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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의료공백에 숨진 17세···휠라코리아 대표, 유족 도왔다

중앙일보 2020.04.22 16:32
휠라 코리아 윤근창 대표가 정군의 부모에게 보낸 자필 편지. 유족 제공

휠라 코리아 윤근창 대표가 정군의 부모에게 보낸 자필 편지. 유족 제공

휠라코리아 윤근창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의료공백 중 급성 패혈증으로 숨진 경산 고교생 정 모(17)군의 유족을 남몰래 도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정군의 유족에 따르면 윤 대표는 지난달 18일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숨진 정군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수소문 끝에 연락을 취해 왔다. 이후 윤 대표는 한 달 넘게 유족과 연락을 취하며 도움을 주었다. 처음 보낸 편지에서 윤 대표는 “국민의 한 사람이자 또래 아이를 둔 부모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고 적었다. 또 편지와 함께 위로금 1000만원을 동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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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군의 부모는 윤 대표가 보낸 세심한 위로 편지에 크게 감동해 감사 답장을 보냈다. 윤 대표는 이후에도 상황을 보며 도울 거리를 찾았다. 휠라 직원이 직접 경산을 찾아 장례식을 챙겼고, 입관식에는 정군이 생전에 좋아하던 휠라 제품이 사용됐다. 
 
윤 대표는 장례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다시 자필 편지를 보내 “슬픔 속에서도 주변을 위해 마음 쓰시는 두 분이 존경스럽고 조금씩 의욕을 되찾고 계시단 말씀에 안도했다”며 “두 분 슬하의 아드님으로 생을 보낸 정군은 비록 남들보다 조금 짧았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위로했다. 휠라 관계자는 “10대와의 소통에 관심이 많은 기업이라, 윤 대표가 정군 소식에 특히 많이 안타까워했다”며 “알려지는 게 유족에 폐가 될 수 있어 각별히 조심했다”고 말했다.   
 
기저질환 없이 건강했던 정군은 지난달 12일 발열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지만, 코로나 19 검사도 못받고 입원도 하지 못했다. 약만 받아 집으로 돌아와 치료 중 하루 만에 상태가 위독해졌다. 이후 영남대병원으로 옮겨진 뒤 입원 엿새 만에 숨졌다. 
 
처음 방문한 경북 경산중앙병원에서 폐에 염증을 발견하고도 집으로 돌려보내져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군의 유가족은 병원 대처를 문제 삼으며 국민 청원을 진행하기도 했다. 정군을 가르친 학원 교사 등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3건이 진행돼 3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경산시의회는 다시 이런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경산시와 정부의 책임을 묻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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