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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사각’ 대리기사ㆍ보험설계사에 3개월간 150만 지급

중앙일보 2020.04.22 17:31
 정부가 55만 개의 공공ㆍ청년 일자리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근로자 93만명에는 최대 150만원의 생활비를 지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 절벽에 동아줄을 만들기 위해서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민원인들이 대출 상담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민원인들이 대출 상담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영세 자영업, 프리랜서, 무급 휴직자에 ‘3개월 동안 50만원씩’

22일 열린 제5차 비상경제회의의 핵심은 일자리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를 지키는 것은 국난 극복의 핵심 과제이며 가장 절박한 생존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달 일시 휴직자 수는 대전 인구보다 많은 160만명을 넘어서면서 고용 절벽을 예고한 상황이다.
 
우선 지원 대상은 코로나19로 매출이 크게 줄어든 영세 자영업자, 일자리가 끊긴 프리랜서 등이다.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퀵서비스 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형태 근로종사자가 모두 포함된다. 대부분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실직하거나 일감이 사라지면 바로 수입이 ‘0원’이 되는 직종이다. 이들에게는 신설될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통해 월 50만원을 3개월 동안 지급한다. 무급 휴직자도 3개월간 50만원의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그간 (정부가 발표한) 고용 대책에서 제외되었던 영세 자영업자,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 것”이라며 “휴업 등의 사유로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거나 매출 또는 소득이 감소한 이가 대상이며, 취업 지원과 직업 훈련도 함께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공공ㆍ청년 일자리 55만개 ‘6개월 알바’

공공ㆍ청년 일자리 55만 개를 만드는 데는 3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채용 연기·취소 등으로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진 청년층을 주 대상으로 한다. 비대면ㆍ디지털 부문 정부 일자리 10만 개, 실직자와 휴ㆍ폐업한 자영업자를 위한 30만 개 공공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 민간 부문에 1조원 이상 정부 자금을 투자해서 15만 개 민간 일자리도 만들 계획이다. 채용 보조금 등을 지급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실업자 재취업과 생계 지원에도 4조1000억원이 추가로 투입된다.
 
한계는 있다. 정부가 이번에 추진하는 공공·청년 일자리는 최대 6개월 동안 한시로 운영된다. 임시버팀목이지 지속 가능한 일자리는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는 ‘최저임금(시급 8590원) 이상’을 강조했지만 최저임금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임금이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대규모 신규 일자리 대책에도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오른쪽은 은성수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오른쪽은 은성수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무급 휴직 신속지원 프로그램 도입

고용부는 한시적 규제 완화를 통해 무급 휴직 신속 지원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현재 규정상 월급을 주면서 휴업(유급 휴직)을 한 다음에야 월급 없이 근로자를 쉬게 하는 무급 휴직이 가능하다. 고용부는 이 조건을 한시적으로 없애거나 완화할 계획이다. 기업 경영 상황이 급격히 나빠진 기업에 한해 바로 무급 휴직을 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또 고용유지자금을 만들 여력이 없는 기업에 융자도 해주기로 했다. 이 장관은 “고용유지 계획을 신고한 기업은 우선 융자를 받아 근로자에게 휴업수당 등을 지급하고, 추후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융자를 상환하면 된다”며 “노사 합의로 고용유지 협약을 체결한 기업에도 인건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항공 지상직, 면세점 등 특별고용지원 업종 추가

항공지상조업, 면세점업, 전시ㆍ국제회의업, 공항버스업 4가지를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새로 지정했다. 대기업 연관 업종이란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빠졌던 분야들이다.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되면 근로자 생계비, 재취업ㆍ전직 훈련, 실업급여 연장 등에 필요한 자금을 정부로부터 직접 지원 받는다. 관련 업종에 매출의 절반 이상을 기대고 있는 협력업체도 지원 대상이 된다. 고용부는 지난달 10일 고용정책심의회를 열어 관광ㆍ숙박업, 관광운송업, 공연업 4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했는데 이번에 4개 업종을 추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피해가 항공·여행·면세점·운송 등 전반으로 확산했다는 점을 고려했다.
 

“한시적 ‘입에 풀칠’ 대책” 전문가 비판

전문가들은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정부가 발표한 이번 고용안정대책은 나랏돈(재정)을 써 기존 일자리를 유지하고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선에만 그쳤다는 지적이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이번 대책은 정부 재정 투입으로 고용 취약층이 ‘풀칠’할 수 있는 수준에만 그쳤다”며 “법인세 인하, 신용카드소득공제 추가 확대 등 민간의 소비·투자를 살려서 시장이 고용을 떠받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도 “기업이 신규 채용에 나서서 청년 실업자를 떠안을 수 있도록 신규 채용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한시적으로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며 “위기 상황에서 창업에 나서는 사람에 대해서는 벌어들인 돈을 재투자에 쓸 수 있도록 소득세 납부를 연기하는 특별 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조현숙·김도년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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