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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94일 보냈던 정 총리 "취임 100일, 정신없이 보냈다"

중앙일보 2020.04.22 17:02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100일 중 94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과 함께였다. 정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100일, 정신없이 보냈다. 취임하자마자 광풍처럼 휩쓴 코로나19 때문”이라고 썼다.
 
총리 취임 6일 만인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 19 확진자가 확인됐다. 정 총리는 설 연휴 첫날이었던 1월 24일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코로나 19 검역 상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코로나 19 대응을 시작했다.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2월 23일부터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직접 본부장을 맡았다. 정 총리는 이날까지 중대본 회의를 총 54차례 주재했다. 대구·경북 상황이 악화했을 때는 대구에서 20일간 상주하며 방역을 직접 챙겼다.
 
정 총리는 코로나 19 발생 초반엔 삐거덕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 보내는 전세기 문제가 대표적이다. 정 총리는 당초 “1월 30일, 31일 양일간 전세기를 보내겠다”고 했지만, 전세기 출발 당일 출발 시각이 갑자기 미뤄졌다. 전세기로 이송된 교민들의 임시생활시설이 충남 천안에서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으로 바뀐 부분도 일부 지역 주민의 반발을 샀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서울형 마스크 생산 및 착한마스크 캠페인 현장을 찾아 방역 마스크를 기부하고 있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서울형 마스크 생산 및 착한마스크 캠페인 현장을 찾아 방역 마스크를 기부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정 총리는 곧 안정감을 찾았다. 코로나 19가 확산하면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자 정 총리는 국민에게 직접 사과하고, 마스크 생산량·판매량 신고 의무화, 수출 제한, 5부제 등의 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현재는 마스크 수요·공급 상황이 안정됐고, 해외 마스크 지원까지 검토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20일 종교시설 운영 중단 등을 포함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종적으로 결정한 이도 정 총리다. 코로나 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 내외로 줄어든 데에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
 
취임 전부터 정 총리는 위기 상황 수습에는 최적의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 총리는 당에서 임시의장을 포함해 열린우리당 의장 두 번, 통합민주당 대표 한 번 등 총 세 번의 당 대표를 지냈다. 모두 선거 패배 등 당이 위기에 빠진 상황이었는데, 이때 그는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이 때문에 정 총리는 차기 대권 주자 중 ‘관리형 리더십’의 대표 후보로 꼽힌다. 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정 총리는 워낙 덕장(德將)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을 다독여서 코로나 19 사태를 잘 수습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7일 오후 대전시 중구 IBK기업은행 대전중앙로지점에서 소상공인 대출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7일 오후 대전시 중구 IBK기업은행 대전중앙로지점에서 소상공인 대출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 19 극복 총리’라는 타이틀은 대권 경쟁 과정에서 그에게 적잖은 자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여권 인사는 “정 총리가 매일 아침 중대본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할 때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데, 정치인에겐 이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코로나 19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정 총리의 관리형 리더십을 신뢰한다고 알려져 있다.
 
정 총리는 이젠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취임하면서 국정 키워드로 내세웠던 사회통합과 경제활력에 다시 힘을 쏟을 계획이다. 정 총리는 지난 1월 국회 청문회에서 스웨덴식 협치 모델인 ‘목요대화’를 공약으로 밝혔다. 코로나 19 사태 때문에 시작하지 못했는데, 23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6차례에 걸쳐 경제계, 노동계, 사회단체 등 각 분야 석학 및 원로, 전문가들과 함께 릴레이 간담회를 연다. 또 경제활력을 위해 비대면 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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