 않는다"며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검찰의 수사를 받은 조 전 장관의 가족 중 구형이 내려진 첫번째 피고인이 됐다. 

채용비리 제외한 모든 혐의 부인

조씨는 이날 최후 변론에서 거의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웅동중 교사 채용비리에만 소극적 가담을 주장했고 증거인멸과 웅동학원 허위소송 혐의에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만 조씨는 현재 심경을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너무 후회스럽다. 형님한테도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피고인의 거짓 변명을 납득하기 어렵다. 거짓말이 탄로날 위기에 이르자 새로운 거짓말을 만들었다"고 조씨를 몰아붙였다. 허위 소송 혐의에 대해선 "법과 제도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용했다"고 말했다.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선 조씨를 "교직을 사고판 중대범죄의 설계자"라 지칭했다. 조씨의 채용비리 종범인 박모씨와 조모씨는 지난 1월 각각 1년 6월형과 1년형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들은 교사 지원자와 조씨 사이에 자금 전달책 역할을 했다. 
 

선친과의 관계 꺼낸 조국 동생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김미리 부장판사)에서 열린 조씨의 결심 공판은 조씨 변호인의 피고인 신문으로 시작됐다. 조씨의 변호인은 조씨와 조씨의 선친인 고(故) 조변현 전 웅동학원 이사장간의 관계를 꺼냈다. 조씨 측은 두 사람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조씨는 "아버지가 나를 (건설사업의) 경쟁자 보듯 했다. 저는 딴데서 낳은 아이인가 의심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씨가 지난해 10월 31일 서울중앙징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던 모습.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씨가 지난해 10월 31일 서울중앙징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던 모습. [뉴스1]

변호인의 이런 전략은 웅동재단 허위소송 혐의의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서였다. 조씨의 변호인은 조씨와 조 전 이사장의 아버지가 돈 문제로 사이가 틀어졌고, 사업이 어려워진 조씨가 아버지에게 빌린 돈을 갚으라고 강하게 요구하자 받은 것이 웅동학원 관련 채권이라 주장했다. 
 
조씨는 자신이 허위소송을 준비하지도, 그 채권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도 몰랐다고 말했다. 사이가 좋지 않은 아버지가 마지못해 물려준 서류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런 내용을 조 전 장관도 알고 있냐"고 묻자 "형은 공부만 하던 사람이다. 돈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씨가 허위소송의 성격을 알았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들을 제시했다. 검찰은 조씨가 수사가 시작된 뒤 입장을 바꾼 것이라 말했다. 
 

시험지 유출, 공범과 진술 엇갈려 

조씨는 1억여원의 돈을 받고 2명의 웅동중 교사를 채용한 채용비리 혐의는 1차 필기 시험지 유출만 인정했다. 면접 등 2~3차 문제는 알려주지 않았다고 했다. 교사 채용도 자신이 후보군을 물색하지 않았고, 생활이 어려운 지인이 제안해 동참한 것이라 주장했다. 조씨는 이 혐의에 대해선 "너무 후회스럽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변호인이 "이번 사건으로 처분을 달게받고 사회에 복귀하면 다신 반복하지 않을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14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우종창 보수 유튜버를 피고인으로 하는 명예훼손 재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14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우종창 보수 유튜버를 피고인으로 하는 명예훼손 재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스1]

이런 조씨의 주장과 달리 조씨의 공범들은 앞서 법정에서 다른 진술을 했다. 지난달 30일 수의를 입은채 조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공범들은 "조씨로부터 전화로 면접정보를 받아 지원자 측에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조씨에게 "1차 시험에서 3등을 했던 지원자가 2차에서 역전을 해 최종합격했다"며 조씨의 진술을 문제삼았다.

채용 비리에 연루된 지원자의 응시 원서가 조씨의 모친인 박정숙(83) 웅동학원 이사장의 주거지 발견돼 두 사람간의 공모 관계도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1차 시험에서 1등을 했던 (탈락한) 지원자가 수줍음이 많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수줍음이 많아 1차 시험 1등이 면접에서 탈락했다는 것이다.   
 
조씨는 지난해 조국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파쇄기가 과열될 정도로 자신과 관련한 서류들을 파기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있다. 하지만 조씨 측은 "증거인멸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건설업을 하다보면 노출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언론의 관심으로 남들에게 알려지는게 두려워 파쇄했다"고 말했다. 웅동중 허위소송 서류를 파쇄할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자정에 자신의 집에서 파기할 서류를 들고 사무실로 간 이유도 "눈만 뜨면 기자들이 인터뷰를 따려고 집 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씨가 "진술 번복이나 비협조를 넘어선 사법방해행위를 했다"고 반박했다. 조씨에 대한 법원의 선고는 5월 12일에 내려질 예정이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