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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에 상주 포함해야" vs "상주 별개 문제"...K리그 승강제

중앙일보 2020.04.22 17:32
승강제 방식을 두고 1부와 2부 입장이 갈리고 있다. 1부는 내년 2부에 참가할 상무를 포함해 강등 1.5팀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부는 기존 승격 1.5팀에 상주 빈 자리까지 메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뉴스1]

승강제 방식을 두고 1부와 2부 입장이 갈리고 있다. 1부는 내년 2부에 참가할 상무를 포함해 강등 1.5팀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부는 기존 승격 1.5팀에 상주 빈 자리까지 메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무기한 연기됐던 프로축구 K리그가 개막한다. 프로축구연맹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4차 이사회를 열고 2020시즌 K리그 개막일과 경기 수를 결정한다"고 22일 밝혔다. 개막전은 다음 달 9일이 유력하다. 이번 이사회에서 개막 시점 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뤄질 사안은 또 있다.

24일 연맹 이사회서 결정
상무 연고지 옮겨 내년 2부행
1부 "리스크 줄이고 승강PO만"
"리그 축소 형평성 문제도"

 
바로 올 시즌 리그 운영 변수가 될 승강제 방식이다. K리그1(1부 리그) 팀 상주 상무(국군체육부대)는 올해를 끝으로 상주와 연고지 계약이 끝나 다른 연고지로 이동한다. 이 경우 상무는 재창단으로 분류돼 올 시즌 성적과 관계없이 내년엔 2부에 참가하는 게 확정적이다. 과거 무궁화축구단(경찰청)에서 시민구단으로 거듭난 안산 그리너스의 선례가 있어서 이사회는 이번에도 같은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경찰청은 당시 2부 우승을 했지만, 승격하지 못했다. 
 
현 승강제는 1부는 12위가 자동 강등되고, 11위는 2부 플레이오프 통과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른다. 2부는 그동안 1위가 1부로 자동 승격했고, 2~5위 팀은 PO를 통과한 한 팀이 승강 PO에 나갔다. 한마디로 강등 혹은 승격권은 리그별로 1.5팀이다. 하지만 상주가 올 시즌 10위 이상을 기록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1.5팀에 상주를 포함해야 하냐 아니냐를 두고 1부와 2부 구단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1부 상당수 팀은 매 시즌 그랬듯 '강등권 1.5팀'의 원칙을 유지하자는 주장이다. 상주가 내년 2부행이 확정적이니, 상주를 제외한 11팀 중 올해 최하위 팀은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가면 된다는 것이다. 상주 덕분에 자동 강등 팀이 사라져 강등권은 0.5팀으로 줄어든다. A구단 관계자는 "원칙은 한 팀이 2부로 자동 강등되고, 한 팀은 2부 팀과 PO를 치른다는 것이다. 상무의 순위에 따라 달라질 건 없다. 중요한 건 강등 수를 1.5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지금 같은 비상시국에선 구단이 떠안는 부담과 리스크를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축구 사례도 참고해야 한다. 2005~06시즌 이탈리아 세리아A(1부)에서도 결과와 관계없이 강등 팀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1위 유벤투스가 시즌 직후 승부조작으로 강등 징계를 받았다. 이탈리아 1부는 18~20위(총 20팀) 세 팀이 자동 강등되는데, 유벤투스 징계에도 강등 팀 수는 그래로 유지됐다. 유벤투스가 2부로 가는 대신 당시 17위로 강등 대상이던 메시나가 1부에 잔류했다. B구단 관계자는 "올해는 정상 시즌이 아니다. 원래대로 팀당 38경기를 다 치른다면 몰라도, 축소 운영되는 상황에서 강등 팀 수만 늘리는 건 불합리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다수의 2부 팀은 성적과 관계없이 2부로 가는 상무는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2부 C구단 관계자는 "상무가 2부로 가는 건 성적과 무관한 일이다. 기존 성적순으로 1.5팀의 강등권을 가리고, 이와 별도로 생길 상무의 빈 자리는 빈 자리대로 2부 차순위 팀이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리그 축소 운영도 강등 팀 수와는 관계 없다는 주장이다. D구단 관계자는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리그 중단된다면 몰라도, 같은 시기에 동시에 리그를 시작하기 때문에 특수 상황이라고 볼 순 없다. 형평성과 안전을 모두 위협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부 1부 구단에선 연맹이 이 문제와 관련해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B구단 고위 관계자는 "한 달 전 대표자들이 모인 메시지 단체방에서 승강제 방식을 논의한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이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C구단 관계자는 "강등은 단순히 다음 시즌 2부 참가 여부의 문제가 아니다. 구단 존폐가 걸렸다. 강등되면 시도민 구단은 당장 반토막 예산을 받고 지역 스폰서는 모두 떠난다. 1부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한데, 충분한 의견 수렴없이 일사천리로 정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맹 관계자는 "승강제에 관해선 구단 대표자들과 어느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는 엇갈린 답변을 내놨다. 연맹은 이사회를 앞두고 같은날 오전에 대표자 회의를 열고 의견 수렴 시간을 갖는다. 
 
연맹은 "리그가 정상적으로 치러진다면, 1부 강등팀은 나올 것"이라며 K리그가 J리그처럼 운영될 가능성도 일축했다. 현재 무기한 중단된 J리그는 올 시즌 재개시 1부 팀 강등 없이 2부 팀 승격만 허용하기로 했다. 또 시즌이 불가피한 이유로 중단되도 리그 75%, 전 구단 일정의 50%를 소화해야 성적을 인정한다. 연맹 관계자는 "이사회에선 시즌 도중 확진자 발생으로 중단되거나 취소될 경우 대처와 성적 처리 관련 메뉴얼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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